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 상식

점인줄 알았는데 피부암? 구별 방법은‥

문성식 2013. 12. 4. 00:36

점인줄 알았는데 피부암? 구별 방법은

 

늦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자외선과 땀은 피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며, 대표적인 증상은 점·물집·여드름·부종 등이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면 치료가 늦어져 다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헷갈리는 피부 질환을 알아보고, 일반인도 구별할 수 있는 방법과 치료법을 소개한다. 

 

Case 1 물집 vs 한포진·수장족저농포증

물집(수포)은 세포 사이에 액체(혈장의 묽은 액체)가 고여 생기는 것으로, 피부 표면이 빵빵하게 튀어나온다. 보통 외상에 의해 많이 생긴다. 한포진이나 수장족저농포증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름철 땀 분비가 많을 때 모공이 막혀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을 수 없이 가려우면 한포진?

한포진은 손가락 옆선을 따라 1mm가 채 되지 않는 작은 물집이 여러 개 생긴다. 투명하며, 물집이 생기기 전에 손가락이 참을 수 없이 가렵다. 수장족저농포증은 고름의 일종으로, 손바닥에 주로 생긴다. 하얗거나 노랗다. 발에도 생길 수 있다. 한포진이 오래되면 색깔이 노랗게 변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병원에서는 물집이 처음에 무슨 색이었는지 물어본다.

 

자연치유되지 않으면 약 처방

한포진은 원인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증상만 가라앉히는 치료를 한다. 병원에서는 스테로이드 연고나 먹는 약을 처방한다. 흡연은 수장족저농포증의 위험요인이다. 담배 연기를 멀리 하고, 흡연자는 금연한다.


	 여름철 대표적인 피부 질환은 점이나 물집, 여드름, 부종 등이다. 피부질환은 악성 흑색종을 제외하곤 생명에 위협을 주진 않지만, 심할 경우 우울증을 야기할 수 있다. 한 여성이 얼굴에 손을 갖다댄 이미지 사진.
사진 헬스조선 DB

 

Case 2 여드름 vs 말라세지아모낭염

여드름은 피지가 나오는 모공이 막혀 발생한다. 모낭염은 통풍이 잘 안 되는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 모낭충이나 말라세지아 곰팡이가 염증을 일으켜 발생한다. 더운 여름철에 짧은 소매 티셔츠나 반바지를 입을 수 없는 직장인에게 잘 생긴다.

 

모낭염은 여름에 주로 발생

여드름은 계절에 상관없이 발생하지만, 모낭염은 땀 분비가 많은 여름에 주로 발생한다. 모낭충에 의한 모낭염은 얼굴에 주로 생기고 말라세지아모낭염은 피지 분비가 왕성한 가슴 위쪽에 잘 생긴다. 피부색이 진한 사람은 희끗한 반점, 피부색이 하얀 사람은 갈색 반점 등으로 나타난다.

 

원인 균 없애야 완치 가능

말라세지아 곰팡이는 우리 몸과 공생하기 때문에 아예 없애 버리기 힘들다. 그러나 습기가 발병 원인이므로 선선한 바람을 쐬고 바람이 잘 통하는 옷을 입으면 저절로 좋아진다. 곰팡이균이 과다 증식할 때 증상이 나타나므로 ‘아모롤핀(Amorolfine)’ 이나 ‘터비나핀(Terbinafine)’이 들

어간 무좀약을 써서 곰팡이 수를 줄인다. 땀이 나면 재발하기 쉬우니 매일 샤워한다. 비듬용 샴푸(지성용)를 모낭염 있는 부위에 보디워시처럼 사용하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비듬은 피지 분비가 원활한 사람에게 많기 때문이다. 제품 설명서에 ‘항진균제’라는 말이 있는지 확인한다.

 

Case 3 다리 부종 vs 봉와직염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누구나 다리가 붓는다. 이와 달리 봉와직염은 무좀이나 발가락 사이 짓무름에 세균 감염이 일어나 염증이 다리를 타고 올라와 붓는 것이다. 벌레 물린 상처를 계속 긁거나, 운동 등으로 생긴 상처에 세균이 감염될 수 있다. 하루 종일 신고 있는 운동화나 군화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피부색과 열감으로 구별

단순 부종은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오래 걸을 때 다리에 알이 배기고 부어오르는 증상인데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괜찮아진다. 한편, 봉와직염은 환부에 혈액이 몰려 다리가 눈에 띌 정도로 빨개지고 열이 난다. 손으로 누르면 아프고 몸살처럼 전신에 오한이 난다. 다리 홍반이 점점 자주색으로 변하면 내부에 출혈이 생기거나 피부가 괴사되는 징조이므로 빨리 병원을 찾는다. 노인이나 당뇨병 환자는 봉와직염이 생기면 다리 표면에 작은 물집이 생길 수 있다. 무좀 있는 사람은 발병 위험이 높으므로 비슷한 증상을 보이면 즉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다.

