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희망편지

대충 하세요

문성식 2021. 8. 1. 16:15


      대충 하세요 “저는 긴장을 많이 해서 시험 볼 때 실력발휘를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을까요?” 모든 사람이 다 그렇습니다. 그게 정상이에요. 내 실력이 100인데 자꾸 140을 기대하니까 실력발휘가 안됐다고 착각하는 거예요. 학생들이 논문을 쓸 때 첫 장이 가장 안 넘어갑니다. 왜 그럴까요? 잘 쓰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실력보다 잘 쓰길 바라니까 마음에 안 드는 거예요. 그렇게 끙끙거리다 시간이 다 가버립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대충 하세요. 어떻게요? 대충이요. 일단 생각나는 대로 써놓고, 다시 읽어보고 수정하고, 두 세 번 고치다 보면 쓸 수 있습니다. 남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건 남의 노예로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들에게 생각할 자유와 평가할 자유를 주고 그걸 간섭하거나 시비하면 안돼요. ‘아, 저 사람은 저렇게 나를 보는구나’ 이러면 됩니다. ‘대충 살자’ 는 것은 함부로 살라는 뜻이 아니에요. 잘 보이려고 하거나 잘 하려고 너무 신경 쓰지 말라는 겁니다. 내가 옳다, 네가 옳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따로 있을까요? 누군가를 두고서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을 구분하는 것은 각자의 생각일 뿐이에요. 흰 바탕을 붉은 안경을 끼고 붉게 보거나 푸른 안경을 끼고 푸르게 보는 것은 전부 안경 색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에요. 이 안경을 사물을 인식하는 습관이라고 합니다. 사람마다 인식하는 틀이 달라요. 이 안경을 벗어버리게 되면 ‘빨간 게 아니구나.’, ‘ 파란 게 아니구나.’하고 금방 해결됩니다. 그렇다면 이 안경을 다 벗는 것이 좋을까요? 끼고 있어도 좋습니다. 단지 내 눈에 빨갛게 보인다고 해서 “저것은 빨간색이다.”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저것은 내 눈에 빨간색으로 보인다.”라고 알고 있으면 됩니다. 나와 상대는 다른 것을 인정해보세요. 차이를 인정하면 갈등은 현저히 줄어든답니다. 내 자식은 효자다 남의 집 자식은 전화도 자주 하고 주말마다 찾아오는데 우리 집 자식들은 연락도 없으면 불효막심하게 느껴지시죠? 그러나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잘 지내고 있으니 연락이 없겠지.’하면 소식 없는 것이 기쁜 일이 됩니다. ‘어릴 때는 맨날 이거 달라, 저거 해달라 했는데 이제는 달라는 소리 안 하는구나, 우리 자식 효자다.’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자식을 나쁘다 생각하지 말고 자꾸 좋다고 생각해야 내 마음도 편해지고 내 인생도 보람이 생깁니다. 인생의 주인이 되는 법 사람을 위해서 돈이 있는데 돈에 너무 집착하니 돈의 노예가 됩니다.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옷이 있는데 너무 좋은 옷을 입으니 내가 옷을 보호하게 돼요. 사람이 살려고 집이 있는데, 집이 너무 좋고 집안에 비싼 게 많으니 사람이 집을 지키는 개가 됩니다. 이런 걸 ‘전도몽상(顚倒夢想)’이라고 해요. 자기도 모르게 어느 순간 거꾸로 되는 거예요. 지금 여러분들이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니까 의미의 노예가 되고 행복하지 못한 거예요. 탁 내려놓고 가볍게 살아보세요. 언제 올지도 모르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면 사랑을 계산하지 마세요. 계산적인 사랑은 장사지 사랑이 아니에요 연락을 먼저 할까 말까 전화를 두 번이나 했는데 답신은 한 번밖에 안 해? 이런 마음이 모두 계산이에요. 사랑에는 계산이 필요 없어요. 그냥 좋으면 좋다고 표현하세요. 언제 올지도 모를 연락을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먼저 연락하는 편이 쉽고 빠르게 사랑을 일구어내는 거예요. 먼저 연락한다고 크게 손해 볼 일은 하나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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