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몸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우유·프림·설탕을 뺀 원두커피는 잘 마시면 당뇨병·파킨슨병·간암·우울증 예방이나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질환에 따라 효과를 볼 수 있는 커피의 양은 각각 다르다. 계명대 의대 생리학교실 배재훈 교수는 "카페인 등 커피의 유효 성분에 반응하는 정도가 장기(臟器)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라 말했다.
◇하루 한 잔=당뇨병 막아
커피를 한 잔 마시면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3분의 1 가량 줄어든다. 2010년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팀에 따르면, 점심시간에 커피를 한 잔 마시는 여성은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33% 적었다. 배재훈 교수는 "커피의 카페인과 항산화 성분인 클로로겐산이 이러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커피 한 잔에는 100㎎ 가량의 카페인과 40㎎~150㎎의 클로로겐산이 들어 있다.
- ▲ 그래픽=김현지 기자
2012년 미국 하버드대·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에 따르면,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들이 하루에 커피를 두 잔 마시면 증상이 호전됐다. 맥길대 연구팀은 "커피 두 잔에 함유된 200㎎ 가량의 카페인이 파킨슨병을 악화시키는 특정 물질(아데노신)의 작용을 막아 근육 강직 등 운동 장애를 완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루 세 잔=간암 예방
2013년 이탈리아 밀라노대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에 커피를 세 잔 마시면 간암 발병률을 40%까지 낮출 수 있다. 배재훈 교수는 "커피에 포함된 1000여 종의 생리활성물질이 간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중 어떤 물질이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루 네 잔=우울증 위험 감소
2011년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 연구팀에 따르면 커피를 네 잔 마시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우울증 발병률이 20% 낮았다. 연구팀은 "카페인이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뇌 신경전달물질 작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커피 네 잔에 포함된 카페인은 400mg 가량이다.
한편, 커피를 안 마시는 게 좋은 사람도 있다. 임신부와 소아는 카페인에 민감하고, 부정맥·위식도 역류환자는 병의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