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3.jpg 경상북도 구미시 남통동에 있는 고려시대의 보살상. 높이 5.55m.

 

각을 이룬 암벽에 남향하여 조각되었는데, 동체의 중심이 모서리에 오게 하고 양쪽은 좌우 벽에 높은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두상과 어깨 부분은 원각에 가까우며 두신광과 대좌도 겸비하고 있다.

 

불상의 머리 위에는 삼면보관(三面寶冠)이 있으나 마멸로 조각이 화려하지 못하다. 얼굴은 풍려한 원만형(圓滿形)으로 두 눈과 코·입 등이 정제되었다. 목에 돌려진 삼도는 양어깨 위에까지 길게 드리워진 양쪽 귀와 잘 어울려 위엄이 있어 보이면서도 자비가 넘친다.

상체는 반라형으로 왼쪽 어깨에 걸쳐 가슴 앞으로 내려진 법의의 의문(衣文 : 옷자락 무늬)이 보인다. 양쪽 팔에 걸쳐 양옆으로 펼쳐진 의문과 배로부터 원호(圓弧)를 그리면서 양쪽 다리에까지 내려진 의문은 유려하며, 양쪽 발의 바로 위까지 늘어진 법의의 의습(衣褶 : 옷주름)도 또한 유려하다. 오른손은 오른쪽 다리 부분으로 내리고 있다.

왼손은 팔꿈치를 약간 구부려 손을 펼쳐 들면서 천의 자락을 잡은 듯하여, 전체 몸매가 왼쪽으로 약간 비튼 듯한 느낌을 준다. 양쪽 발은 발가락이 뚜렷하며 풍려하다.

 

광배는 이중의 주형 거신광(舟形擧身光)으로서 원형 두광의 내부에는 아무런 조식(彫飾이 없고 안으로 굽어진 외광 머리 부분은 보주형이다. 신광도 두광과 같이 이중으로 되었으나 내부에는 별다른 조각이 없다.

 

대좌는 입상을 중심으로 하여 반원으로 조성되었다. 측면에는 11엽(葉)의 단판복련(單瓣覆蓮 : 아래로 향하고 있는 홑잎의 연꽃잎)이 조각되었으며, 판 내에는 화판(花瓣)의 장식 문양이 뚜렷하다.

 

이 불상은 각 부의 조각 수법으로 미루어 조성 연대는 10세기 이후로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몸매는 감산사석조미륵보살입상(국보 제81호)이나 군위삼존석굴(국보 제109호)의 협시보살상의 몸매와 서로 통하는 점이 있다. 또한 이와 같이 암벽의 모서리 합각면에 불상이 조각된 예는 아직 발견, 조사된 바가 없을 정도로 특이하다.

 

이 불상의 앞쪽 대지에는 자연석의 주초도 보이고 주변에 많은 기와 파편이 있는 것으로 보아 건물이 세워졌던 것으로 짐작되는데, ≪일선지 一善誌≫에 금오산 최상봉 아래에 보봉사(普峰寺)라는 절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어 그 절터로 추정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