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금강경을 독송합니다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는데, 큰 비구들 천이백오십인과 더불어 계시었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밥 때가 되니 옷을 입으시고 바리를 지니시고 사위 큰 성으로 들어가시어 밥 빌으셨다. 그 성 안에서 차례로 빌으심을 마치시고, 본래의 곳으로 돌아오시어, 차례로 빌으심을 마치시고, 본래의 곳으로 돌아오시어, 밥 자심을 마치시었다. 옷과 바리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심을 마치시고, 자리를 펴서 앉으시거늘.
2. 이때, 장로 수보리가 대중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웃 옷을 한편으로 걸쳐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손을 모아 공경하며,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희유하신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뭇 보살들을 잘 호념하시며, 뭇 보살들을 잘 부촉하여 주십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항복 받아야 하오리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좋다! 좋다! 수보라야! 네가 말한 바대로, 여래는 뭇 보살들을 잘 호념하며, 뭇 보살들을 잘 부촉해준다. 너 이제 자세히 들으라! 반드시 너를 위하여 이르리라, 선남자 서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냈으면, 마땅히 이와 같이 살 것이며,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하리라.”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즐겁게 듣고자 원하오니이다.”
3.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뭇 보살 마하살들이 반드시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받을지어다: ‘존재하는 일체의 중생의 종류인, 알에서 태어난 것, 모태에서 태어난 것, 물에서 태어난 것, 갑자기 태어난 것, 형태가 있는 것, 형태가 없는 것, 지각이 있는 것, 지각이 없는 것, 지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각이 없는 것도 아닌 것, 이것들을 내가 다 남김없는 온전한 열반으로 들게하여 멸도하리라.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고, 셀수 없고, 가 없는 중생들을 내 멸도한다 하였으나, 실로 멸도를 얻은 중생은 아무도 없었어라.’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아상이나 인상이나 중생상이나 수자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4. 이제 다음으로 수보라야! 보살은 법에 머무는 바 없이 보시를 해아여야 한다. 이른바 색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고, 성․향․미․촉․법에 머물지 않고 보시한다는 것이다. 수보리야! 보살은 반드시 이와 같이 보시할 것이며, 상에 머물러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만약 보살이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한다면, 그 복덕은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으리라.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동쪽의 허공을 생각으로 헤아릴 수 있겠느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라야! 남․서․북방과 사유․상․하의 허공을 생각으로 헤아릴 수 있겠느냐? 없겠느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보살이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는 것의 복덕도, 또한 이와 같이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오직 가르친 바 대로 머물지니라.“
5.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몸의 형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없겠느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몸의 형상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여래께서 이르신 몸의 형상이 곧 몸의 형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무릇 있는 바의 형상이 모두 허방한 것이니, 만약 모든 형상이 형상이 아님을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6.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셨다: “세존이시여! 퍽으나 많은 중생들이 이와 같은 말씀이나 글귀들을 듣고 진실한 믿음을 낼 수 있겠습니까? 없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그런 말 하지말라. 여래가 멸한뒤 후오백세에도 계율을 지키며 복을 닦는 사람이 있어, 이 글귀에 잘 믿는 마음을 낼 것이며, 이를 진실한 것으로 삼으리라. 마땅히 알지어다. 이 사람은 한 부처, 두 부처, 서너다섯 부처님께 선근을 심었을 뿐 아니라, 이미 한량없는 천만 부처님 자리에 온갖 선근을 심었음으로, 이 글귀를 듣는 즉시 오직 일념으로 깨끗한 믿음을 내는 자라는 것을. 수보리야! 여래는 다 알고 다 보나니, 이 뭇 중생들은 이와 같이 한량없는 복덕을 얻을 수밖에 없으리라. 어째서 그러한가? 이 뭇 중생들은 다시는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에 달라붙게 되는 것이다. 만약 법의 상을 취해도 곧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만약 법이 아니라고 하는 상을 취해도 곧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법을 취하지 말것이며, 마땅히 법이 아님도 취하지 말 것이다. 이러한 뜻의 까닭으로, 여래는 항상 말하였다: ‘너희들 비구들아, 나의 설법이 뗏목의 비유와 같음을 아는 자들은, 법조차 마땅히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법이 아님에 있어서랴!’“
7.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가 과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인가? 여래가 설한 바의 법이 과연 있는 것인가?” 수보리가 사뢰었다: “제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의 뜻을 이해라기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이름할 정해진 법이 없으며, 여래께서 설하실 만한 정해진 법이 있을 수 없습니다.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여래께서 설하신 바의 법은 모두 취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고, 법도 아니며 법이 아닌 것도 아니기 때문이오이다. 그 까닭은 무엇이오니이까? 일체의 성현들은 모두 함이 없는 법으로 이루어져 범인들과는 차별이 있기 때문이오이다.”
