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수행자

문성식 2016. 1. 27. 02:24

 
      수행자 진정한 출가 수행자는 세속적인 명예나 지위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안으로도 얻을 것이 없고 밖으로도 구할 것이 없어, 마음은 진리에도 매이지 않는다. 밤에 꿈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망상과 번뇌가 많다. 수행자는 가진 것이 적듯이 생각도 질박하고 단순해야 한다. 따라서 밤에 꿈이 없어야 한다. 또 수행자는 말이 없는 사람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생각이 밖으로 흩어져 여물 기회가 없다. 침묵의 미덕이 몸에 배야 한다. 수행자는 말을 하려고 할 때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하려는 이 말이 나 자신에게도 이롭고 듣는 쪽에도 이롭고, 이 말을 전해 들을 제삼자에게도 이로운 말인가를. 출가 수행자는 무엇보다 가난해야 한다. 자신의 분수와 가난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가난 속에서 도道의 마음이 우러난다. 가진 것이 많고 거느린 것이 많으면 출가의 뜻을 잃는다. 늘 깨어 있는 것이 출가 정신이라면 물질의 더미에서도 깨어나야 한다. 수행자에게 가난이란 맑음 그 자체다. 출가 수행자는 세속의 자로 재어 가난할수록 부자다. 모자라고 텅 빈 그 속에서 넉넉한 충만감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무릇 수행자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자이다. 수행자는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행동해야 한다. 미루면 현재에 구멍이 뚫리고 말기 때문이다. 고독과 고립은 다르다. 수도자는 고독할 수는 있어도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고립은 공동체와의 단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고독에는 관계가 따르지만 고립에는 관계가 따르지 않는다.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관계 속에서매 순간 형성되어 간다. 절대 고독이란,의지할 곳 없이 외로워서 흔들리는 그런 상태가 아니라 당당한 인간 실존의 모습이다. 수행자가 가는 길은홀로 가는 길이라는 말도 있지만,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는 오묘한 도리를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수행자는 자기로부터 시작하라고 했지, 자기에게 그치라고 한 것이 아니다. 목표로 삼지는 말라는 뜻이다. 자기를 바로 알되자기에게 사로잡히지는 말라는 것이다. 우리가 산속으로 들어가 수도하는 것은 사람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발견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우리가 사람들을 떠나는 것은 그들과 관계를 끊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그 길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ㅡ 법정 스님<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