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양극성 장애)이란 어떤 병인가?
조울증이라는 병명은 조증 혹은 경조증과 우울증이 동반된 기분장애 를 말하며, 진단 시에는 양극성 장애 라고 합니다.일반적으로 조증이란 의기양양한 기분을 특징으로 하며, 행복감에 차 있고 평소와 달리 기분이 좋으며, 즐겁고, 고양된 상태를 말합니다.
환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처음 보면 매우 즐겁고,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로 보이지만, 잘 아는 사람들이 볼 때 이러한 기분상태는 지나친 것임을 잘 알게 됩니다. 비록 의기양양한 기분이 특징적인 조증 증상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예민하고 흥분을 잘하는 상태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불안정한 기분의 변화(기분이 좋은 상태와 예민하고 흥분이 잘 되는 상태가 수시로 바뀜)가 자주 보입니다. 다른 증상으로,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특별한 경험이나 재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 대해 과대평가를 하여 능력에 넘치는 일을 시도하기도 하며, 과대망상이 흔해서 신과 특별한 관계이거나 유명 인물과 특수한 관계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수면에 대한 욕구가 감소되어 보통 평소보다 몇 시간 더 일찍 깨며, 잠을 자지 않고 며칠 간 지내고도 피로를 느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조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조절이 어려울 정도로 수다스럽고 목소리가 크고 빠르며, 말을 자르거나 중단시키기 어려워 몇 시간 동안 계속하여 말을 하기도 합니다. 만약 기분상태가 예민하고 흥분이나 화를 잘 내는 상태라면 불평이나 적대적인 비난 등이 뚜렷해집니다.
조증에서는 생각의 흐름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데, 실제 환자들은 말보다 생각이 더 빠르게 떠오른다고 호소합니다. 또 빈번하게 사고의 비약이 나타나서, 한 화제에서 다른 화제로 갑자기 바뀌면서, 가속화된 말이 거의 연속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사고의 비약이 심하면 말은 무질서하고 지리멸렬해집니다.
또 이야기를 하거나 어떤 일을 하다가도 연관이 없는 자극에 금방 주의가 산만해지고 중요한 일을 지속해서 다룰 수 없게 됩니다. 목표 지향적 활동이 증가하게 되고. 과도한 계획 수립이 특징적인데, 예를 들면 성욕의 증가나 성적 환상 및 성적 행위의 증가가 흔히 나타나고,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기존에 하던 일을 다 종결하지 않고 여러 가지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기도 하며, 밤낮없이 친구들이나 낯선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기도 합니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거나,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하는 등 정신 운동성 초조나 불안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자아 팽창감, 과대성과 판단력 결여로 인해 고통스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무분별한 쇼핑, 무모한 운전, 어리석은 사업 투자 등에 경솔하게 뛰어들게 됩니다.
청소년 조증의 경우 정신분열증이나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구별이 어렵습니다. 또한 약물 남용이나 자살 시도, 학업 문제, 철학적 사고, 강박 증상, 다양한 신체 증상, 싸움이나 다른 반사회적인 행동들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 매우 공격적으로 변해서 신체적으로 위협을 가하기도 하며, 자살충동에 사로잡힐 수도 있습니다.
기분은 빠르게 분노나 우울증으로 바뀔 수 있는데, 우울 증상이 순간적이거나 몇 시간동안 혹은 며칠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우울 증상과 조증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조증 증상이 발현되면 그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지연시키는 알코올이나 자극제의 사용이 실질적으로 증가됩니다.
양극성 장애에는 I형과 II형이 있는데 I형은 조증삽화가 특징이고 II형은 조증 삽화 없이 경조증 삽화가 반복되는 것입니다. 양극성 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I형 장애가 0.4-1.6%, II형 장애가 약 0.5%이며 1년에 4차례 이상 반복되는 급속 순환성 양극성 장애는 양극성 장애 환자의 15%정도라고 알려져 있으며 남녀간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발 연령은 우울증에 비해 일반적으로 일찍 발병해서 평균 30세 정도입니다.
조울증(양극성 장애)의 원인은 무엇인가?
양극성 장애의 원인은 크게 생물학적 원인, 유전학적 원인, 내분비계의 원인, 사회심리학적 원인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들에서 양극성 장애 환자에서 노어에피네프린, 도파민, 그리고 5-HIAA라는 물질이 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타 생물학적 원인의 가설로는 뇌의 호르몬 조절의 이상, 24시간 생체 시간의 조절 이상, 신경 해부학적인 이상 등 여러 가설들이 있습니다.
