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시도해도 부부금술 좋아진다
부부도 성교육이 필요하다. 아이, 청소년, 미혼 남녀, 부부, 노인에 이르기까지 시기별 알아야 할 성지식은 다르다. 부부의 생애주기별로 성 역할과 기능만 제대로 알아도 금슬이 좋아진다. 누가 가르쳐준 적 없어 더 비밀스런 부부 성교육,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죽어도 좋을 만큼’ 즐겨 보자
부부도 성교육이 필요합니다
‘성 생활을 하고 있는데 무슨 성교육이냐’고 코웃음 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부부 성문제는 성교육만 잘 해도 70%는 해결된다고 말한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지만 성(性)에 대해 준비 없이 결혼 생활이 시작되는 탓에 중요한 욕구들이 채워지지 않을 수 있다. 자연스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게 되고, 섹스리스나 외도, 이혼과 같은 심각한 부부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혼율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혼인신고 전에 부부 성교육은 필요하다. 부부에게 성생활이 중요하고, 성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면 시행착오도 줄고, 행복한 부부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부부문제, 섹스리스 부부만의 문제 아니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있을 때만 부부 성교육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부터 행복한 부부, 대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부부, 섹스에 불만이 있는 부부, 심각하지 않더라도 조금 변화를 주고 싶은 부부까지 모든 부부가 들으면 좋다. 성교육은 생애주기별로 내용이 다르다. 신체의 변화, 인생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성 역할을 습득함으로써 인생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의 부부 성교육이 아직 대중화되지 못했다. 청소년대상 성교육 단체에서 한두 번 진행하거나 개인이 운영하는 상담센터에서 소규모 강의가 있다. 최근에는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지역별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느는 추세이다.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반갑게도 요즘은 부부 성교육 프로그램에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 경우가 많고, 남성의 참여율도 높다.
Case 1 수동적이던 제가 능동적으로 바뀌었어요
“부부 교육을 받기 전에는 섹스에 있어서 수동적이었어요. 제 기준에서 지나치게 적극적인 남편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런데 남편에게 섹스가 얼마나 중요하고, 그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내가 잘못했다 싶었어요. 이제는 남편이 잠자리 의사를 비칠 때마다 적극적으로 응해주고 남편이 좋아하는 애무를 먼저 알아서 해주려고 해요. 그랬더니 남편이
저한테 더 잘 해주는 거 있죠?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아지니 행복해요. 결혼한 지 몇 년 됐지만, 결혼 전에 부부 교육을 받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30대 초반 여성, A씨)
Case 2 오래된 섹스리스를 해결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겉보기에는 남부러운 모습이지만 사실 섹스리스로 지내온 지 꽤 됐습니다. 우연찮은 기회에 부부 성교육을 받고서 부부관계에서 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고, 또 방법까지 가르쳐 줘서 그날 밤 바로 합방을 했지요. 새삼 아내와 더 가까워진 진짜 부부란 생각이 들더군요. 부부관계가 완성된 기분입니다.” (중년 남성, B씨)
Case 3 성적인 욕구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최근 갑상선에 문제가 생기고, 또 자궁암으로 수술까지 받았어요. 그 후 헛헛한 마음에 혼자 부부 성교육에 참여했어요.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어요. 인간에게 성적인 욕구가 얼마나 중요하고, 채워지지 않으면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제가 아픈 게 다 이런 이유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남편과 성생활을 잘 해보려고 15년 동안 노력했지만, 늘 남편은 피곤하다고 등을 돌렸어요. 얼마나 외롭고 비참하던지. 그 이야기를 남편에게 해도 이해를 못 하더라고요. 결국 전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이혼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제가 만족한 삶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30대 후반 여성, C씨)
- ▲ 부부 성문제는 성교육만 잘 해도 70%는 해결된다. 성교육은 생애주기별로 내용이 다르므로 신체의 변화, 인생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성 역할을 습득하도록 하자
#2 부부 생애주기별 성교육, 무엇이 다를까?
