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중년의 나이에도 사랑은 오는가? 스무 살 때 단 한번 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세상은 어떤 형태로 존재했을까? 아마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는 저 불임의 바다 사해처럼 스산하지 않았을까? 인생의 핵이 사랑이라면 단 한번의 사랑이란 상상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사랑은 예고 없는 방문자.. 그러나 중년의 사랑은 약간의 준비된 사랑이 아닐는지... 잠시 가쁜 숨을 내쉬며 생의 중턱에 걸터앉아 있는 중년의 사람들! 사랑의 실체도 모른 채 결혼의 우리에 갇혀 흐르는 세월에 젊음과 낭만이 깎여 버린 우리들이다 그나마 아이가 어설픈 몸짓으로 생의 먼지를 털어 줄 때엔.. 우리들의 열정도 잠시 얕은 잠에 빠진다 그러나 점점 아이의 머리에 어줍잖은 분별이 생길 즈음엔.. 생활 한 곁에 시들어 있던 우리들의 이상과 낭만도 다시 꿈틀거린다 꾸준히 사랑을 가꾸어 온 사람들이라면 지금쯤 사랑의 꽃망울을 하나 둘 터트릴 수 있으리라 그러나 애정의 텃밭 하나 제대로 일궈내지 못한 시린 가슴이라면 그 씨앗 하나 흩뿌려 보라는 내면의 꼬드김을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중년의 사랑은 준비된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 그들은 잠시 궤도에서 비켜난 큐피드의 화살을 맞고 이별을 알면서도 이탈된 사랑을 시도한다 비가 오면 나란히 우산을 받쳐든 채 말없이 비의 연주를 감상하고 눈 내리는 날이면 창 넓은 찻집에 마주 앉아 떨어지는 눈꽃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들은 더 이상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현상에 현혹되지 않는다 잠시 생활의 늪에서 빠져 나와 허탈한 마음을 채우고 서로에게서 위안 받으려 할뿐이다 그러나 그 사랑은 그리 쉽지가 않다 냉혹하고도 눈 밝은 윤리의 채찍들이 수시로 날아와 그들을 움츠리게 하고 습한 곳으로 숨어들게 한다 그들이 부르는 사랑이라는 이름표 위에 불륜, 바람, 외도라는 붉은 수식어들은 덧? 지금 중년들의 가슴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감상은 더 이상 아침 드라마의 소재거리가 아니다 우리가 겪고있는 현실이요, 내일 우리가 겪을 수도 있는 공동의 문제이다 예로부터 바람은 남자들의 것이었다 그것은 정말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여자들의 사회참여와 가치관의 전환으로 남녀교제의 폭은 넓고도 다양해졌다 어쩌면 인생의 간을 아는 중년의 가슴에 오히려 첫눈 같은 사랑이 내릴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어쩌란 말인가? 가정이라는 높은 울타리를 남몰래 타 넘으며,수없이 상처를 받아야하는 청사진 없는 그들의 만남.. 가슴 아픈 사연들을.. 세월의 흔적이 머리에 서리되어 내리고 삶의 흔적으로 온몸이 쑤시고 아파도 이만큼 이루었음에 위안도 하련만 가슴한구석 점점 비워지는 이 공허함은 메울길이 없기에 중년은 더 외롭고 아직은 포기할 수 없기에 사랑을.. ㅡ 모셔온 글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