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지금이 바로 그때 /범정 스님

문성식 2011. 3. 8. 09:54

       
      지금이 바로 그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삶의 매듭들이 지어진다.
      그런 매듭을 통해서 안으로 여물어 간다.
      흔히 이 육신이 내 몸인 줄 알고 지내는데
      병이 들어 앓게 되면 내 몸이 내가 아님을 인식하게 된다.
      내 몸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병을 치료하면서 속으로 염원했다.
      이 병고를 거치면서 보다 너그럽고, 따뜻하고, 친절하고
      이해심 많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자 했다.
      묵묵히 서 있는 겨울 나무들을 바라보고
      더러는 거칠거칠한 줄기들을 쓰다듬으며
      내 속에 고인 말들을 전한다.
      겨울 나무들에게 두런두런 말을 걸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하게 차오른다.
      삶의 비참함은 죽는다는 사실보다
      살아 있는 동안 내부에서 무언가가 죽어 간다는 사실에 있다.
      꽃이나 달을 보고도 반길 줄 모르는 무뎌진 감성
      저녁노을 앞에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볼 줄 모르는 무감각
      넋을 잃고 텔레비전 앞에서 허물어져 가는 일상
      이런 것이 죽음에 한 걸음씩 다가섬이다.
      깨어 있고자 하는 사람은 삶의 종착점에 이를 때까지
      거듭거듭 새롭게 일깨워야 한다. 
       - 범정 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