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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천연 감기약' 유자

문성식 2014. 1. 5. 19:39

'겨울철 '천연 감기약' 유자

 

유자는 얼었어도 선비 손에 놀고 탱자는 잘 생겨도 거지 손에 논다'는 속담이 있다. 유자는 임금님께 진상된 후 신하에게 하사됐을 만큼 귀하고 맛과 향이 최고로 여겨지던 과일이다. 울퉁불퉁하면서도 탐스러운 노란빛을 가진 유자. '천연 감기약'이라고 불릴 만큼 각종 영양소가 가득 담겨 있어 면역력이 약해지는 겨울에 꼭 섭취해야 할 과일 중 하나다. 유자의 효능과 간편히 섭취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리모넨' 성분, 염증 완화하고 기침 진정
유자의 계절이다. 유자는 연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차이 나는 해양성 기후에서 생산된다. 귤·레몬·오렌지·자몽과 같은 감귤류의 일종이다. 주로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시아에서 생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흥·완도·남해 등 남해안 일대에서 수확된다. 수확기가 11월에서 12월로 한정되어 있고 신맛과 향기가 강해 주로 당 절임한 유자청으로 섭취된다.

유자의 효능은 다양하다. 가장 먼저 감기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다. 유자에는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다. 감의 2배, 레몬의 3배, 바나나의 10배다. 감기에 걸렸을 때 유자차를 마시면 발열과 탈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특히 유자에 들어 있는 '리모넨'이라는 성분은 몸의 염증을 완화하고 기침을 진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피로 해소에도 좋다. 유자의 과육에는 유기산이 풍부하다. 유기산 중 구연산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데, 구연산은 피로를 일으키는 물질인 젖산이 근육에 쌓이지 않도록 분해시켜 피로 해소를 돕는다. 피부 건강에도 효과가 탁월해 유자씨를 우려낸 물로 목욕을 하면 피부탄력과 피로 해소를 돕는다. 뼈 건강에도 좋다. 유자는 다른 과일에 비해 칼슘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사과보다 10배 이상 많다. 성장기 아이들의 뼈 성장과 성인들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기여한다.

유자는 과육과 껍질을 모두 섭취하는 과일이다. 유자의 껍질에는 매우 많은 양의 항산화물질과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가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고혈압·동맥경화 등의 성인병과 중풍 및 뇌혈관 장애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전립선암 예방·치료에 효과 입증
유자가 전립선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유경미 교수는 냉동 건조된 유자를 가루로 만들어 전립선암을 앓고 있는 쥐에게 지속적으로 투여했다. 그 결과, 50%의 쥐에게서 종양 크기가 줄어들거나 암 조직의 성장이 억제되는 등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또 암 유발 물질과 유자를 동시에 투여해 암의 예방 효과가 있는지 실험한 결과 70~80%에서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유자 껍질과 과육에 함유된 카로티노이드가 암 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또한 유자의 풍부한 비타민C와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이 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활성산도의 체내 활동을 막기 때문에 암 예방에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전립선암 세포조직에 직접 유자를 주입해 암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실험도 이뤄졌다. 그 결과, 70% 이상의 암 세포가 죽는 것을 확인했다. 유 교수는 "유자의 성분 중 암 세포를 죽이는 주성분은 바로 베타크립토잔틴이다. 베타크립토잔틴은 껍질에 많다. 과육과 껍질을 함께 먹은 실험군과 과육만 먹은 실험군을 비교했을 때, 과육과 껍질을 함께 먹는 실험군에서 암 세포가 더 많이 죽었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도 유자를 높게 평가한다. 『동의보감』에는 '유자는 위의 나쁜 기를 없애고 술독을 풀며, 술을 마시는 사람의 입에서 냄새가 나는 것을 없애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유자는 가슴에 쌓인 열을 내리고, 막힌 기운을 통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어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술독을 없애주는 동시에 그로 인한 구취를 없앤다. 술 마신 다음날에 유자차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돼지고기와 궁합 잘 맞아 … 한국식 소스로 활용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유자의 품질은 중국·일본산에 비해 최상급이다. 일본의 유자식품 제조기업이 고흥·남해 지역의 유자를 대량으로 수입해 갈 만큼 세계적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유자의 섭취량은 많지 않다. 특유의 신맛이 강하기 때문이다. 유자를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유경미 교수는 "유자를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육과 껍질을 말려서 차로 우려먹는 것이다. 유자 전체를 즙을 짜서 간장·고추장과 섞어 먹는 것도 좋다. 일본에서는 이미 유자간장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유자를 생과로 먹는 것은 어렵다. 이 때문에 유자즙을 각종 소스에 활용하는 것이 좋다. 고추장아찌를 만들 때 유자를 함께 넣어 간장을 끓이면 새콤한 맛이 더해진다. 고추장이나 케첩에 유자즙을 섞어 '한국식 소스'를 만들어 먹는 것도 방법이다.

육류 중에는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건강식 전문 엄혜민 셰프는 "유자는 향이 강해 원재료의 맛을 감소시킬 수 있다. 요리에 활용할 때는 향신료 역할을 하도록 조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육볶음이나 돼지갈비찜 등 돼지고기 요리에 넣으면 잡내를 잡아주면서 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유자를 활용한 색다른 레시피

유자고추장목살구이
재료: 목살 250g, 유자청 30g
양념재료: 고추장 100g, 정종 30g, 양파 갈은 것 20g, 배·사과 갈은 것 30g, 설탕 10g, 물엿 20g
① 양념 재료를 섞어 고추장 소스를 만든 후 유자청을 넣는다
② 목살에 소스를 넣고 재워둔다
③ 프라이팬에 불이 오르기 전에 양념 목살을 올린 후 약불에서 익힌다
④ 익힌 목살구이에 유자청을 얹어 구운 채소와 접시에 담는다

유자백김치

재료: 절인 배추 1포기, 무채 100g, 배채 50g, 유자 껍질 슬라이스 20g, 잣·대추 10, 소금·설탕 약간, 양파 달인 물(배추가 잠길 정도)
① 절인 배추의 물기를 제거한다
② 무채·배채·유자 껍질 슬라이스를 채 썰어 속을 만든다
③ 속에 양념을 한 뒤 배추를 채운다
④양파 달인 물에 간을 한 후 속을 채운 배추에 붓는다

유자 드레싱 마 카르파치오
재료: 깐 마 50g, 슬라이스 수삼 약간, 슬라이스 대추 약간, 자몽 반 조각, 베이비채소 약간
유자드레싱 재료: 유자청 100g, 레몬주스 450mL, 구운 소금 약간
① 믹서에 유자청과 레몬주스, 구운 소금을 갈아 드레싱을 만든다
② 마를 4㎜ 정도 두께로 썰어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후 얼음물에 담가 식힌다
③ 마를 접시에 깔고 자몽·수삼·대추·베이비채소를 올린다
④ 유자드레싱을 뿌려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