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10.jpg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낙산사에 있는 조선 전기의 석탑. 높이 6.2m.

이 석탑은 창건 당시 3층이던 것을 세조 13년(1467)에 이르러 현재의 7층으로 조성한 탑이다. 이때 수정으로 만든 염주(念珠)와 여의주를 탑 속에 봉안하였다 한다.

조선은 유교를 통치 이념으로 삼음으로써 천여년간 국교로 자리잡고 있었던불교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와 함께 불교와 관련된 조형 미술의 분야도 위축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나마 조선 전기에는 불교미술 분야에서 조성 양식이나 수법이 고려적인 작품이 다소 조성되었다. 낙산사7층석탑도 고려시대의 여운이 남아 있는 석탑 중 하나이다.

낙산사의 원통보전(圓通寶殿) 앞뜰에 세워져 있는데, 부분적으로 손상이 있는 것 이외에는 상륜부(相輪部)까지 모두 갖춘 완전한 형태이다. 탑의 구조는 평면이 방형(方形)으로서 기단석 위에 탑신이 놓이고 그 위에 상륜부가 마련되어 있다.

기단부는 1석으로 된 방형의 지대석이 있어 그 윗면에 높고 큼직한 2단의 각형 굄을 각출(刻出)하여 기단을 받게 하였는데, 1석으로 조성한 방형의 하대석 윗면에는 24잎의 복판복련화문(複瓣覆蓮華紋)이 조식(雕飾)되었으며, 중앙에는 1단의 낮은 각형 굄을 각출하여 기단면석을 받고 있다.

면석은 방형 1석으로서 각 면에는 아무런 조각이 없으며 그 위에 갑석이 놓여 있다. 갑석은 위와 아래가 모두 평평한 1매 판석인데, 밑에는 얕은 부연(副椽 : 탑 기단의 갑석 하부에 두른 쇠시리)이 있고 윗면에는 각형 2단의 굄을 각출하여 탑신부를 받게 하였다.

탑신부는 옥신과 옥개석이 층마다 1석씩인데, 각 층의 옥신 밑에는 방형의 두꺼운 굄돌 1매씩을 끼워놓은 점이 특이하다. 각 층 옥신에는 우주의 표시가 없고, 상층으로 올라가는 체감비율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옥개석은 그 아랫면에 층마다 3단씩의 각형 받침이 각출되었으며, 추녀는 매우 얇고 네 모퉁이의 전각은 반전(反轉)이 심한 편이다. 낙수면은 매우 평박(平薄)하고 각 모퉁이의 합각머리가 뚜렷하며, 특히 여기에도 전각부에 이르면서 반전을 보이고 있어서 추녀의 반전, 평박한 낙수면 등이 잘 어울려 경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옥개석 또한 체감비율이 낮아서 탑신부의 전체 형태가 높게 보이기도 한다. 각 옥개석 윗면의 옥신굄은 각형으로 1단씩을 각출하였는데, 이것은 그 위의 굄돌 아랫면의 받침부와 잘 맞도록 되어 있어서 예로부터 내려오는 조탑(造塔)양식의 일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상륜부는 칠층 옥개석 위에 각 층의 옥신굄과 똑같은 형태의 1석 굄대가 있고, 그 위에는 하면에 3단의 받침이 있는 노반(露盤)을 얹은 위에 청동제 찰주(擦柱 : 탑의 중심기둥)를 중심으로 하여 상륜부재가 겹쳐 쌓여 있다.

이 상륜들은 모두 청동제인데, 노반 위에는 원형의 복발(覆鉢)이 있으며 그 위에 원형의 앙화(仰花)가 놓이고, 그 위로는 보륜(寶輪)이 원추형으로 6륜(六輪) 겹쳐졌고 보주(寶珠)가 그 위에 장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