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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소리

문성식 2015. 9. 10. 12:53

    가을이 오는 소리 여름 시계는 느려터진 줄만 알았습니다. 바람 잔잔한 한여름 오후, 나무 가지도 더위에 축 늘어져 옴짝 하지 않고 떠돌던 흰 구름도 모였다 흩어졌다 함을 멈추고 있기에 여름 시계도 늘어져서 가지 아니할 줄 알았습니다. 9월은 멀리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철모르는 코스모스가 한 두 송이 피고 지지마는.. 철을 아는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꽃물결의 장관은 아직 연출되지 않기에 9월은 저 멀리서 천천히 올 줄만 알았습니다. 산 넘고 물 건너가고 또 가봐야 가을을 만나볼 줄 알았습니다. 눈감고 가만히 들어보면 마음으로 들리는 소리가 여름 파도소리인 줄 알았더니 그것이 가을이 오는 소리였나 봅니다. 가을은 미리 가을 색으로 마구 칠해놓고 그 길 따라 천천히 오는 줄만 알았더니 그런 게 아니었나 봅니다. 푸름이 아직 한창인데 알알이 익은 포도송이를 맛 보면서 성큼 가을이 다가옴을 알았습니다. 가을에는 아프다고들 하기에 그게 거짓인 줄 알았습니다. 코끝에 미리 전해지는 가을 내음에 보고 싶음에 가슴이 미리 아프려고 하니 가을이 짙게 물들어 오면 얼마나 아파해야 할지 나는 모릅니다. ㅡ 좋은 글 중에서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