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안구건조증 vs 눈물흘림증

문성식 2012. 9. 7. 14:35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안구건조증 vs 눈물흘림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 동안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4년 98만4310명이던 안구건조증 진료 환자가 2008년 153만6839명으로 1.6배 증가했다. 총 진료비도 2004년 250억3400만원에서 422억6000만원으로 1.7배 늘었다. 안구건조증은 과거 중년기 이후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었지만, 최근 남녀노소 연령 불문하고 발병하는 국민 안질환이 되었다. 안구건조증은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도가 심각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안구건조증은 무엇인가?

눈물은 점액·물·지방으로 구성되며, 눈을 깜박일 때마다 필름처럼 눈을 덮어 눈물막을 형성한다. 안구건조증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한 눈물막 이상으로 발생한다. 눈물의 성분 비율이 깨질 때, 눈물 분비량이 적을 때, 눈물이 너무 빨리 마를 때 안구건조 증상이 나타난다. 안구건조증의 주요 유발요인은 컴퓨터나 콘택트렌즈 사용 등 환경적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네안과병원 최태훈 원장은 “안구건조증의 원인은 눈물 분비 저하, 눈물의 과도한 증발, 눈물생성기관의 염증 등인데, 대표적인 증상은 눈이 뻑뻑하거나 이물감이 있고 눈이 쉽게 피로해 눈을 잘 뜰 수 없는 것이다. 눈곱이 자주 끼고 눈이 충혈되거나, 찬 바람·연기·바람 등 외부자극을 받으면 눈물이 나는 것 역시 안구건조증 증상이다”라고 말했다.

만성 안구건조증 유발하는 안검염

안검염은 만성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대표 질환이다. 눈꺼풀 가장자리와 속눈썹 부위에 있는 20~25개의 기름샘이 노폐물과 세균에 막혀 배출되지 못해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발생 원인이 여드름과 비슷해 ‘눈꺼풀 여드름’이라고도 한다. 안검염이 생기면 염증 속 포도상구균에서 배출하는 독소가 눈물막을 구성하는 지방층을 얇게 만들어 눈물이 쉽게 마른다. 최태훈 원장은 “안검염으로 인한 만성 안구건조증 환자는 눈물분비량이 정상이어도 눈물이 더 빨리 마른다. 인공눈물을 넣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병원에서 안검염의 원인인 피지를 짜내고 일정기간 안검염 원인균을 없애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검염 예방법 눈꺼풀 위에 따뜻한 물수건을 5분간 올려놓은 후 면봉이나 거즈 등으로 속눈썹 주변을 닦는다. 눈꺼풀 전용 청결제품이나 자극이 적은 유아용 샴푸를 5 : 1로 희석한 물을 사용한다.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쓰고 수시로 인공눈물을 넣는다. 특히 미용목적으로 넣는 콘택트렌즈는 눈물의 순환을 막으니 착용을 피한다. 육류 위주의 식단은 피한다.

안구건조증의 병원 치료법

눈물층은 각막(검은자), 점액층, 수성층, 지방층으로 나뉜다. 수성층에 눈물이 부족해 안구건조증이 생겼다면 인공눈물 점안법으로 치료한다. 지방층의 눈물 증발이 증가해 안구건조증이 생겼다면 눈꺼풀 염증치료를 시행한다. 안구의 염증으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생겼다면 항염증 치료를 한다. 최태훈 원장은 “대다수가 안구건조증을 일시적인 가벼운 질환으로 여겨 식염수나 인공눈물을 넣는 데 그친다. 건조한 정도에 따라 정확한 검사를 통해 단계별 치료를 한다. 눈이 심하게 건조하면 각막이 말라 시력이 심하게 저하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안과 양홍석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생활환경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기적인 눈 휴식, 가습기나 환기를 통해 생활환경을 개선한다. 오메가3 항산화제와 같은 보조식품을 복용하는 것도 좋다. 인공눈물을 넣는 것으로 시작해, 항염증 약물 사용으로 안구건조증이 좋아지지 않으면 눈물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누점폐쇄술 등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의 단계별 치료
1단계 :
평소 근무환경을 건조하지 않게 개선하며 흔히 사용하는 인공눈물을 처방한다.
2단계 : 눈에 염증이 생겨 안구건조증이 생겼다면 눈물 생성을 도와주는 항염증제를 사용한다. 눈물 생성이 적은 환자는 눈물이 빠져나가는 구멍, 즉 눈물점을 콜라겐으로 폐쇄해 증상을 호전시킨다.
3단계 : 영구적으로 눈물점을 막는 눈물점 폐쇄법을 시행한다.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거나 염증 억제 및 상처 회복에 좋은 자가혈청을 투여한다.
4단계 : 난치성 안구건조증에 해당된다. 각막에 인공 막을 덮어 고정시킴으로써 건조함으로 손상된 각막의 재생을 돕는 양막이식술, 눈꺼풀봉합술 등을 시술한다.
눈물흘림증도 그냥 넘기지 마세요!

날이 추우면 눈물이 더 많이 분비돼 외부환경으로부터 눈을 보호한다. 눈물은 눈 앞초리에 있는 눈물길을 따라 코 속으로 빠져나가지만, 이곳에 이상이 생기면 눈꺼풀 밖으로 넘쳐 눈물처럼 흐른다. 이 증상이 눈물흘림증이다. 눈물흘림증은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흘러 시야가 뿌옇고 일생생활이 불편하다. 심하면 눈가가 벌겋게 짓물러 눈가피부염, 누낭염(눈물주머니염)으로 번진다. 최태훈 원장은 “눈물길이 막히는 원인은 다양한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눈·코의 염증이나 종양, 외부의 강한 충격으로 인한 눈물길 손상이 눈물길을 좁게 만들거나 막히게 한다”고 말했다.

눈물흘림증,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

눈물흘림증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눈물량이 평소보다 많다면 안과에서 ‘눈물관세척검사’를 받아 눈물길의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이 검사는 생리식염수를 주사해 물이 내려가는 정도를 보는 것으로, 결과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누네안과병원 이태수 원장은 “눈물길이 완전히 막히지 않았어도 눈물 배출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기능적 폐쇄’로 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고 말했다.

눈물흘림증은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눈물흘림증에 처방되는 항생제 안약은 눈물 때문에 생긴 염증을 완화시키는 효과만 있다. 눈물흘림증 수술은 좁아진 눈물길을 넓혀 주는 ‘실리콘관삽입술’과 막힌 눈물길을 뚫어 주는 ‘레이저누낭비강연결술’ 등 두 가지다. 실리콘관 수술은 실리콘관을 눈물길에 2~3개월 동안 넣어 좁아진 눈물길을 넓혀 주는 것이다. 레이저누낭비강연결술은 눈물길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뼈에 레이저로 구멍을 내 새로운 눈물길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이태수 원장은 “레이저누낭비강연결술은 수술후 가는 실리콘관을 눈물길에 삽입해 좁아진 눈물길을 넓힌 뒤 2~6개월 내에 제거한다. 내시경을 이용해 코 내부에서 수술해 흉터가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 취재 권미현 헬스조선 기자 mhkwon@chosun.com
사진 백기광(스튜디오100)
모델 황세진
메이크업&헤어 정현정파라팜
도움말 양홍석(아주대병원 안과 교수), 이태수·최태훈·홍영재(누네안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