양극성 장애에 대한 연구들에서 유전적인 요소가 관련되어 있다는 점들이 많이 시사되지만 다른 복잡한 기전들에 의해 유전자의 특징들이 나타날 수 있고, 이런 여러 기전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는 지는 아직까지는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전적인 요소는 주요 우울증보다는 양극성 장애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조증은 여러 사회심리적 요인들로 인해 발생한 우울증에 대한 부정(denial)이라는 방어기제가 작용하여 나타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울증의 임상적 특징과 진단은?
양극성 장애는 조증 삽화나 경조증 삽화가 나타나는 경우에 진단할 수 있습니다.
조증 삽화의 진단 기준
ㅡ비정상적으로 의기양양하거나, 과대하거나 과민한 기분이 적어도 1주간 (만약 입원이 필요하다면 기간과 상관없이) 지속되는 분명한 기간이 있다.
ㅡ기분 장애의 기간 도중 다음 증상 가운데 3가지 (또는 그 이상)가 지속되며 (기분이 과민한 상태라면 4가지), 심각한 정도로 나타난다.
ㅡ팽창된 자존심 또는 심각한 과장된 자신감
ㅡ수면에 대한 욕구 감소(예: 단 3시간의 수면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낌)
ㅡ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거나 계속 말을 하게 됨
ㅡ사고의 비약 또는 사고의 연달아 일어나는 주관적인 경험
ㅡ주의 산만(예: 중요하지 않거나 관계없는 외적 자극에 너무 쉽게 주의가 이끌림)
ㅡ목표 지향적 활동의 증가(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사회적 또는 성적인 활동) 또는 정신 운동성 초조
ㅡ고통스런 결과를 초래할 쾌락적인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예: 흥청망청 물건사기, 무분별한 성행위, 어리석은 사업 투자)
ㅡ증상이 혼재성 삽화의 진단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는다.
ㅡ기분 장해로 인한 직업적 기능이나 일상적 사회 활동, 대인관계에서의 뚜렷한 손상을 막고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기분 장해가 심각하거나 정신증적 양상이 동반된다.
ㅡ증상이 물질 (예: 약물 남용, 투약, 또는 기타 치료)이나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예: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직접적인 생리적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니다
조울증(양극성 장애)은 어떻게 치료하나?
ㅡ조울증의 치료에는 약물치료가 중요합니다.ㅡ진단적 절차가 필요할 때
ㅡ자살 또는 살인의 위협이 있을 때ㅡ환자가 안전을 도모하지 못할 때
ㅡ식사를 소홀히 할 때ㅡ급성 증상의 악화가 있을 때
ㅡ지지구조가 미약할 때 는 입원치료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나, 가벼운 흥분을 보이거나 경조증 상태일 때는 입원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환자의 말이 모두 이치에 틀리는 것이 아니므로 많은 사람들이 환자를 입원시키기 꺼려하며 분위기를 바꾸거나 조용히 쉬게 하고 각성하기를 권고하면 되는 줄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원을 하지 않은 경우 약물, 특히 알코올, 낭비, 성적 문란 등을 잘 감독하여야 하고 환자와 불필요한 논쟁이나 대립하여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아야 합니다.
약물 치료
약물치료로는 기분안정제가 주 치료약물입니다. 이에는 리튬이나 항경련 약물인 발프로익 에시드(valproic acid), 카바마제핀(carbamazepine)이 있으며 이들은 조울증의 치료 및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약물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급성 조증 상태에서는 보다 진정-수면작용이 강한 약물을 추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흔히 급성 조증상태에 대한 약물치료 시작에 같이 사용되는 것으로는 항불안제, 항정신병약물 등이 있으며 조증의 초기 상태가 진정되고 리튬, 발프로익 에시드, 카바마제핀 등 기분안정제의 효과가 임상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위의 약물은 줄여나가게 됩니다.
리튬
은 항조증 약물 중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약물로 혈중 농도를 1.0-1.5mEq/l로 유지하기 위해 치료 초기에는 주 1-2회 정도 약물농도를 측정을 하다가 유지요법 중에는 3-6개월마다 한번씩 채혈 측정을 하도록 합니다. 위장장애를 잘 일으키므로 식사와 함께 복용하는 것이 추천되고 있습니다.
