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희망편지 681

괴로움에 대처하는 자세

괴로움에 대처하는 자세 어떤 사람이 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그 때 화를 벌컥 내면서 '왜 이런 곳에 돌이 있는거야?'하며 돌부리를 발로 차면 처음에는 무릎만 까진 정도였는데 발이 아픈 고통까지 당하게 됩니다. 반대로 '내가 부주의했네. 다음부터는 정신 차려야지'하고 툭툭 털고 일어나면 오히려 교훈을 얻게 되죠. 아니면 '내가 넘어져서 다행이다. 아이들이 걸려 넘어져서 다쳤으면 큰 일 날 뻔했네'하고 돌멩이를 뽑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괴로움은 우리 인생에서 허다하게 생겨나는 일입니다. 그럴 때 그 괴로움을 통해 더 큰 괴로움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아니면 배움을 통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도 있으며 아니면 그 일을 계기로 오히려 남을 돕게 될 수도 있죠. 어떤 괴로움을 겪..

싫어하는 건 그들의 자유

싫어하는 건 그들의 자유 "사람들이 저를 싫어하거나 저에게 실망할까 봐 두렵습니다. 관계에서 좀 편해질 수 없을까요?" 부처님은 모두가 다 좋아했을까요? 부처님도 당시에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으니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다른 이가 나를 보고 비난하거나 칭찬하는 것은 그들의 문제이고 그들의 자유입니다. 남을 때리거나 죽이지 않기,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지 않기,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하지 않기, 거짓말하거나 욕설하지 않기, 술 취해서 주정하지 않기. 이 다섯 가지만 하지 않으면 남의 눈치를 볼 것도 없고 남한테 간섭할 것도 없이 당당하게 살면 돼요. 습관을 바꾸는 힘 자신의 습관을 바꾸려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 그것은 과거의 습관이 저항하기 때문입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관성의 법칙과 같지요...

아버지가 미워요

아버지가 미워요 술을 마시고 주사를 부리는 아버지를 싫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커서 보면 아버지도 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까르마(습관) 때문에 왠지 가슴이 답답해져서 술을 안 먹을 수 없고 그러고 나면 자기도 모르게 울화가 치밀어 주사를 부린 것입니다. 밖으로 드러난 행동만 보면 아버지가 나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그 마음을 보면 한 명의 불쌍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까르마(습관)에 이끌려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자기 생각이나 습관이 자신에게 손해인 줄 알면서도 고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 나 자신을 자각하고 인정하면 좀 더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까르마(습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첫발을 내딛을 수 있습니다. 남과 비교..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리 와봐라.' '저 바빠요.' '너, 어디서 왔니?' '몰라요.' '어디로 가니?' '몰라요.' '그런데 왜 바쁘니?'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바쁘다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이 물음의 핵심은 현재 자기에게 깨어있으라는 겁니다. 그저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지 말고 자신의 길을, 자신의 인생을 살라는 겁니다. 남이 대학교 간다니까 따라가고 남이 취업한다니까 취업하고, 남이 결혼한다니까 결혼하고, 인생 살 이가 대단한 것 같지만 세상 흐름에 쭉 흘러가는 거뿐이에요.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지, 내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를 알아야 해요. 이걸 모르니까 인생이 괴롭고 답답한 겁니다. 이것을 먼저 찾는 게 중요합니다. 착하거나 욕먹거나 “착하다는 말에..

대충 하세요

대충 하세요 “저는 긴장을 많이 해서 시험 볼 때 실력발휘를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을까요?” 모든 사람이 다 그렇습니다. 그게 정상이에요. 내 실력이 100인데 자꾸 140을 기대하니까 실력발휘가 안됐다고 착각하는 거예요. 학생들이 논문을 쓸 때 첫 장이 가장 안 넘어갑니다. 왜 그럴까요? 잘 쓰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실력보다 잘 쓰길 바라니까 마음에 안 드는 거예요. 그렇게 끙끙거리다 시간이 다 가버립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대충 하세요. 어떻게요? 대충이요. 일단 생각나는 대로 써놓고, 다시 읽어보고 수정하고, 두 세 번 고치다 보면 쓸 수 있습니다. 남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건 남의 노예로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들에게 생각할 자유와 평가할 자유를 주고 그걸 간섭하거나 시비하면 안돼요..