8.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만약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 칠보로써 보시한다면, 이 사람이 얻을 복덕이 많다 하겠느냐? 그렇지 않다 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정말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이 복덕은 곧 복덕의 본성을 지니지 않기 때문이오이다. 그러한 까닭에 여래께서는 복덕이 많다고 말씀하신 것이오이다.” “만약 또한 어떤 사람이 있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곧 이 경 중에서 사구게라도 하나 타인을 위하여 설파하는데 이른다면, 이 사람의 복이 칠보공덕의 사람의 복을 뛰어 넘으리라.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일체의 모든 부처님, 그리고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이, 모두 이 경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이른바 불법이라고 하는 것은 곧 불법이 아닌 것이다.”
9.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수다원이 ‘나는 수다원의 경지를 얻었노라’하는 이런 생각을 해서 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니되옵니다. 세존이시여! 어째서이오니이까? 수다원을 이름하여 ‘들어간자’라 하지만, 그는 들어감이 없습니다. 그는 형체에도, 소리에도, 내음새에도, 맛에도, 만져지는 것에도, 마음의 대상에도 들어간 적이 없기 때문에만 수다원이라 이름할 수 있습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사다함이 ‘나는 사다함의 경지를 얻었노라’하는 이런 생각을 해서 되겠느냐? 아니 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니되옵니다. 세존이시여! 어째서이오니이까? 사다함을 이름하여 ‘한번 왔다갔다 할자’라 하지만, 그는 실제로 왔다갔다 함이 없기 때문에 바로 사다함이라 이름하는 것입니다.“ ”수보리야! 네뜻에 어떠하뇨? 아나함이 ‘나는 아나함의 경지를 얻었노라’하는 이런 생각을 해서 되겠느냐? 아니 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니되옵니다. 세존이시여! 어째서이오니이까? 아나함을 이름하여 ‘이제 다시 아니올 자’라 하지만, 실제로 온다 함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한 까닭에만 아나함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아라한이 ‘나는 아라한의 도를 얻었노라’하는 생각을 해서 되겠느냐? 아니 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니되옵니다. 세존이시여! 어째서 이오니이까? 실제로 아라한이라고 이름할 수 있는 법이 도무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나는 아라한의 도를 얻었노라’하는 이런 생각을 일으킨다면, 그것은 곧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제가 무쟁삼매의 사람중에서 가장 으뜸됨을 얻었다고 말씀하시니, 이는 욕심을 떠난 제일의 아라한이라는 말씀이십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욕심을 떠난 아라한이다라는 이같은 생각을 짓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약 ‘나는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라는 생각을 했다면, 세존께서는 수보리야말로 아란나의 행을 즐기는 자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수보리는 실제로 행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곧 수보리야말로 아란나의 행을 즐긴다고 이르신 것입니다.“
10.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가 옛날에 연등부처님의 곳에서, 법에 얻은바가 있느냐? 있지 아니하냐?”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연등부처님의 곳에서 법에 얻은 바가 실로 아무것도 없습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보살이 불토를 장엄하게 한다는 말이 되느냐? 아니되느냐?” “아니되옵니다. 세존이시여! 어째서이오니이까? 불토를 장엄하게 한다 하는 것은 장엄하게 함이 없기 때문에, 비로소 장엄하다 이름하는 것이오이다.” “그러므로, 수보리야! ant 보살과 마하살은 반드시 이와 같이 맑고 깨끗한 마음을 내어야 한다. 마땅히 색에 머물러 그 마음을 내지 말 것이며, 또한 마땅히 성․향․미․촉․법에 머물러 그 마음을 내지 말 것이다. 반드시 머무는 곳이 없이 그마음을 낼지니라. 수보리야! 비유컨대, 그 몸이 수미산처럼 큰 사람이 여기 있다고 하자. 네 뜻에 어떠하뇨? 이 몸이 크다 할 것이냐? 크지 않다 할 것이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정말 큽니다. 세존이시여!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부처님께서 그 몸은 몸이 아니라 말씀하시기 때문에 비로소 이를 큰 몸이라 이름할 수 있습니다.”
