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4.jpg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통도사에 있는 고려시대의 향로. 높이 33㎝, 입지름 30㎝, 밑지름 24.7㎝.

 

향로란 절에서 마음의 때를 씻어준다는 의미를 지닌 향을 피우는데 사용하는 기구를 총칭하는 말로 화완, 향완이라고도 한다. 향로는 모양에 관계없이 향을 피우는 도구를 총칭하는 말이고, 화완·향완은 밥 그릇 모양의 몸체에 나팔모양의 높은 받침대를 갖춘 향로만을 말한다.

 

가장자리가 넓고 완형(완形)의 신부(身部), 원형(圓形)의 높은 대(臺)를 갖춘 전형적 양식의 외형이다.

신대(身臺) 각 부에는 굵고 가는 은(銀)·금사(金絲)를 병용하여 연화(蓮華)·보상화(寶相華)·봉황(鳳凰)·운문(雲文) 등이 만루(滿鏤)되어 있다.

우선 신부(身部) 중앙에서 네 곳에 원좌(圓座)를 두고 그 주위에는 여의두문(如意頭文)이 있다. 지금 원좌(圓座) 안에는 범자(梵字)를 찍은 둥근 주석판을 네 개의 못으로 고정 시켰는데 이것만은 나중에 보수한 것이다. 원좌(圓座)와 원좌(圓座) 사이에는 유려한 보상화문(寶相華文)이 입사(入絲)되었고 신부(身部) 밑에는 돌아가면서 판(瓣) 안에 꽃무늬와 사선으로 장식된 중판(重瓣) 연화가 돌려 있다. 특히 신부(身部)의 보상화문(寶相華文) 사이를 은판(銀板)으로 채운 것은 이 향로의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것이다.

신부(身部) 밑에는 3단의 굄이 있는데, 이곳에도 반원문(半圓文)이 입사되었고, 대(臺)의 위쪽에는 신부(身部) 아래쪽에서와 비슷한 무늬로 장식된 단판(單瓣) 연화(蓮華)를 돌렸다. 대(臺)의 밑은 넓게 확대되어 좁다가 갑자기 넓어진 경사진 넓은 공간을 잘 살려서 굵고 가는 두 선으로 여의두문(如意頭文)·봉황(鳳凰)·운문(雲文) 등이 적당히 배치되었는데,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있음은 넓은 공간에 알맞은 형태라고 하겠다. 하단의 넓은 굽에도 당초문(唐草文) 비슷한 모양이 가늘게 입사되었다.

비록 일부는 나중에 서투르게 보수한 자취가 있기는 하나 외형이 완미(完美)하고 입사된 무늬도 정교하고 유려하다. 제작연대도 고려(高麗) 전반기에 두어야 할 것이니, 이 시대 향로의 대표적 작품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