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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보현산 시루봉(1,124.4m)은 4월 초부터 깊어가는 가을까지 철마다 피고 지는 야생화들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정상에 천문대가 들어서면서 천문대 측에서 마련한 나무길이 걷기에도 너무 좋은 힐링길이 되었다.
- ▲ 1 보현산 천문대 바로 옆에 솟은 보현산 동봉. ‘普賢山 1126.4m’ 정상석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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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설이 간간이 남아 있는 4월 너도바람꽃이 살포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고, 5월이면 온 천지가 갖가지 꽃들로 인해 어디 하나 발 디딜 틈 없는 보현산. 다양한 제비꽃과 다른 지역에선 쉬이 볼 수 없는 노랑무늬붓꽃이 무리 지어 피어나고, 왜미나리아재비, 나도바람꽃, 회리바람꽃, 나도개감채, 당개지치, 피나물이 앞 다투어 환한 얼굴로 반겨 준다.
보현산은 석가모니불을 협시하며 공덕을 나누고자 석가와 고행을 같이한다는 ‘보현보살’에서 이름을 따왔다. 보현산은 산이 자리한 정각리(正覺里)를 비롯해 법화리(法華里), 인근 자양면 보현리(普賢里), 탑골, 화남면 공덕리 등의 마을 이름과 공덕동 삼층석탑, 정각리 3층석탑, 묘각사, 거동사 등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불교적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 ▲ 2 천문대 입구의 천수누림길 입구. 나무데크길을 따라 편안하게 야생화를 구경할 수 있다. 3 당개지치. 4 왜미나리아재비. 5 흰벌깨덩굴. 6 큰앵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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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산에 천문대가 들어서면서부터 정상까지 포장도로가 생겨 찾아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5월 야생화 탐사는 정상에 가기 전 하늘재에서 두마임도로 내려가는 길을 따르도록 한다. 면봉산 가는 초입에서 계곡 따라 걷다 보면 당개지치, 회리바람꽃, 나도개감채, 피나물 군락 등을 만날 수 있다.
다시 정상 주차장에 이르면 왼쪽으로 ‘천수누림길’이라는 나무데크길이 시루봉 정상까지 이어져 있다. 이 길로 들어서면 숲길이 아니라 하늘길 같다. 싱그러움이 가득 뿜어 나오는 길 양옆으로 태백제비꽃, 왜미나리아재비, 피나물 등 갖가지 야생화의 향기가 숲길을 메우고 있다. 그러나 5월 초에는 천수누림길을 따라 걷기보다는 주차장에서 우측 숲길로 들어서는 것이 야생화를 탐사하기에 더 좋다.
숲길에 들어서면 온통 박새가 어우러져 있고 그 박새의 잎사귀 사이에는 나도바람꽃이 왜미나리아재비, 현호색과 어우러져 맘껏 뽐낸다. 민눈양지꽃, 개별꽃, 피나물들도 볼 만하지만 귀하디귀한 노랑무늬붓꽃이 온 사방에 가득 피어 있어 어디든지 카메라를 들이대면 작품 사진이 나온다. 가만히 땅바닥에 엎드리면 금강애기나리들이 숲 사이 찾아든 햇살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나무를 바라보면 갖가지 나무 꽃들도 한창 피어 있을 것이다.
이 숲은 5월 초에는 약초채취꾼들 때문에 출입을 제한한다. 하지만 야생화 탐사를 위해 왔다고 하면 어렵지 않게 출입할 수 있다. 이 숲길도 정상까지 이어져 있어 5월 북서쪽 방향, 그리고 간간이 찾아드는 햇살을 따라 많은 꽃들이 피어난다.
5월 중순 정도에는 출입제한이 풀리고 풀솜대, 꿩의다리아재비, 큰앵초, 복주머니란, 작약, 은방울꽃, 노루삼 등의 야생화가 지천으로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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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대중교통으로는 다소 불편해 자가용이 편하다.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영천시내버스터미널에서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있는 ‘상송’행 버스를 타고 화북면소재지인 자천에 내려 보현산 천문대까지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자가용은 경부고속도로를 타다가 대구 도동 분기점에서 대구익산고속도로를 타고 북영천 나들목에서 빠져나온다. 이후 청송 방면으로 20여 분 달리다 화북면소재지인 자천리에서 우측 별빛마을 가는 길로 접어들면 된다.
숙식(지역번호 054) 보현산 초입 별빛마을의 내고향별빛마을(336-8929)로 연락하면 숙박시설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별빛마을에는 요즘 봄철 미나리가 한창이다. 삼거리에 있는 천문대식당(336-7121)은 정식과 시원한 칼국수와 콩국수가 별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