11. “수보리야! 갠지스강에 가득찬 모래알의 수만큼, 이 모래만큼의 갠지스강들이 또 있다고 하자! 네 뜻에 어떠하뇨? 이 모든 갠지스강들에 가득찬 모래는 참으로 많다 하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참으로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모든 갠지스강만이라도 너무 많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거늘, 하물며 그 모래 수이겠습니까?“ ”수보리야! 내 지금 너에게 진실한 말로 이르노니,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여기 있어, 칠보로써 그 모든 갠지스강의 모래수만큼의 삼척대천세계를 채워 보시한다고 한다면, 복을 얻음이 많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정말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 가운데서, 사구게 등을 받아 지니게 되어, 그것을 딴 사람들에게 잘 설명해 준다면, 이 복덕은 앞서 칠보의 복덕보다 더 크리라.“
12. “이제 다음으로 수보리야! 어디서나 이 경을 설하되, 사구게 하나라도 설하는데 이른다면, 마땅히 알라, 바로 그곳이 일체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가 모두 기꺼이 공양하는 부처님의 탑묘와도 같은 곳이 되리라는 것을, 하물며 어떤 사람이 있어 이 경 전체를 수지하고 독송함에 있어서랴! 수보리야!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최상이며 제 일인 희유의 법을 성취하리라는 것을, 그리고 이 경전이 있는 곳이 바로 부처님과 그의 존경스러운 제자들이 계신 곳이 된다는 것을.”
13. 이 때에, 수보리는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경을 마땅히 무어라 이름하오며, 우리들은 어떻게 이 경을 받들어 지녀야 하오리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이 경을 이름하여 금강반야바라밀이라하라. 이 이름으로써 그대는 이를 마땅히 받들어 지닐지라.” “그 까닭이 무엇이뇨? 수보리야! 부처가 설한 반야바라밀은 곧 반야바라밀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가 설한 법이 과연 있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는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말씀하신 바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티끌이 많다 하겠느뇨?” 수보리가 사뢰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그 모든 티끌을 여래는 설하기를, 티끌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비로소 티끌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여래는 이 세계가 비로소 티끌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여래는 이 세계가 세계가 아니라고 설파한다. 그래서 비로소 세계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뇨?” “볼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삼십이상으로는 여래를 볼 수가 없나이다.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여래께서 말씀하신 삼십이상은 곧 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로소 삼십이상이라 이름할 수 있는것이오이다.” “수보리야! 만약 여기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갠지스강의 모래수와 같은 많은 목숨을 다 바쳐 보시를 했다 하더라도, 또한 다시 여기 한 사람이 있어 이 경 중의 사구게하나만이라도 받아지녀 딴 사람에게 설하였다 한다면 이 사람의 복이 더 많으리라.”
14. 이 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그 의취를 깊게 깨달아 눈물흘려 흐느끼며,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정말 드문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깊고 깊은 경전을 설하신다는 것은! 저는 예로부터 얻은 바의 혜안으로도 이와 같은 경을 얻으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여기 다시 한 사람이 있어 이 경을 얻어 듣고, 그 믿는 마음이 깨끗하면 곧 참된 모습을 깨달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야말로 제일의 희유한 공덕을 성취할 것임을 알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참된 모습이라고 ,하는 것은 곧 어떤 모습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 참된 모습이라 이름할 수 있다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이와 같은 경전을 얻어 듣고, 믿어 깨닫고 이를 받아지니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없지만, 만약 먼 훗날 후오백세에 어떤 중생이 있어 이 경을 얻어 듣고, 믿어 깨달아 이를 받아지닌다면, 이 사람이야말로 제일 희유한 사람이라 하겠나이다.