병이 호전된 이후에도 양극성 장애가 두 번 이상 발병한 경우, 청소년기에 발병한 경우, 양극성 장애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지지 체계가 미약한 경우, 첫 삽화가 조증인 경우, 첫 삽화에 대한 유발 인자가 없는 경우, 자살 위험이 높은 경우, 갑작스런 발병을 한 경우, 30세 이후에 발병 한 경우, 삽화의 정도가 심했던 경우 및 남자는 리튬의 유지요법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리튬을 복용하는 동안 신장에서의 부작용(입마름, 다뇨증), 신경계통 부작용(손떨림, 기억력 장애), 대사 장애(체중 증가), 소화기관 장애(설사), 피부과적인 부작용 (여드름, 건선), 갑상선 부작용 (갑상선종,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임신 시에 lithium을 복용한 경우 심장기형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첫 3개월 동안은 복용을 중단해야 하고 임신 말기에도 태아의 갑상선 기능의 저하나 근긴장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감량 혹은 중단해야 하고 모유를 통해서도 유아에게 전달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혈중 농도가 1.5mEq/l 이상이 되면 복통, 구토, 설사, 진전, 운동 실조가 나타나고 심하면 운동장애, 의식 장애, 경련 혹은 혼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때는 투약 중단, 위세척, 수액 공급, 전해질 유지를 해주어야 하며 응급 혈액 투석을 하기도 합니다.
카바마제핀
은 항간질약으로 최근 리튬만큼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진정 수면 작용, 오심, 시야 장애, 보행 장애 등이며 알러지 반응의 증상인 출혈, 발열, 관절통 등이 나타날 경우 약물을 중단해야 합니다. 재생불량성 빈혈, 무과립증, 혈소판 감소증 등은 드물지만 매우 위험한 소견이므로 즉시 약물을 중단해야 합니다.
발프로익 에시드
를 투여할 경우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소화기 장애가 나타나는데 소량으로 분복하고 음식과 함께 투약하면 사라지게 된다. 혈소판 감소증이 경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약물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호전됩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에게 투여할 경우 치명적인 간독성이 나타날 수 있고 이런 현상은 10세 후에는 드물게 나타납니다.
정신 치료
질병의 이차적 장애 방지, 역동적 요인의 해결, 의사 소통, 긴장의 감소, 대인관계, 사회 적응을 위해 정신치료가 필요합니다. 가벼운 우울증이나 경조증에서도 이 치료가 효과적 일 수도 있습니다. 흔히 경조증 환자나 조증 환자의 치료는 어렵다고 하는데 환자는 흔히 치료자를 가족 중의 한 사람과 동일시하고 의도적으로 치료자가 자신을 거부하게끔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시키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대개는 조증이나 경조증의 증상이 우울증으로 전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치료자의 환자의 과대적인 주장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것도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양극성 장애 환자의 정신 치료적 목적은 자포자기적 우울증이나 복수하는 듯한 과잉행동에 의지하지 않고 이별이나 고독감에 직면할 수 있는 선에 이르게 하는데 있습니다.
조울증(양극성 장애)의 경과 및 예후는?
조증 삽화 는 전형적으로 갑자기 시작되고 수일이내에 증상이 빠르게 악화됩니다. 삽화는 보통 2-3주부터 5-6개월까지 지속되고 주요 우울증 삽화보다 더 짧고 더 갑작스럽게 끝나지만 50-60%에서 주요 우울증 삽화가 조증 삽화 이전이나 이후로 정상 기분의 기간 없이 연속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약 조증 삽화가 산욕기에 나타난다면 그 다음 산욕기에 재발될 위험성이 높습니다.
양극성 장애에서 단일 조증 삽화를 경험한 개인들의 90%이상이 장차 삽화들을 재경험하게 됩니다. 또 조증 삽화를 보인 환자들 중 약 60-70%는 주요 우울증 삽화의 직전이나 직후에 발생하는데 개인마다 특징적인 양상으로 주요 우울증 삽화에 선행하거나 뒤이어서 나타납니다.
리튬 약물 치료를 받기 이전의 양극성 장애 Ⅰ형의 경과를 보면 10년 동안 평균 네 번의 삽화가 발생하며 삽화 사이의 시간 간격은 나이가 증가하면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양극성 장애 Ⅰ형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약 5-15%는 1년 동안 네 번 이상의 기분삽화(주요 우울증, 조증, 혼재성, 또는 경조증)를 경험하며 만약 이러한 양상이 나타난다면 급속 순환성으로 진단됩니다. 급속 순환성은 예후가 보다 불량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양극성 장애 Ⅰ형을 앓았던 대다수의 개인들은 삽화와 삽화 사이에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일부(20-30%)는 불안정한 기분과 대인 관계에서의 장애 및 직업에서의 장애가 계속됩니다. 조증 삽화가 생기고 난 후 며칠이나 몇 주가 지나서 정신병적 증상이 발전되기도 하는데 정신병적 양상이 있는 조증 삽화를 경험한 환자는 그 다음의 조증 삽화에서도 정신병적 양상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재의 삽화가 기분증상과 조화되지 않는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할 때 삽화와 삽화 사이에 불완전하게 회복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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