남의 눈치를 자꾸 봅니다

남의 눈치를 자꾸 봅니다 '나는 한 포기의 풀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것은 그들에게 잘 보이려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다 즉, 예쁘다는 소리, 착하다는 소리, 잘한다는 소리, 좋아한다는 소리 등을 듣고 싶어서 그래요. 그렇지만 한 포기의 풀은 누가 보든, 안 보든 아무 상관하지 않고, 설령 사람이 밟고 지나가도 아무런 상관을 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안 봐도 그냥 꽃피울 때가 되면 꽃피우고 그 자리에 그냥 있어요. 꼭 누가 봐주어야만 꽃을 피우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늘 ‘나 좀 봐주세요. 나 좀 예쁘다고 해주세요. 나 좀 사랑한다고 해주세요. 나 좀 잘한다고 해주세요.’ 이런 바람을 가지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의 시선의 노예가 되는 거예요. 이런 ..

지금 여기 나에게

지금 여기 나에게 우리는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러나 자연 생태계를 보면 사는 데 무슨 의미가 있는 게 아니에요. 사람이나 풀 한 포기나 토끼 한 마리나 나서 살다가 죽는 건 다 같습니다. 다만 사람은 인생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내 생존이 먼저이고 의미는 나중인데, 스스로 만들어낸 의미에 사로잡혀서 의미의 노예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이런 이념들이 우리를 옥죄고 괴롭힙니다. 어떻게 살아가는 게 더 좋을까요? ‘현재 이 시점, 이곳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늘 ‘여기’가 아니라‘저기'를 이야기합니다. 오늘 하루도 잘 못 살면서, 죽어서 어디 가는지를 물어봐요. 또 우리는 늘 옛날이야기를 합니다. 어릴 때 이러저러해 힘들었다고 하는..

착한 사람이 무서운 이유

착한 사람이 무서운 이유 우리는 각자 자기의 허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착한 사람이 무섭다고 제가 종종 말하지요? 왜 그럴까요? 남에게 착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일수록 자기가 옳다는 생각이 강해서 거의 생각을 돌이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래 엄벙덤벙해서 남의 비난을 종종 듣는 사람은 자기가 잘났다고 고함치면서도 속으론 자기가 문제라는 걸 알아요. 그런데 항상 착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은 자기가 언제나 진실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어떤 한 생각에 빠지면 헤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악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착하면 어리석음에 빠질 수 있으니 경계하라는 뜻입니다. 지혜로워져야 합니다. 자기의 우물에서 나와야 해요. 싸우면서 자란다 “어린 자녀가 밖에서 맞아서 돌아왔어요. 이럴 때같이 때려라라고 하는 게 ..

연구하는 삶

연구하는 삶 인간관계든 무엇이든 자기 삶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연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삶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도 시험 보고 버리듯이 일회용으로 공부합니다. 이왕 공부하는 거 내 삶에 지속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하는 게 좋잖아요. 그럼 어떻게 공부를 하면 내 삶에 오래도록 남는 공부가 되느냐? 스스로 필요에 의해서 연구를 하는 공부는 자연스레 그렇게 됩니다. 그러니 좋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는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되도록 장난감을 잘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고 연구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교육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뭐든지 해주는 것도 좋은 게 아니고 뭐든지 안 해주는 것도 좋은 게 아닙니다. 심리적으로는 상처입지 않도록 하되 늘 자기 일은 스스로 해보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해요. 그..

사람이 제일 어려운가요?

사람이 제일 어려운가요? 사람을 사귈 때 너무 망설이지 말고 계산하지 말고 일단 한번 마음 가는 대로 해보세요. 좋다고 고백했는데 상대가 싫다고 대답하면 쿨하게 알았다 하고 물러나면 됩니다. 이것을 상대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다고 생각하면 상처를 받겠죠. 하지만 그것은 상대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그 사람의 자유를 존중한 결과일 뿐이에요. 내가 커피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상대는 커피가 싫다고 한 것과 마찬가지죠. 여러분이 청춘이라면 여러 사람을 만나며 인간관계를 쌓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말고 사귀면서 그 인간관계 속에서 배워 나가세요.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살짝 아픔을 겪더라도 다시 앞으로 나가기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감사의 기도 예기치 못한 일은 늘 일어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불치병에 걸리기도 하고 소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