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이 사람은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까닭은 무엇이오니이까? 일체의 모든 상을 떠난 자를 곧 이름하여 부처님이라 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그렇다! 그렇다! 만약 또 한 사람이 있어 이 경을 얻어 듣고, 놀라지도 않고 떨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면,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이야말로 심히 희유의 사람이라는 것을.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여래는 설하였다. 제일바라밀은 제일바라밀이 아니라고, 그래서 비로소 제일바라밀이라고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수보리야! 인욕바라밀은, 여래가 설하기를, 인욕바라밀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그것은 내가 옛날에 가리왕에게 신체가 낱낱이 범힘을 당한 것과도 같다. 나는 그 때 아상이 없었고, 인상이 없었고, 중생상도 없었고, 수자상도 없었다. 어째서인가? 그 옛날에 마디 마디 잘림을 당했던 그 때에, 내가 만약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있었더라면, 나는 분명코 분노와 미움을 냈으리라. 수보리야! 나는 또 과거 오백세동안에 인욕선이었던 것을 또렷이 기억하노니, 그때의 세상에서도 나는 아상도 없었고, 인상도 없었고, 중생상도 없었고, 수자상도 없었느니라. 그러므로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일체의 상을 떠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할 지어다. 색에 머물러 마음을 내지 말 지며, 또한 성․향․미․촉․법에 머물러 마음을 내지 말 지어다. 마땅히 머무는 바 없는 그 마음을 낼 지어다. 만약 그 마음에 머무는 바가 있다면, 그 머뭄이 머뭄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는 항상 보살이라면 그 마음이 색에 머뭄이 없이 보시해야 한다고 설했던 것이다. 수보리야! 보살은 일체중생을 이익케하기 위하여 마땅히 이와같이 보시해야 하느니라. 여래는 설하였다. 일체의 ant 상들이 곧 상이 아니라고. 여래는 또 설하였다. 일체의 중생이 곧 중생이 아니라고. 수보리야! 여래는 참말을 하는 자며, 살아있는 말을 하는 자며, 있는 그래도 말하는 자며, 허황된 말을 하지 않는 자며, 다른 말을 하지 않는 자다. 수보리야! 여래가 깨달은 바의 법, 그 법은 실하지도 허하지도 아니하니라. 수보리야! 만약 보살의 마음이 법에 머물러 보시를 행하면, 그것은 마치 사람이 캄캄한 어둠 속에 들어가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고, 만약 보살의 마음이 법에 머무는 바 없이 보시를 행하면, 그것은 그 사람의 눈이 또렷하고 찬란한 햇빛이 온갖 형체를 비추고 있는 것과도 같다. 수보리야! 앞으로 오는 세상에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열심히 읽고 외우면, 여래는 깨달은 자의 지혜로써 이 사람을 다 알고, 이 사람을 다 보나니, 이 모든 이들이 헤아릴 수 없고 가없는 공덕을 성취할 수 있으리라.”
15. “수보리야! 여기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아침나절에 갠지스강의 모래 수만큼의 몸을 바쳐 보시하고, 또 점심때 갠지스강의 모래 수만큼의 몸을 바쳐 보시하고, 다시 또 저녁때 갠지스강의 모래 수만큼의 몸을 바쳐 보시한다 하자! 그리고 또 이와 같이 매일 매일 헤아릴 수 없는 백천만억겁의 시간동안을 몸바쳐 보시한다 하더라도,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있어, 이 경전을 듣고 믿는 마음이 우러나와 거슬리지 않는다면, 바로 이 사람의 복이 저 사람의 복을 이기리니. 하물며 이 경을 베껴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 남에게 해설해주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랴! 수보리야! 요약하여 말하건대, 이 경은 가히 생각 할 수도 없고 가히 헤아릴 수도 없는 가없는 공덕을 지니고 있으니, 여래는 이를 큰 수레에 발심한 자를 위하여 설하고, 가장 좋은 수레에 발심한 자를 위하여 설하느니라. 여기 만약 어떤 사람이 있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 널리 사람들을 위하여 이를 설한다면, 여래는 이 사람을 다 알고, 이 사람을 다 보나니, 이 사람은 헤아릴 수 없고 잴 수 없고 가없는 불가사의공덕을 성취할 수 있으리라. 이와 같은 사람들은 여래가 깨닭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스스로 깨닫게 되리라.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작은 법에 만족하는 자들은 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에 집착하게 됨으로, 이 경을 들어 자기 것으로 하지도 못하고, 읽고 외워 남을 위하여 해설하지도 못하게 되느니라. 수보리야! 어느 곳에든지 이 경이 있게되면 바로 그곳이 일체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가 기꺼이 공양하는 곳이라. 마땅히 알지니라! 이곳이 곧 탑이라는 것을! 모두가 기꺼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절을 드리고 주위를 돌면서 온갖 꽃의 향기로써 그곳에 흩으리라.”
