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내 남편의 위험 신호, 남성갱년기

문성식 2012. 9. 5. 12:10


내 남편의 위험 신호, 남성갱년기

 

“성욕 저하뿐 아니라 탈모와 무기력함도 갱년기 증상”

남편이 예전 같지 않다. ‘피곤하다’는 말이 입에 배었고, 잠자리에선 돌아눕는 날이 더 많다. 아무리 보양식을 갖다 바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갱년기를 의심해보는 편이 현명하다.

 

Part 1 남성갱년기의 원인과 증상

올해 43세의 평범한 샐러리맨 박연수 씨. 탄탄한 직장에 아내와 두 남매의 가장으로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하던 그에게 지난해 중순부터 예기치 못한 걱정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한창 일할 나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 직장생활이 짜증나고 이유도 없이 피곤한 것은 물론, 예전 같으면 아름다운 이성에게 흘깃거리며 눈길을 주었을 법하지만, 이제는 목석이 된 듯 아무 감흥도 없는 지경에게까지 이르고 말았고 아내와의 잠자리도 피곤하기만하다. 계속되는 이상증세에 결국 병원을 찾은 박씨는 ‘남성갱년기’라는 뜻밖의 진단을 받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남성호르몬, 30세 이후부터 1%씩 감소 

 

‘갱년기’라는 말은 흔히 여성들이 폐경기 이후에 맞는 신체적인 변화와 노후를 가리키는 말로 대변되는 것이 사실. 하지만 남성들도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갱년기 증상이 있음이 몇 년 전부터 밝혀지면서 이에 대한 연구와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50대는 물론 각종 스트레스와 공해에 오염된 요즘에는 앞서 든 사례처럼 40대 초반에 이미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형편이다. 40대 중반을 넘기면서 ‘정력이 예전 같지 않다’며 정력제를 찾는 남성들의 대부분이 실은 남성갱년기를 자각하지 못하는 무지함에서 비롯된 행동들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남성갱년기가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뚜렷한 증세로 이미 많은 내용들이 밝혀진 여성갱년기에 비해, 남성갱년기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남성갱년기의 주요 원인은 호르몬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극히 미세한 양으로도 신진대사에 매우 크고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마법의 물질’로 불리는 호르몬의 부조화는 갱년기의 주된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45세 이상 중년남성 중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3ng/ml 미만일 때 남성갱년기로 정의된다. 갱년기 증상은 노화와 함께 테스토스테론, 성장호르몬, 부신 남성호르몬, 멜라토닌 등의 호르몬 감소가 종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대표적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경우 30세를 넘기면서부터 해마다 1%씩 줄어들고 성욕 감소, 무기력감 상승, 근육량 및 근력 감소, 복부 비만 등의 각종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남성호르몬은 태아에게 남자아이답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성장기에는 남성의 기본 골격을 갖추게 해준다. 성인이 되면 남성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연령 증가와 노화에 따른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현대의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신의 영역. 하지만 자연스런 노화에 따른 호르몬 감소보다는 과도한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영양상태와 비만 정도, 운동 부족 등이 현대의 남성들을 위협하는 주요한 호르몬 감소 요인인 것이 사실이다. 이 밖에도 고혈압 같은 심혈관계 질환, 당뇨, 고지혈증, 간질환 등의 만성 질환 및 연령 증가로 인한 뇌와 고환의 노화도 남성호르몬 감소의 신체적 요인이다.

 


남성도 폐경을 맞는다

 

남녀 모두 40세 이상이 되면 성호르몬(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시작해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맞게 마련이다. 즉 갱년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남녀 공히 호르몬의 감소라는 뜻. 20대 초반에 정점을 이루던 남성의 생식능력은 30대 이후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해, 40대 이후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게 되고, 이때부터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여성은 폐경을 맞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이 확실히 나타나는 편이지만,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의 분비에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모든 남성이 갱년기를 겪는 것은 아니다.

대한남성갱년기학회의 2002년 국내 연구조사에 따르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기준치보다 감소한 경우가 40대 이상 남성 중 15~20% 정도였고, 미국에서 실시한 역학조사에 따르면 50대의 10%, 60대의 20%가 남성갱년기 환자라는 보고가 있다. 일반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무기력, 피로, 성기능 감소가 있는 40대 이상 남성의 10명 중 2명은 남성갱년기가 원인이라는 것이 학계의 견해다.

