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향기 / 詩: 김춘경 (낭송:김춘경)
금방 끓인 뜨거운 물에
녹차 티백 하나를 담가 놓고
가느다란 줄을 잡아당기니
투명한 봉지에 갇혀있던 푸른빛 알갱이들
죽은 세포가 살아 움직이듯
컵 안에서 허우적거린다
적실수록 깨어나는
흔들어줄수록 더 깊어지는
향긋한 녹차 향기..
사랑이 그러하듯,
그리움이 그러하듯
흔들어 깨어나는 인간사 감정이
흡사 젖은 녹차가루 같다
뜨거운 한 모금에 꿈틀거리는 사유
좁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
몸 안 깊숙이 자리 잡으니
대책 없는 푸른 향기
구석구석 짙게 녹아내리고
투박한 녹차잔엔 그리움이 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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