16. “이제 다음으로 수보리야!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울 때에 이로 인하여 사람들에게 경시당하고 핍박을 받는다면 이는 전생에 지은, 지옥에 떨어지게 될지도 모르는 죄업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상의 사람들이 이 사람을 경시하고 핍박하기 때문에 곧 전생의 죄업이 소멸할 것이요, 그래서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수보리야! 내 돌이켜 생각해보니, 과거의 헤아릴 수도 없는 아승기의 겁의 기나긴 시간동안에, 연등부처님을 뵈옵기 전에도 이미 팔백사천만억나유타 수의 많은 부처님을 뵈올 수 있었고, 또 이 분들을 공양하고 섬김에 조금도 헛된 세월이 없었어라. 여기 또 한사람이 있어, 오는 말세에 이 경을 잘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공덕을 쌓는다면, 그 공덕에는 내가 과거세에서 그 많은 부처님들을 공양했던 그런 공덕이 그 백분의 일도 미치지 못할 뿐아니라, 천만억분의 일내지 어떠한 숫자의 비유로도 그에 미치지 못하리라. 수보리야! 선남자 선여인이 법이 쇠퇴한 먼훗날에도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울지니, 그 때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공덕을 내가 만약 자세히 다 말한다면, 부통 사람들은 그것을 듣고 마음이 미쳐 흐트러지거나, 반신산의하여 믿으려 들지 않을 것이다. 수보리야! 마땅히 알지라! 이 경의 뜻은 불가사의하며 그 과보 또한 불가사의 하다는 것을!”
17. 이 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냈으면, 어떻게 마땅히 살아야 할 것이며, DJejGRP RM 마음을 항복받아야 하오리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선남자 선여인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하는 자는 반드시 이와 같이 마음을 낼 지어다: ‘나는 일체중생을 멸도한다 하였으나 일체중생을 다 멸도하고 보니 실로 멸도를 한 중생이 아무도 없었다’라고.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아상이나 인상이나 중생상이나 수자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까닭이 무엇이뇨? 수보리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한다고 하는 법이 실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가 연등부처님의 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만한 법이 있었느냐? 있지 아니하였느냐?” “있지 아니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의 뜻을 이해하기로는, 부처님께서 연등부처님의 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만한 법이 따로 있지 아니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그렇다! 그렇다! 수보리야!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는 그런 법이 도무지 있지 아니한 것이다. 수보리야! 만약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는 그런 법이 있다고 한다면, 연등부처님께서 나에게 수기를 내리시면서, 너는 내세에 반드시 석가모니라 이름하는 훌륭한 부처가 되리라고 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진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연등부처님께서 나에게 수기를 내리시면서, 너는 내세에 반드시 석가모니라 이름하는 훌륭한 부처가 되라라고, 이런 귀한 말씀을 해주신 것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여래라고 하는 것은 모든 법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 뿐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있어,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말한다면, 수보리야! 실로 깨달은 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그러한 법이 있지 아니한 것이다. 수보리야! 여래가 깨달은 바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바로 그 속에는 진실도 없고 거짓도 없나니, 그러하므로 여래는 설하기를, 일체의 법이 모두 부처님 법일 뿐이라 한 것이다. 수보리야! 내가 말한 바 일체의 법이라 하는 것도 곧 일체의 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일체의 법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수보리야! 비유컨대 사람의 몸이 장대한 것과도 같다.” 수보리가 사뢰어TEk: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사람의 몸이 장대하다고 발씀하신 것은 곧, 그 장대한 몸이 장대한 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로소 장대한 몸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수보리야! 보살 또한 이와 같다. 보살이 만약 ‘나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중생을 멸도하리라’하고, 이와 같은 말을 지어TEk 하면 그를 보살이라 이름할 수 없느니라.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진실로 이름하여 보살이라 할 수 있는 법이 있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처는 말하느니라. 일체의 법이 아도 없고, 인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자도 없다라고.“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나는 반드시 이름할 수 없느니라. 어째서 그러한가? 여래가 불토를 장엄케한다고 말한 것은 즉 장엄케 함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장엄케 한다고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무아의 법에 통달하면, 여래는 비로소 그를 참으로 보살이라 이름할 수 있다 설하느니라.“
18.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는 육안이 있느뇨? 없느뇨?”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육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는 천안이 있느뇨? 없느뇨?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천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는 혜안이 있느뇨? 없느뇨?”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혜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는 법안이 있느뇨? 없느뇨?”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법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는 불안이 있느뇨? 없느뇨?”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불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저 갠지스강에 있는 저 모래를 부처가 말한 적이 있느냐? 없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그 모래를 말하신 적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하나의 갠지스강에 있는 모든 모래, 그 만큼의 갠지스강들이 있고, 이 갠지스강들에 가득찬 모래수만큼의 부처님세계가 있다면, 이는 많다고 하겠느냐? 많지 않다고 하겠느냐?” “너무도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그 많은 부처님 나라에 살고 있는 중생들의 갖가지 마음을 여래는 다 아느니, 어째서 그러한가? 여래가 설한 갖가지 마음이 모두 마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로소 마음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까닭이 부엇이뇨? 수보리야!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19.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차는 칠보로써 보시한다면,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다 하겠느냐? 많지 않다 하겠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은 정말 많습니다.” “수보리야! 만약 복덕이라고 하는 실제 모습이 있다고 한다면, 여래는 결코 복덕을 얻음이 많다고 설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복덕이 없는 까닭에 여래는 복덕을 얻음이 많다고 설한 것이다.”