01 예비부부 혹은 신혼부부
“100년을 해로할 수 있는 섹스의 기초를 가르쳐 드립니다”
부부 성생활에서 기본은 남편과 아내는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기본 생리가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레 성심리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것에 대한 이해가 신혼부부 성교육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남자와 여자의 성생리가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남자는 섹스에서 부담이 없지만, 여자는 한 번 섹스로 치러야할 대가가 크다. 아이를 갖게 되면 9개월 반 동안 임신 기간을 거쳐, 엄청난 출산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 한술 더 떠 미숙한 아이를 양육하는 데 매달려야 하는 기간 또한 5년 이상이다. 아이 양육을 위해 여성은 남성이 옆에 있어 주기 바라며 자연스레 관계를 중시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배정원 성전문가는 “남자와 여자의 서로 다른 성생리와 성심리를 이해해야 신혼부부가 평생 부부관계를 잘 맺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신혼부부는 섹스하는 방법도 교육받는다. 서로의 몸을 터치하는 방식, 성감대 찾는 법, 남녀가 좋아하는 섹스 체위는 무엇인지, 침대 대화법 등 막 걸음마를 시작한 부부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정보를 알려 준다.
준비된 임신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서로에게 충분히 익숙해질 기회도 없이 덜컥 부모가 되는 것은 좋지 않다. 부부끼리 익숙해지고, 서로 가족문화에 익숙해진 후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맺어야 좀더 안정적인 육아를 할 수 있다.
02 결혼 10년차 부부
“지루해진 섹스를 180° 바꾸는 핵심 기술이 필요해요”
부부가 30세에 결혼했다면, 10년이 지나면 40세에 접어들게 된다. 10년차 부부에게 중요한 것은 ‘대화’다. 언어적인 대화는 물론 섹스 관련 비언어적 대화를 모두 포함한다. 아내는 아이 곁에만 있으려 하고, 외로운 남편은 밖으로 내몰리면 둘 다 외로워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대화를 통해 아이를 기르면서 부부 역할을 풀어 나가야 한다. 이에 못지않게 섹스도 많이 해야 한다.
섹스에 있어서는 ‘낭만 회복’이 관건이다. 10년 동안 익숙해져 버린 섹스 혹은 아이 때문에 막힌 섹스리스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것만 해결되면, 신혼기의 뜨거운 오르가슴에 버금가는 기쁨을 회복할 수 있다. 전문가가 조언하는 방법은 이렇다. 마음을 여는 것은 ‘몸’이다. 그러니 몸을 깨우기 위해 수없이 두드려야 한다. 즉, 상대방을 많이 터치한다. 소파에 앉더라도 남편에 기대어 앉고, 걸을 때는 팔짱을 끼고, 백허그도 수시로 해주면 설레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섹스시 분위기도 바꿔 보자. 기념일에는 호텔에서 진한 밤을 보내도 좋고, 색다른 체위를 시도해 보고, 함께 샤워하면서 분위기를 한층 달아오르게 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다. 배정원 성전문가는 “매주 혹은 매월 하루를 ‘부부의 날’로 정하라”며 “아이를 맡기고 서로에게 집중하며 대화를 나누며 섹스도 마음껏 즐겨야 한다”고 권한다. 그렇게라도 의식적으로 부부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노력을 해야 아이에게도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03 결혼 20년차 부부
“폐경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부부 섹스란 이런 것이죠”
어느덧 중년이다. 남편과 아내 모두 커다란 신체의 변화를 겪는 시기가 됐다. 아내는 폐경기가 오늘내일이다. 얼굴에 홍조를 띠고, 질액이 덜 나오는 등 신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여성성을 잃어 가는 데서 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이때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내의 변화를 이해하고 도와야 한다. 남편도 갱년기 장애를 겪는다. 남성은 40세가 넘으면 매년 1~3% 남성호르몬이 줄어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섹스리스라면, 섹스로 충전할 수 있는 남성호르몬의 기회까지 사라져 버린다. 중년이 되면 찾아오는 전립선 질환, 발기부전도 모두 섹스와 직결된다.
중년의 부부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성생활이 필요하다. 시각적인 것에 흥분하는 남편을 위해 따뜻한 불빛의 스탠드를 켜고 섹스하는 등의 소소한 방법을 가르쳐 준다. 이때는 중년의 낭만을 회복할 수 있는 해외여행도 색다른 활력이 된다.S
04 갱년기 이후 부부
“노병은 죽지 않습니다”
아내는 폐경 후에 여성호르몬이 나오지 않으면서 질액이 덜 나와 성교통을 많이 호소한다. 이쯤 되면 아내는 ‘섹스는 무슨 늙어서 주책이야, 안 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의 신체 기관은 제 역할을 다할 때 건강하다. 오랫동안 섹스가 없는 노년의 여성은 질협착이 올 수 있다. ‘죽어도 좋아’란 영화스토리처럼 남편의 성욕구는 나이 들어도 남아 있다. 그러나 발기나 사정이 잘 안 될 수 있다. 섹스를 안 하면 그런 현상이 더 심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윤활제를 사용하고, 운동으로 몸을 만들면서 부부가 성생활을 지속하는 게 좋다.
