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희망편지

다만 인연에 따라서

문성식 2021. 10. 6. 11:00


      다만 인연에 따라서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건지 고민입니다.” 물은 온도가 영하 이하로 떨어지면 고체가 되고 영상이 되면 액체가 되고 끓이면 기체가 됩니다. 거기 무슨 기준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기온에 따라 자연스럽게 얼고 녹고 증발하는 겁니다. 등산해보면 어떤 이는 정상까지 올라가고 어떤 이는 다리가 아파서 중간쯤에서 내려옵니다. 정상까지 가는 사람은 정상에 서는 게 중요하고 중간에 내려가는 사람은 다리 아끼는 게 중요할 뿐입니다. 길거리에선 옷을 입고 목욕탕에 가면 벗어야 하듯 인생은 다만 인연에 따라서 때에 맞게 살아갈 뿐. 어떻게 사는 것이 꼭 옳고 그르다 할 건 없습니다. 다만 기다려주세요 “새내기 초등학교 교사이며 4학년 담임입니다. 학습 수준이 1학년에도 못 미치는 학생이 두어 명 정도 있어서 따로 보충 공부를 시키는데 아이들이 막 도망가서 어깨가 축 처집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능력의 차이가 있습니다. 내 기준에 맞추려 하면 지레 지치기 마련이니 그 아이의 능력에 맞게 격려해주세요. 교육은 학교 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는 데 필요한 두 가지만 잘 가르쳐주면 됩니다. 첫째, 기본 셈법 교육인데 이조차 잘 안되면 계산기 쓰는 법을 가르쳐주면 됩니다. 둘째, 글을 쓰고 읽을 줄 알면 됩니다. 나머지는 알면 좋지만 몰라도 괜찮습니다. 아기들 걸음마도 남보다 느린 아이가 있습니다. 다른 아이보다 늦되는 아이일지라도 부모는 다만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걸음마 연습을 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부모 마음이 되어 늦되는 아이들을 다만 기다려주세요. 가슴 뜨거운 사람 “믿음을 가져도 덤덤할 뿐, 가슴 벅찬 뜨거움도 없고 들뜸도 없어요.” 매일 매일 사는 게 가슴 뜨겁다면 병입니다. 인생살이는 막 즐거울 것도 없고 괴로울 것도 없이 덤덤한 게 정상이에요. 너무 뜨거운 사람은 금방 식을 수 있고, 들떠 즐거움을 쫓다보면 곧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럼 즐거운 건 나쁜 걸까요? 아니요, 들뜨지 않으면 즐거워도 괜찮아요. 하지만 많이 들뜨면 그만큼 가라앉을 수 있어요. 그러니 너무 뜨겁지 않은 게 좋아요. 너무 즐겁지 않은 게 좋아요. 너무 들뜨지 않는 게 좋아요. 즐거워도 빙긋이 괴로워도 빙긋이 그렇게 살면 편안합니다. = 법륜 스님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