20.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부처가 색신을 구족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색신을 구족하신 것으로 보아서는 아니되옵니다.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여래께서는 ‘색신을 구족했다는 것은 곧 색신을 구족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로소 색신을 구족했다고 이름할 수 있는 거시오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가 뭇상을 구족한 것으로 볼수 있겠느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뭇 상을 구족하신 것으로 보아서는 아니됩니다.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여래께서 ‘뭇 상이 구족되었다 하는 것은 곧 구족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하셨기 때문이오이다. 그래서 비로소 뭇 상이 구족되었다고 이름할 수 있는 것이오이다.”
21. “수보리야! 너는 여래가 ‘나는 마땅히 설할 법을 가지고 있노라’고, 이 같은 생각을 지었다고 말하지 말라. 이 같은 생각을 지어서는 아니된다. 어째서 그러한가?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가 설할 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는 곧 부처를 비방하는 자라. 내가 설한 바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라. 수보리야! 법을 설한다 해도, 설할 법이 아무것도 없나니, 그래서 비로소 법을 설한다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에, 혜명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퍽으나 많은 중생들이 미래의 세상에서 이 법이 설하여지는 것을 듣고 믿는 마음을 내겠습니까? 아니 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수보리야! 그들을 중생이라 해서도 아니되고 중생이 아니라 해서도 아니된다.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중생, 중생이라 하는 것은 곧 중생이 중생이 아님을 여래가 설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로소 중생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22.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하심은 곧 얻음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오니이까?” “그렇다! 그렇다! 수보리야!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음에, 조그만큼의 법이라도 얻을 바가 있지 아니함에 이르렀음으로 비로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23. “이제 다음으로 수보리야! 이 법은 평등하고 높고 낮음이 있지 아니하니, 그래서 이를 이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한 것이다. 아도 없고, 인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자도 없는 것으로써 일체의 선한 법을 닦으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수보리야! 이른바 선한 법이라 하는 것은 선한 법이 아니라고 여래가 설하였으니 이를 이름하여 선한 법이라 한 것이다.”
24.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수미산들만큼 쌓인 칠보더미를 가져다가 보시를 한다해도, 또 어떤 이가 있어 반야바라밀경 내지 그 사구게 하나를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 타인에게 설한다면, 앞의 칠보복덕은 이에 백분의 일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백천만억분의 일 내지 어떠한 숫자의 비유로도 이에 미치지 못하리라.”
25. “수보리야! 네뜻에 어떠하뇨? 너희는 여래가 ‘나는 마땅히 중생을 제도하리라’고 이같은 생각을 지었다고 말하지 말라. 수보리야! 이같은 생각을 지어서는 아니된다. 어째서 그러한가? 실로 여래가 제도할 중생이 있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만약 여래가 제도할 중생이 이TEk고 한다면 이는 곧 여래가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을 가지고 있음이라. 수보리야! 여래가 내가 있다고 한 것은 곧 내가 있지 아니한 것이다. 그러나 범부들은 내가 있다고 한 것에만 집착한다. 수보리야! 그러나 여래는 말한다, 범부라는 것도 범부가 아니라고.”
