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자의 영성이 교회성장에 미치는 영향10.
실천신학 전공 김 성 식
III. 목회현장에 있어서
B. 목회현장과 영성
2. 영성과 목회상담
a) 목회상담의 정의
케롤에이와즈는 상담목회의 정의를 구태여 내리려고 할 것이 아니라 상담방법에 더 관심을 가지라고 권했으며 또 라이스씨는 상담의 정의보다 상담 요령에 관심을 가지라고 말하지만 목회상담은 내담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과정으로서 종래의 충고 형식이라든지 권면 혹은 명령을 함으로서 내담자 자신이 능동적으로 자기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고 처리하는 책임감과 정서적 이해의 방법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는 요구에서 생기는 반응적인 상호관계 황의영, 「목회상담의 원리」 (서울 : 생명의 말씀사, 1983), p. 23.
라 하였다.
목회상담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간영혼의 구원이다. 성서가 말하는 구원이란 하나님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이 구원은 실현될 수 있다. 따라서 목회상담의 본질은 인간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것이요 개개인에게 그리스도를 소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회상담은 인간들로 하여금 그들의 삶에 있어서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도록 돕는 일이다.
목회상담은 한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앞에 놓여진 가능성 가운데 하나님의 선한 뜻을 선택하도록 돕고 아울러 하나님과 이웃 그리고 자기자신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목회상담의 과정에서 하나님의 육체적 정신적인 요구에 대한 돌봄 (Care)이 또 하나의 필수적인 요소로 등장한다. 예수님은 병든자를 치료하셨고 근심과 슬픔에 잠겨있는 자들에게 평화와 안정과 소망을 주셨다. 이것은 육체적인 정신적 인간의 요구에 대한 돌봄이 목회상담의 기본 임무가 되는 것임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목회상담은 한 인간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살고 한 인간으로 성장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보다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그의 숨은 가능성을 개발시켜주는 인간 대 인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즉, 상담이란 내담자로 하여금 스스로 새로운 태도를 갖게 하는데까지 이끌어주는 과정으로서 이 새로운 태도는 내담자로 하여금 차차로 자기의 문제를 정확하게 통찰하도록 하고 인격의 통합을 달성케 하는 것이며 또 앞으로 닥쳐오는 생활면의 여러가지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게 하는 것이다. Ibid., p. 24.
b) 심방, 상담과 영성의 연계성
목회가 여러가지 문제로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를 만나서 그들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 사람들과 인간적인 관계요 사귐을 해 나가는 동안에 그들을 하나님의 구원으로 인도해 나가는 모든 관계의 과정이라고 정의한다면 목회상담도 이러한 맥락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문제를 당하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계이며, 나아가서 그들을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에로 인도해 나가는 과정으로서의 목회의 콘텍스트에서만 목회상담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위와같이 목회와 목회상담을 고려한다면 심방은 목회의 한 형태이며, 목회상담과 심방은 목회현장에서 볼때에 동일시 할 수는 없으나 분리해서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다. 목회상담이 심방의 형태를 취하지 않고 상담속에 상담시간을 정하여 상담하는 것은 아직도 한국교회의 실정에서는 요원하며, 찾아가서 만나는 형태의 목회상담이라야 한국교회의 목회의 한 기능으로서 목회상담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심방도 고난 당하는 자를 찾아가서 그들과 만나서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관계에로 인도해 나가는 목회상담의 방법을 통해서만 진정한 의미에서 목회의 한 형태로서 그 구실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각도에서 이해한다면 기독교 영성은
①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만남과 사귐을 위한 훈련과,
② 그분께서 나의 삶을 현장속에서 나를 새롭게 한다는 은혜의 경건함과,
③ 역사의 현장 속에서 하나님의 구원의 사역에 동참하는 그리스도 중심의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의 과정을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근간에 기독교 영성을 명상훈련, 말씀묵상이나 Q.T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기독교 영성의 한 국면만을 이야기 하는 것에 불과하다. 만일 영성을 이런 방식으로만 이해 한다면 영성과 심방과 목회 상담은 별로 관계가 없을 것이다. 목회현장은 심방과 상담과 영성이 만나는 장소요,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는 장이요, 교역자가 겸손하게 기도하며 동참해야 될 현장이다.
3. 영성과 치유목회
a) 전인성과 영성
기독교가 말하는 치유란 인간의 본래적 상태론의 원형적 회복이다. 원형적 회복이란 원초적 상태로의 구조적 회복이 아니라 더욱 발전된 상태로의 성장적 회복이다. 그러므로 치유란 단순하게 어떤 높은 단계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상승한다는 것은 치유를 단순하게 신체적 영역에다가 국한시키지 않는다는 뜻이다. 치유는 전인적 영역에 속한 것으로서 신체와 정신과 영혼이 새로운 균형을 이루면서 재통합되는 과정이다.