 

세균 감염에 대한 치료

봉와직염은 세균 감염이므로 항생제를 2주간 쓰고, 더불어 다리를 충분히 쉬게 한다. 누워서 베개 4~5개를 겹쳐 올리거나 의자에 다리를 올려 심장보다 높이 두면 부기가 빠진다. 냉찜질을 하면 부기 내리는 데 좋다.

 

Case 4 아토피 vs 땀띠

아토피는 온몸에 흰색 각질이 생기면서 가려움증이 있다. 많이 긁고 덧나면서 피부가 딱딱해진다. 피부가 약해 맨살이 옷에 쓸리기만 해도 빨갛게 부어오른다. 반면, 땀띠는 땀이 많이 날 때 목이나 팔 안쪽 등 접힌 부위에 발진 등이 생기는 증상이다.

 

증상 나타나는 위치로 구별

돌이 안 된 아기는 무릎이나 팔꿈치 쪽에 아토피가 생길 수 있다. 땀띠는 주로 살이 접혀 땀이 잘 발산되지 못하는 곳에 생기므로, 일단 발생 부위가 살이 접히는 부위인지 확인한다. 보통 겨드랑이에는 아토피가 잘 생기지 않는다. 땀띠는 처음에 볼펜심 볼 크기 정도로 작고 투명한 물집이 생기고, 나중에 붉게 변한다. 아토피와 달리 피부가 거칠어지거나 심하게 가렵지 않다.

 

통풍 잘 되도록 하는 게 치료의 시작

땀띠는 약보다는 땀이 잘 발산되도록 통풍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하다. 빨개진 피부를 가라앉히기 위해 파우더를 바르는데, 오히려 땀구멍을 막히게 할 수 있다. 땀이 나면 가볍게 샤워하고, 수건으로 톡톡 두드려 물기를 닦은 뒤, 부채나 선풍기로 남은 물기를 살살 말린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제제를 처방받는다.

 

Case 5 무좀 vs 소와각질융해증

무좀은 땀 분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주로 발가락이나 발바닥에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고 심하면 살이 갈라진다. 소와각질융해증은 무좀과 원인은 같지만 무좀균이 아닌 코라이네박테리아가 발에 과다 증식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무좀은 여기저기 옮겨 다녀

무좀은 발뿐 아니라 손이나 사타구니에도 생길 수 있지만, 소와각질융해증은 발에만 생긴다. 각질이 원 모양으로 녹아 내려 분화구를 만든 것 같다. 발바닥에 1~2mm 구멍이 많이 생긴다.

 

치료보다 중요한 생활 속 관리

소와각질융해증은 항생제로 치료하지만 생활관리법이 더 중요하다. 고무장화나 군화 등 땀이 잘 통하지 않는 신발은 신지 않는다. 발은 매일 항균비누로 씻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끔히 말린다. 운동화 신을 땐 면소재 양말을 신는다.

 

Case 6 습진 vs 완선

습진은 심한 피부 마찰이나 피부를 물에 오래 담그는 등의 요인으로 피부에 염증이 생겨 빨개지는 것이다. 완선은 통풍이 잘 안 돼 땀이 나서 사타구니 부위가 축축해져 무좀균이 번식하는 것이다. 방치하면 피부 색소침착이 생기며, 엉덩이까지 세균이 번질 수 있다. 완선은 오래 앉아 있는 사무직 종사자, 운전기사, 학생 등에게 많이 생긴다. 고환 때문에 허벅지나 사타구니에 땀이 많이 차는 남성이 여성보다 잘 걸린다.

 

구별 어려워 병원 진단 필요

습진과 완선은 증상이 비슷해 구별이 어렵다. 습진은 병변 부위가 빨개지고 가려우며,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완선은 감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가려워 자꾸 긁는데, 이 때문에 무좀균이 손으로 옮을 수 있다.

 

민망한 부위라도 치료 서둘러야

완선은 민망한 부위라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 많다. 단순 습진으로 오해해 습진 연고를 바르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타구니 부위 홍반과 가려움이 1주일 이상 계속되면 병원을 찾는다. 보통 항진균제로 치료하며, 2주일 정도면 증상이 호전된다. 피부 속에 숨어 있던 곰팡이에 의해 재발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병원에서 처방받은 국소도포용 항진균제를 2~3주일 더 바른다. 삼각팬티보다는 사각팬티를 입고, 곰팡이균이 잘 번식하는 대중목욕탕은 가지 않는다. 완선은 발 무좀에 의해 재발할 수 있으므로 무좀 치료를 같이 한다.

 

Case 7 점, 딱지 vs 기저세포암

기저세포암은 국내 피부암 중 가장 흔하다. 피부암은 전체 암의 3%밖에 안 되지만 점점 환자가 늘고 있다. 피부는 표면에서 가까운 순서로 표피-진피-지방층으로 구분하고, 그중 표피층은 또 여러 층으로 나누는데 표피층 맨 아래층이 기저층이다. 이곳에 암세포가 생기면 기저세포암이라 한다. 자외선을 과도하게 많이 받으면 생긴다.

