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jpg 묘법연화경은 줄여서 ‘법화경’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부처가 되는 길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것을 중요사상으로 하고 있다. 묘법연화경은 천태종의 근본경전으로 화엄종과 함께 우리나라 불교사상 확립에 크게 영향을 끼친 불교경전이다.

이 책은 검푸른 종이에 금·은가루를 사용하여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병풍처럼 펼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되어있다. 우아한 무늬가 표현된 표지에는 금색으로 제목이 쓰여 있으며, 권의 첫머리에는 불경의 내용을 요약하여 그린 변상도(變相圖)가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본문은 은색글씨로 바르고 근엄하게 쓰여져 있다.

마곡사(麻谷寺)에는 은니고사경(銀泥古寫經) 2책(冊)이 있는데 본서(本書)와 지정번호 보물 270호인 법화경권육(法華經卷六)이다. 그런데 권육(卷六)에는 홍무(洪武) 21년에 조성(造成)했다는 사성기(寫成記)가 있으나 본서(本書)에는 연대를 측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그러나 본서(本書)는 우아한 표지의 문양에서부터 섬세하고 아름다운 변상도(變相圖) 등은 모두 사경류(寫經類)에서 뛰어난 작품이며 내용의 글씨는 전중단아(典重端雅)한 건엄(健嚴)한 필치로 고려말기의 법주사자정국존비(法住寺慈淨國尊碑)나 신륵사나옹화상비(神勒寺懶翁和尙碑)와 비슷한 서풍을 보여 준다.

이에 비하여 권육(卷六)은 표지의 모양도 보다 뚝 떨어지며 내용의 글씨도 권일(卷一)에 비하면 너무 치졸(稚拙)하여 이것을 같은 사람의 솜씨로는 볼 수가 없다. 그러나 역시 둔중미(鈍重味)가 많고 표일(飄逸)한 기운이 부족한 점으로 보아 고려말기(高麗末期) 이상은 올라가기가 어려울 듯하다.

비록 한 책뿐이나 사경중(寫經中)의 일품(逸品)임에 틀림없다. 현재(現在) 국립중앙박물관(國立中央博物館)에 보관(保管)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