#3 부부 성교육 어디서 하나요?
01 나명희부부상담센터 부부교육
1주 2시간 부부 성교육을 포함한 8주 부부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봄과 가을 2회에 걸쳐 실시하며, 회비는 1명당 3만원. 10명 이상 모집되면 개강한다. 작은 규모의 집단 교육으로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토론형식으로 진행한다. 이번 가을 학기 개강 시기는 아직 미정이고, 홈페이지에 공지한다. 문의 031-852-0994 홈페이지 www.의정부부부상담.kr
02 푸른아우성 ‘아우성결혼예비학교’
‘아우성결혼예비학교’는 매번 짝수달 둘째 토요일에 열린다. 오는 10월 12일 강의가 있다. 예비부부와 갓 결혼한 신혼부부 8쌍을 대상으로 하루 교육을 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부부 대화법과 부부 성지식을 알차게 배울 수 있다. 참가비는 한쌍에 20만원이고,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다. 문의 02-332-9978 홈페이지 www.aoosung.com
03 건강가정지원센터 부부교육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전국적으로 부부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시로 열리기 때문에 거주지와 가까운 지역의 건강가정지원센터 프로그램을 찾는다. 결혼을 앞두거나 교제 중인 미혼 남녀와, 결혼 1년 이내 신혼부부가 들을 수 있는 예비부부 교육인 ‘우리 결혼할까요?’, 임신기 부부를 대상으로 한 ‘행복한 가족둥지 만들기’를 비롯한 중년 부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년기 프로그램으로는 ‘행복한 갱년기 부부 프로그램’, ‘생애주기별 부부교육’, ‘중년기 부부교육’, ‘부부아카데미’ 등이 있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자. 문의 1577-9337 홈페이지
#4 부부 성교육, 책으로 먼저 해보세요
아직 부부가 성교육할 준비가 안 됐다면, 먼저 책을 읽으며 마음의 준비를 해보자. 부부의 성 역할과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추천 도서를 소개한다.
1 행복한 부부, 이혼하는 부부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의 저자 존 카트맨 박사가 쓴 결혼생활 지침서로, 결혼 생활을 즐겁게 만드는 7가지 방법을 소개한 책이다. 부부간의 역할을 깊이 이해하고, 애정 지도를 그리고, 상대 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공유할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등의 원칙을 알려 준다. 다툼이 잦은 부부가 상호 관계를 호전시킬 수 있는 길을 알려 준다. 문학사상사.
2 여자는 사랑이라 말하고 남자는 섹스라 말한다
“나만 보면 섹스하고 싶다고 말하는 남자의 심리는 무엇일까?”부터 “나에게 키스까지만 하자고 말하는 여자의 본심은 무엇일까?”에 이르기까지 성에 관한 남녀의 궁금증과 숨겨진 심리를 유쾌하게 풀어 주는 성지식 실용서다. 특히 섹스는 부끄럽고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본능임을 일깨워 준다. 10년간 성교육·성상담전문가로 활동해온 저자가 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잘못 알고 있는 성에 관한 사고가 바르게 정립된다. 한언.
3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이 책은 100여 개국 51개 언어로 번역돼 남녀 심리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과학적 분석과 실증적 사례로 남녀 사이의 차이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남녀가 다르다는 사실을 명백히 밝히고, 진정한 사랑과 존중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일상생활의 에피소드와 유머 코드가 적절하게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영사.
4 왜 사람은 바람을 피우고 싶어할까
저자인 인류학과 교수 헬렌 피셔 박사가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은밀한 질문과 사랑에 대한 궁금증을 뇌과학, 유전학, 고고학, 인류학, 동물학, 생물학, 심리학, 진화론 등 다방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부부가 지적 호기심을 채우면서 읽으면 도움이 된다. 21세기북스.
/ 취재 강미숙 기자 사진 김범경(St.HELLo)
소품협찬 이노메싸
도움말 나명희(나명희부부가족 상담센터 소장), 배정원(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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