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생활과 생활습관의 서구화 때문에 대장 질환, 특히 대장암이 다른 암에 비해서 급격히 늘고 있다. 2007년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1999년에서 2002년 암 발생 건수를 조사한 것을 보면 4년간 남자는 대장암이 36.4%로 가장 높은 암 증가율을 보였고, 여자는 22.9%로 갑상샘암, 유방암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서양에서 많이 발생하던 대장암이 국내에서 많이 증가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생활 양식이 점차 서구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대장암에 대해서 논하려면 먼저 대장용종에 대해 알아야 한다. 대부분 대장암은 대장용종의 단계를 거치기 때문이다. 대장용종이란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인 자극을 계속 받아 만들어진 융기를 말한다. 그 모양이 마치 피부에 생긴 사마귀나 조그만 혹 모양을 하고 있다. 대장용종을 제거하지 않고 그냥 두게 되면 계속된 변화를 거쳐서 일부에서는 대장암이 되는데, 대략 대장용종을 그냥 두었을 때 10년 후 대장암이 될 확률이 약 8%, 20년 후 대장암이 될 확률이 약 24%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용종은 미국의 경우 60세 이상의 약 47%가량이 가지고 있고, 국내 연구에서도 60세 이상의 약 3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대장용종에 대해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점은 ‘대장용종은 꼭 제거해야 하나’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장용종 자체는 양성의 혹이다. 즉, 악성의 혹과는 달리 그냥 두어도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퍼지거나 하지 않으므로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부의 대장용종은 시간이 지나면 악성의 혹, 즉 암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대장용종을 발견하면 반드시 폴립 절제술을 통하여 제거함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대장용종에 관한 일반인들의 궁금증 중, 증상에 대한 부분도 많다. 대부분의 단순 폴립은 대장 내에 1~2cm 정도의 작은 사마귀 모양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배가 아프거나 변비,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폴립이 크면 피가 묻어 나오거나 끈끈한 점액 변을 보는 경우가 있고, 드물지만 폴립이 매우 커져서 장을 막아 변비, 설사, 복통을 일으키는 예도 있다.
대장용종을 발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변 잠혈검사, 대장조영술, S상결장경, 대장내시경 등이 그것이다. 대변 잠혈검사는 폴립에서 흘러나올 수 있는 미세한 피 성분을 대변분석을 통해서 발견하는 검사인데, 폴립에서 피가 흘러나오지 않을 수 있고, 흘러나온다고 하더라도 한 번의 대변검사로는 발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대장 조영술은 항문으로 조영제를 넣은 후 사진을 찍어서 대장의 이상 여부를 관찰하는 검사로 대장 내시경보다 전처치나 시술 과정이 좀 더 간편할 수 있지만, 대장내시경보다 정확도가 낮다는 특징이 있다. S상 결장경은 항문에서 3~40cm 정도의 거리에 있는 직장과 S상 결장을 관찰하는 검사법으로 상당수의 대장질환이 이곳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시행하는 검사이지만, S상 결장 이외의 대장에서도 병이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검사법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반면, 대장내시경은 대장 전체를 검사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협대역 영상 내시경(NBI)과 같은 최신 기능을 이용하면 더욱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또한, 대장용종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시행하거나 폴립 절제술을 바로 시행할 수 있어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지기도 하는 장점이 있다.
/기고자 :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