 

잘 낫지 않으면 의심

코 주위에 상처가 생겼는데 1~2주일 지나도 잘 낫지 않으면 기저세포암을 의심한다. 기저세포암은 반투명하고 표면에 붉은 실핏줄이 보이는 작은 덩어리로 시작되는데,일반 딱지는 1주일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떨어져 새살이 돋지만 기저세포암은 딱지가 아물지 않는다. 얼굴 중앙에서 햇볕을 많이 받는 코, 뺨, 머리, 이마 등에 잘 생긴다. 손바닥, 발바닥에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서양인과 달리 동양인은 기저세포암이 갈색과 검은색을 띠는 경우가 있어 대부분 초기에는 검버섯이나 단순 흑갈색 점으로 오인한다.

 

수술 치료로 완치 가능

대부분 악성종양은 병기를 나누는데, 기저세포암은 전이가 잘 안 되고 치료하면 나을수 있어 굳이 병기를 나누지 않는다. 수술로 암세포를 도려내는 것이 간단하면서 확실한 치료다. 수술 외에는 병변 부위에 치료광선을 쪼이는 ‘광역동치료’를 하지만, 국내 기저세포암은 서양과 달리 암세포가 깊게 뿌리내리는 경우가 많아 거의 쓰지 않는다.

 

Case 8 점 vs 편평세포암

편평세포암은 기저세포암 다음으로 많이 생기는 피부암이다. 자외선을 많이 받으면 발병한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심한 화상을 입어 피부세포가 손상되면 회복되는 과정에서 암세포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햇볕보다는 화상이 피부암으로 발전했을 때, 특히 상체보다 하체에 화상을 입었을 때 암세포가 더욱 공격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야외활동이 많고, 피부색이 유난히 하얀 사람에게 잘 발병한다.

 

모양 보면 알 수 있어

편평세포암은 점 색깔이 자꾸 변하고 크기가 커진다. 경계가 모호하고 점 부위에 진물이 계속 생겨 상처가 크게 번진다. 각질이 두꺼워져 피부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다. 기저세포암보다 검지 않고, 오히려 누렇다.

 

수술로 암세포 제거

수술해서 암세포를 도려낸다. 편평세포암 전 단계인 ‘광석각화증’일 땐, 냉동치료나 국소도포제, 레이저치료 등을 한다. 광석각화증에 세 번만 바르면 암세포가 60~70% 없어지는 연고가 호주에서 개발됐지만 국내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Case 9 점 vs 악성 흑색종

악성 흑색종은 국내에서 전체 암의 0.2~0.3%를 차지하는 드문 병이다. 자외선이 원인이며, 유전되기도 한다. 부모에게 흑색종이 있다면 자식에게 흑색종이 있을 확률은 흑색종이 없는 부모의 자식에 비해 8배나 된다. 조직검사를 해서 암세포 두께를 알아보고, 그에 따라 병기를 나눈다. 암세포가 깊이 침범하지 않았으면 빨리 수술한다.

 

통증 없어 조기발견 어려워

악성 흑색종은 손, 발바닥, 손톱, 발톱에 많이 생긴다.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처럼 점이 계속 커지고 경계가 불명확하다. 점이 6mm 이상 계속 커지거나 비대칭이면 악성 흑색종을 의심한다. 악성 흑색종은 다른 신체 부위로 전이되지 않는다. 악성 흑색종은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암인데, 무서운 점은 전혀 티가 나지 않는 것이다. 암세포가 커져도 통증이 없고 감각도 그대로라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흑색종은 수술이 최선

암세포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수술이 최선이다. 다른 암일 땐 항암치료를 하는데, 피부암은 항암치료 효과가 별로 없다.

Health Tip

피부 질환이 우울증을 일으킨다?

피부 질환은 악성 흑색종을 제외하면 생명에 위협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여드름이나 기미, 잡티가 많은 사람은 피부과를 다니면서 피부에 신경을 쓰고, 얼굴이 ‘더러워졌다’는 생각에 자신감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팀이 60세 이상 229명을 대상으로 피부 질환과 우울 점수의 관계를 조사했더니 경증 우울증이 66%, 중증 우울증이 30%였다. 여드름 때문에 우울증이 심해져 자살한 경우도 있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이갑석 교수는 “피부 질환은 우울증보다 ‘남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본인은 크게 괴로워하는’ 신경증적 증상을 쉽게 보인다”고 말했다. 오히려 금방 고칠 수 있는 피부 질환임에도 자신은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착각하며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 취재 헬스조선 편집부 hnews@chosun.com
도움말 구대원(을지대학병원 피부과 교수), 이갑석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 이상은 (차움 세포성형센터 교수), 이중선 (을지대학병원 피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