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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리울 뿐이야 / 이 보 숙

문성식 2015. 7. 6. 15:53

다만, 그리울 뿐이야 / 이 보 숙 
처마 밑에
사그락사그락 
달빛 내리는 소리
인적 없는 공원에 달빛이 맑다
맑은 
허공에 파문이 인다
고질병 같은 그리움 
쉼 없이 아침저녁으로
밀려왔다가 밀려간다
허공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
너를 보낸
숨 막히던 세월은 흘러갔다
두 팔은 날갯짓을 멈추었고
눈 막고 입도 막고 귀마저 닫았으니
너를 향한 사랑의 고통은 끝났다
다만, 그리울 뿐이야.
사색 한 구절 : 허공은 빈 가슴을 의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