남성갱년기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들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로 혈관 운동성 증상이다. 식은땀이 잘 나고,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늘어나거나 불면증 횟수가 많아지는 증상이 대표적. 두 번째는 심리적 증상으로 기억력 감소, 집중력 저하, 잦은 우울감과 초조함, 의욕 감소와 짜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세 번째는 신체적 증상. 항상 피곤함과 무기력함을 느끼거나 근육의 양과 힘이 떨어진 경우, 뼈마디가 쑤시고 약해진 느낌, 여성처럼 변한 가슴, 탈모를 비롯한 수염량의 감소, 아랫배(올챙이배)가 나오는 증상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짚어볼 것이 성적 증상이다. 성욕 감소, 발기부전을 비롯해 오르가슴을 느끼기 힘들어지거나 사정액이 적어지면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발기력 자체가 떨어지고 성관계의 횟수도 줄어들 뿐 아니라 사정 후 다음 발기까지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 또한 갱년기의 대표적 증상이다.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남성들 중 가장 민감한 것이 바로 이러한 성적 증상이다. 테스토스테론은 성욕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부분적으로 발기에도 작용한다. 남성호르몬의 90%가 고환에서 생성된다는 것은 남성갱년기 증상이 성적인 증상과 얼마나 큰 관계가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문의 먼저 찾는 것이 최선

 

남성갱년기가 의심될 경우에는 정력제를 찾는 대신 하루빨리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진찰을 통해 증상을 확인하고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의 감소 여부를 체크한다. 또한 단순한 노화가 아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질병으로 인한 호르몬 감소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전문의의 진찰은 필수다.

남성갱년기는 명확한 하나의 원인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검사를 실시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 등 호르몬 검사, 고지혈증 검사, 심혈관계 질환 예측지표, 체지방과 근육량 측정, 골밀도 검사, 전립선 검사 등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많지만, 대표적으로 손쉽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혈액검사다. 혈액검사를 통해 성호르몬과 결합된 테스토스테론의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Part 2 남성갱년기, 이렇게 치료한다

호르몬, 특히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테스토스테론의 균형을 맞춰주면 웬만한 갱년기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사실. 임상적으로 사용 가능한 테스토스테론의 보충방법은 주사제, 경구약제, 경피제의 세 가지로 나뉜다.

주사제는 가장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 3~4주에 한 번씩 근육주사를 맞는 방법으로 주사 후 72시간 이내에 최대농도에 도달한 후 수시간에 걸쳐 서서히 감소한다. 주사제의 장점은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고 효과도 수주일 동안 유지된다는 점. 그러나 부작용도 있다. 2~3주마다 투여되는 주사제의 경우 주사 직후와 다음 주사 직전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의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심리적·생리적 동요현상(롤러코스트 효과)이 흔히 있을 수 있다.

경구약제는 말 그대로 직접 약을 복용하는 방법. 과거에는 먹는 약은 간독성이 있어 많이 사용하지 않았으나 최근에 출시된 지용성인 약물은 먹는 약이지만 간독성이 거의 없고 효과적으로 혈중 농도를 올린다는 장점이 있어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다. 하지만 생리적인 농도 이상의 높은 혈중 농도가 유발될 수 있으며, 임파계를 통해 흡수되므로 식사와 함께 복용해야 하며, 반감기가 짧아 하루 2회 이상 복용해야 하므로 간혹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단점이 있다.

경피제는 다른 말로 패치제라고도 한다. 일반 피부에 부착하는 방법, 음낭에 부착하는 방법, 피부에 바르는 방법 등이 개발되어 있고, 주사제나 경구제와 비교해볼 때 남성호르몬의 생리적 혈중 농도와 가장 유사한 혈중농도를 만들 수 있으며, 주사의 불편함이나 소화불량 등을 일으키지 않는 장점 등으로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추천된다. 하지만 피부 자극,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남성갱년기 치료 사례

사례 1“부인이 먼저 병원 가자고 해 갱년기 진단”

올해 47세로 중소기업의 중견간부로 재직 중인 A씨.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이고 특별히 문제될 것 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 성욕 저하로 인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다. 성욕뿐만 아니라 일의 의욕까지 떨어져 힘들어 하던 그에게 전문의 진찰을 권유한 사람의 바로 아내. 예전 같지 않은 부부생활로 부인도 스트레스를 받기는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쑥스러움을 참고 이야기하는 아내의 말에 A씨도 고개를 끄덕였고,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와 간기능 검사 등을 받은 결과 남성호르몬 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 5정도가 정상 수준인 것에 비해 A씨는 호르몬 수치가 2까지 떨어져 있었다. 주사약 처방을 통해 호르몬 밸런스를 맞춘 결과 예전의 금실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활력적으로 변한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사례 2 “호르몬 보충 없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극복”