26.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느뇨?” 수보리가 사뢰어 말하였다: “그러하옵니다. 그러하옵니다.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가 있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따: “수보리야! 만약 네 말대로 삼십이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다고 한다면 전륜선왕도 곧 여래라고 해야 될 것인가?”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제 부처님게서 설하신 바의 뜻을 깨달아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보아서는 아니된다는 것을 알겟나이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을 설하여 말씀하시었다:
“형체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 나를 구하지 말라
이는 사도를 행함이니
결단코 여래를 보지 못하리.“
27. “수보리야! 네가 만약 여래가 상을 구족한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은 아니다 라고, 이와 같이 생각한다면, 수비로야! 간곡히 부탁하오니, 이와 같은 생각을 짓지말라, 여래가 상을 구족한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은 아니다 라고. 수보리야! 너는 혹 이와 같이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하는 자는 모든 법을 단멸해 버린 상을 설한다고. 그러나 이와 같은 생각일 짓지 말라. 어째서 그러한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한 자는 법에 있어 단멸한다고 하는 상을 설할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28. “수보리야! 만약 어떤 보살이 갠지스강의 모래만큼의 세계에 가득찬 칠보로써 보시한다고 하자. 또 어떤 사람이 있어 일체의 법이 아가 없음을 알고, 인을 얻어 이루면, 이 보살의 공덕이 앞의 보살이 얻은 바의 공덕을 뛰어넘으리라. 수보리야! 뭇 보살들은 복덕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이 복덕을 받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나이까?” “수보리야! 보살은 자기가 지은 복덕에 탐하여 집착해서는 아니된다. 그러한 까닭으로 복덕을 받지 않는다 말할 수 있는 것이다.”
29.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를 일컬어, 오는 듯 가는 듯, 앉는 듯 눕는 듯 하다 하면, 이 사람은 내가 말한 바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여래는 어디로부터 온 바도 없으며 어디론가 가는 바도 없다. 그래서 여래라 이름하는 것이다.”
30. “수보리야! 만약 여기 선남자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힘껏 부셔 티끌로 만든다면, 네 뜻에 어떠하뇨, 그 티끌들이 많겠느냐? 많지않겠느냐?” “정말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어째서이오니이까? 만약 그 티끌들이 실제로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부처님께서는 티끌들이라 설하지 아니하셨을 것이오이다. 그 까닭이 무엇이오니이까? 부처님께서 설하신 티끌들이란 티끌들이 아니기 때문이오이다. 그래서 비로소 티끌들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오이다. 세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삼천대천세계는 곧 세계가 아니오이다. 그러므로 세계라 이름하오이다. 어째서이오니이까? 만약 세계가 실제로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곧 하나의 큰 전체상일 것이오이다.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하나의 큰 전체상은 하나의 큰 전체상이 아니오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큰 전체상이라 이름하오이다.” “수보리야! 하나의 큰 전체상이 하나는 것은 곧 말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단지 범용한 사람들이 그것에 탐착할 뿐이다.”
31. “수보리야! 누가 부처가 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을 설했다고 말한다면,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이 사람이 내가 설한 바의 뜻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느냐?”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여래께서 설하신 바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였나이다.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신 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은 곧 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이 아니오이다. 그래서 비로소 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오이다.” “수보리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낸 사람은 일체의 법에서 마땅히 이와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믿고 깨달을 지니, 마음에 법의 상을 짓지 말라. 수보리야! 말한 바의 법의 상이라고 하는 것은 여래는 곧 말하였다. 법의 상이 아니라고. 그래서 우리는 법의 상이라 이름하는 것 뿐이니라.”
32.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있어 수로 헤아릴 수 없는 무량한 세계에 가득찬 칠보를 가져다가 보시를 한다해도, 여기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보살의 마음을 발하고, 이 경 내지 그 사구게라도 받아 지녀 읽고 외워, 다른 사람을 위해 연설한다면, 이 복이 저 칠보의 복을 뛰어 넘으리라. 그리하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위하여 연설한단 말인가? 상을 취하지 말라. 있는 그대로 움직이지 말라. 어째서 그러한가?
모든 지은 법이여!
꿈과 같고
환영과 같고
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네.
이슬과 같고
또 번개와 같아라.
그대들이여
이 같이 볼지니.“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심을 마치시었다. 장로 수보리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비구와 비구니와 우바색과 우바이, 그리고 일체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여, 금강반야바라밀경을 받고 받아 들이고, 받들어 행하더라.
[진 언]
나 모 바 가 바 떼 쁘 라 갸
빠 라 미 따 예
옴 이 리 띠 이 실 리 슈 로 다
비 샤 야 비 샤 야 스 바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