기독교의 영성적 표현인 기도, 예배, 세례, 성만찬, 금식 등 어느 하나도 인간의 특정한 측면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없다. 이들은 모두 인간의 신체와 정신, 가치와 의미 발견, 초월을 향한 지향성 등 전인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친다. 치유에 대한 오해는 신체적 질병에다 국한 시키기 때문에 생기고 영성에 대한 오해는 경험에다 국한시키기 때문에 생긴다. 이 둘이 모두 인간의 전인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한다면 치유와 영성의 의미는 모두 포괄적으로 이해 될 것이다.
b) 치유와 영성의 함수관계
예수의 치유 사역에 대한 해석은 시대에 따라 이해를 달리해 왔다. 이와같은 이해의 변화는 치유 기술의 발달이나 문화적 기풍 등 시대 정신의 변천 과정과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영성도 시대적 정신이나 문화적 기풍을 나타내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영성은 기본적으로 성서적 영성에 기초하고 있으나 이것이 문화적 풍토와 합류해서 하나의 시대적 정신으로 나타날 때는 의미의 초점을 달리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치유 개념에 대한 해석의 변화와 시대적 정신으로서의 영성적 표현은 불가불 함수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이 관계는 시대에 따라 나타난 영성의 초점과 치유의 의미를 연결시켜 보면 분명해질 것이다.
기독교의 영성은 기본적으로 성서적 영성이지만 이것 자체도 페르시아나 희랍의 영성 등과 접촉된 것이다. 이와같은 시대적 정신의 표현으로서의 영성은 한 시대의 문화적 내지는 철학적 기풍에 따랄 초점을 달리하게 되었고, 따라서 치유 개념에 연동된 해석은 차이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러나 위에서 제기한 대로 기독교의 치유를 신체적 회복에 다만 국한시킬 때는 불가사의한 기적에 국한되지만 의미, 가치, 실존적 자각까지를 포함한 전인적 원형 회복으로 이해한다면 치유와 영성의 관계를 연결시킬 수 있다.
4. 영성과 예전적 적용
a) 예전과 영성생활
예전이란 말은 원래 공적 의무 혹은 공적인 일을 의미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크리스천들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드리는 공적인 예배이다. 교회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직무를 수행할 때 예전을 통해서 한다. 즉 성만찬 예전을 통해 하나님 말씀이 선포되고 그리스도 생애의 핵심인 고난과 부활이 기념되고 성례전을 통해 인간이 초자연적 생명에 참여하게 되고 매일 행하는 성무일도 예전을 통해 기도와 찬미를 바친다.
예전학자 세퍼드는 “예전이야말로 인간의 영성을 교육하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말하였다. Massey H. Shepherd, Jr. The Worshop of the Church (The Seabury Press. New York, 1952), p. 64.
그것은 예전을 통해서 하나님의 은총이 전달되기때문이다. 즉 예전을 통해 하나님은 중개자 없이 당신 스스로 신앙인에게 은총을 나누어 주신다. 참된 영성생활의 삶은 믿음의 내용이나 예수를 모방하는 윤리적 삶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관계에서 예수와 일치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신앙생활할 때 예전적 예배생활을 통해 근본적으로 그리스도와 일치함을 경험함으로써 확실해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예전은 영성생활에 있어 신앙인을 하나님 안에 뿌리박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로써 개인 중심의 주관적 신앙을 초월하여 일치를 이루어 새로운 공동체를 가능하게 해 주는 일이다.
b) 성례전 중심의 영성확립
앞에서 예전과 영성생활의 관계에 있어서 중요성을 간단히 고찰했고, 여기서는 이 글의 가장 초점이 되는 한국 교회 영성 정립의 과제로서 성례전 중심의 영성 확립을 제시하고자 한다.
성만찬 예식서에서 전통적으로 신학적 논란이 되어 온 기념, 임재, 희생에 대한 개념 해석 및 표현의 중요한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박근원, 「리마에식서」 (서울 : 한국기독교교회 협의회, 1987), pp. 14-16.
① 성만찬과 설교와의 관계로서 이 두가지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② 성만찬과 하나님 나라와의 관계에서 하나님의 은총이 교회 밖에도 나타날 수 있음을 강조한다.
③ 성만찬과 성령과의 관계이다. 성령 임재가 많이 강조되어 있다.
④ 성만찬을 선교와의 관련에서 강조하면서 성만찬은 신(神)과 나를 세계사의 중심적 사건과 연관시켜 주고 있다.
⑤ 성만찬과 일치와의 관계성이다.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빵과 공동의 잔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모든 사람들이 지체가 되어 한 몸을 이룬다는 사실을 확인 시켜 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⑥ 성만찬 집행은 가능하면 매주일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하고 있다.
이상으로 리마 성찬 예식서의 특징을 개관해 보았다. 가장 중요한 두가지를 다시 강조한다면 성만찬을 통해 수직적으로는 주님이신 그리스도와 수평적으로 내 이웃인 그리스도의 지체된 형제 자매들과 일치하는 것이며 이것이 근간이 되어 새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생성되는 새 공동체는 개인을 초월하고 사회성을 갖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방향으로 한국의 개신교가 영성 정립을 수행해 나갈 때 가장 취약점이 되어 온 개인 중심 신앙과 끊임없이 교파 분열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한국 기독교 교회협의회에서 세계교회 협의회 (WCC)의 신앙과 직제 위원회의 활동과 방향에 발맞추어 리마 예식문에 대한 연구협의회를 계속갖고 함께 연구하며 함께 수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함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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