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진도(珍島) 동남쪽의 작은 섬 접도(接島)는 조선시대에 많은 이들이 유배생활을 하던 곳이라 전한다. 본섬인 진도에 바로 붙어 있어 접도라 불렸다는데, 실제로 진도 금갑리 해변에서 남쪽으로 500m 떨어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현재 진도에서 다리가 연결되어 있어 배를 타지 않고도 접근이 가능한 곳이다.
- ▲ 서쪽 능선을 타고 가다보면 눈에 드는 진도 방면의 조망.
- 접도는 북, 남, 동쪽 세 방향으로 반도가 돌출해 마치 불가사리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산줄기는 돌출된 반도를 따라 형성되어 있는데, 특히 서쪽 해안에 발달한 2km에 이르는 해식애(海蝕崖)가 장관을 이룬다. 또한 이곳에는 전남 지방의 30개 국가지정 어항 가운데 하나인 수품항이 자리하고 있다.
접도의 최고봉은 남망산(164m)으로 나지막하다. 사실 등산애호가에게 이 정도 높이의 봉우리는 그다지 매력적인 곳이 못 된다. 그렇다고 산세가 크게 도드라진 것도 아니다. 진도 쪽에서 보면 그저 그런 야산에 불과할 정도로 볼품이 없다. 하지만 진도군에서 이곳에 ‘웰빙등산로’를 조성한 이후 전국에서 등산객이 몰리고 있다. 겉보기와 달리 산에 올라 보는 풍광이 아주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사실 접도에 조성된 웰빙등산로는 말 그대로 가벼운 산책로 수준이다. 산세도 그리 험하지 않아 가족끼리 여유롭게 즐기기 좋은 곳이다. 하지만 전체 코스를 돌아보는 데 5시간은 족히 걸리기 때문에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이동거리만 따져도 9km가 넘어 본격적인 산행코스로도 손색없다.
- ▲ 제2코스 중간의 능선에서 만난 부부나무.
- 산행은 수품항에서 시작한다. 진도에서 접도대교를 넘어 원다리 유배마을과 접도리를 지난 뒤 작은 고개 하나를 통과하면 수품항이 보인다. 수품항 안쪽의 마지막 민가 옆 골목길 입구에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다. 이곳에서 작은 소로를 따라 웰빙등산을 시작한다.
접도의 최고봉인 남망산까지 등산로가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보통 이곳을 찾는 탐방객은 정상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접도 웰빙등산로의 매력은 최고봉이 아닌 해안 기경을 구경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제 1코스는 수품항에서 시작해 반도 동쪽의 일출봉과 아기밴바위, 아홉봉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수품항 뒤쪽의 산자락을 따라 능선에 올라서면 ‘일출봉 130m, 아홉봉 880m’라고 쓴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에서 왼쪽 일출봉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잠시 걸어가면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장소에 닿는다.
갈림길로 돌아와 300m쯤 더 가면 삼거리가 하나가 더 나온다. 이 갈림목에서 왼쪽 길을 따르면 아홉봉으로 갈 수 있다. 중간에 여미로 바로 내려서는 길이 보이는데, 이 코스는 제2코스를 마치고 수품항으로 돌아올 때 거치게 된다. 아홉봉은 주변 섬의 아홉 개 봉우리가 보이는 전망대로, 넓은 너럭바위가 형성되어 있다. 제1코스는 이 두 조망처를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
제2코스와 산행으로 연결하려면 두 번째 갈림길에서 무선국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산을 오른다. 제법 가파른 길을 로프를 잡으며 5분쯤 오르면 통신시설물이 나온다. 이곳을 지나 내려서면 널찍한 주차장과 산행안내판이 서 있는 고갯마루에 닿는다.
주능선을 따라 곧바로 오르면 쥐바위를 오르는 가파른 사면 직전에 갈림목이 있다. 이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따르면 접도 최고봉인 남망산을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남망산은 높다는 것 외에는 별 의미가 없어 생략한다. 계속해 서쪽 능선을 타고 쥐바위와 거북바위, 병풍바위를 지나면 또다시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솔섬바위, 왼쪽으로 내려서면 말똥바위로 접근이 가능하다. 두 곳을 모두 돌아보려면 먼저 솔섬바위를 다녀온 뒤 중간 능선의 갈림길에서 작은여미로 내려선다. 그런 다음 여미로 넘어가는 사거리로 올라 오른쪽 능선을 타고 말똥바위를 다녀오게 된다. 두 곳 모두 멋진 해안 절벽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이후 여미 사거리로 돌아와 동쪽 해안으로 내려서면 바닷가의 맨발 체험로가 나온다. 산행은 이곳을 걷는 것으로 거의 마무리된다. 이후 제일수산 진입로를 따라 조금 오르다 숲길을 통해 수품항으로 넘어설 수 있다.
접도 웰빙등산로는 이정표가 곳곳에 세워져 있으나 지명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파악이 어렵다. 미리 안내도를 숙지하거나 개념도를 지참하는 것이 좋다. 접도는 해안절벽 위 조망처를 계속 왕복하는 산행의 연속이다. 하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들이다. 일출봉과 솔섬바위, 말똥바위는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다.
- ▲ 접도 개념도
-
찾아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에서 빠져나와 영산강하구언과 금호방조제를 건너 진도로 접근한다. 진도에 들어서면 진도읍 사거리에서 좌회전, 운림산방 쪽으로 향하다가 삼거리에서 우회전, 의신면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의신면에서 또다시 좌회전해 18번국도를 따라 가다 금갑해수욕장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금갑리로 접어든다. 접도대교를 건너 끝까지 가면 수품항에 닿는다.
서울, 부산, 마산, 광주, 목포 등지에서 진도까지 버스가 운행한다. 서울 강남고속터미널(호남선)에서 1일 4회 운행(6시간 10분 소요). 광주 종합터미널에서 40분~1시간 간격(06:00~20:00) 수시 운행(2시간50분 소요). 목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50분 간격(06:15~20:30) 수시 운행(1시간 소요). 진도읍에서 오전 6시50분부터 1일 8회 금갑·접도행 군내버스 운행. 문의 진도여객 061-544-2062.
숙박(지역번호 061) | 진도읍내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골든비치모텔(542-2255), 대광모텔(544-2846), 남강모텔(544-6300), 대동모텔(544-5188), 등대모텔(542-288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