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그리움 / 이 보 숙
설익은 가을
아직은 푸른 들녘
저녁놀 내려앉은 풍경 너머로
매듭 뚝 끊긴 인연이 서성거리고
타다 만 숯검댕이
죄다 뜯긴 텅 빈 가슴속으로
시린 뼈마디마다 칼바람 파고들쯤
약속 없는 기다림은 앓아눕습니다
시간이 이울수록
깊었던 사랑도 흐릿해지고
한 때 목숨만큼 사랑한 사람
다시 돌아가자고 파닥일 때마다
더욱 세차게 뿜어 나오는 그리움
지는 노을
시나브로 하루를 작별하고
드문드문 그리움 담은 자리에
스쳐가는 돌아오지 않을 바람이
골수 깊이 잠재된 추억들이
축축한 밤을 휘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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