40대 초반의 B씨. 역시 성적 욕구가 눈에 띌 만큼 줄어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예상외로 호르몬 수치는 정상 이하이긴 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검사 결과 B씨는 남성호르몬 부족보다는 신체 밸런스가 급격하게 무너진 것이 원인이었다. 애연가에 음주까지 즐기며 업무량도 많았던 B씨. 병원에선 호르몬 보충 대신 우선 술·담배를 끊고 운동을 하라는 처방을 내렸다. 그날로 술·담배를 끊은 B씨가 택한 운동은 속보. 평소 관절이 좋지 않아 조깅이나 등산 대신 매일 아침 20~30분가량 빨리 걷기를 했다. 2주일 후 병원을 찾은 B씨는 운동 처방을 내린 의사에게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다. 불과 2주 만에 예전 같은 활력을 되찾은 그는 요즘엔 아내도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례 3 “여성호르몬 과다 분비로 부부생활 어려웠다”

올해 36세의 C씨. 누구보다 정력적으로 일할 나이지만 유독 부부간의 성생활 부분만큼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집안 분위기를 바꾸고, 야한 속옷을 준비하는가 하면 심지어 술까지 먹였던 아내의 노력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기 일쑤. 도무지 반응이 없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바람을 피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했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아내의 권유에 억지로 병원을 찾은 C씨는 충격적인 진찰 결과를 들어야 했다.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유즙분비 호르몬’이 정상적인 남성의 5배 수준까지 치솟았던 것. 유즙분비 호르몬은 여성의 경우에도 수유기에만 분비량이 느는 호르몬. 뇌하수체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은 일반적으로 종양 등이 있을 때 이상적으로 분비량이 증가한다. 정확한 검사 결과 C씨 역시 뇌하수체에서 종양은 아니지만 물혹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여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됐고, 자연히 성욕 또한 사라졌던 것. 수술 대신 먹는 약 처방을 받은 그는 3개월 뒤 정상적인 호르몬 수치는 물론 부부생활 또한 예전 같은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다. 갱년기 증상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치료까지 받게 된 셈이다.


사례 4 “아내의 이혼 농담에 흠칫했다”

평소 드라마 시청을 좋아하는 D씨의 아내. 여느 때처럼 TV 시청을 하던 아내의 표정이 그날따라 심각한 것을 눈치 챈 D씨는 결국 아내의 한마디에 내심 놀라고 말았다. 부부간의 성(性) 문제로 인한 불화가 주요 내용이었던 드라마를 보며 “나도 확 이혼해버릴까”라는 아내의 말. 비록 농담이었지만 D씨는 예전 같지 않은 부부생활 때문에 내심 숨겨왔던 걱정거리가 표면으로 드러난 기분이었다. ‘아차’ 싶은 생각에 병원을 찾은 D씨는 역시 남성호르몬 보충이라는 처방을 받았다. 그동안 전문의 상담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병원행을 미루었던 그가 아내의 뼈 있는 농담 한마디에 갱년기 탈출에 성공한 것이다.


운동과 식이요법이 필수

 

남성갱년기 치료의 핵심은 호르몬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흐트러진 신체의 균형과 조화를 되찾는 것. 따라서 평소의 생활습관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약물과 호르몬 치료 외에도 반드시 점검해야 할 부분이다.

조깅이나 걷기, 등산과 같은 유산소운동은 남성갱년기에 제일 적합한 운동방법 중 하나. 특히 등산의 경우 다리· 허리 등 하체를 중심으로 하는 전체 근력을 향상시키고, 혈액순환 개선과 폐활량 증가에도 좋다. 운동을 하면 여러 이점이 있지만 남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남성갱년기에 매우 유익하고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또 정기적인 유산소 운동은 혈압, 혈당, 체지방량을 감소시켜 심혈관계 질환을 줄인다. 식생활과 관련된 습관도 돌아보는 것이 좋다. 술과 담배를 끊는 것은 기본. 비만의 원인이 되는 과식을 피하고 고혈압이나 당뇨 증상이 있는 경우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이 갱년기 탈출의 시작이다. 또한 편식을 피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선한 야채와 서로 다른 색깔의 과일, 콩으로 만든 식품 등을 섭취하고 설탕이나 소금, 패스트푸드는 줄이거나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남성갱년기 자가진단 테스트  


1. 성욕이 줄었습니까? □
2. 이유 없이 무기력합니까? □
3. 체력이나 지구력에 감퇴가 있다. □
4. 키가 줄었다. □
5. 삶의 즐거움이 줄었다고 느낀 적이 있다. □
6. 울적하거나 괜히 짜증이 난다. □
7. 발기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 □
8. 운동능력이 최근에 떨어진 것을 느낀다. □
9. 저녁식사 후 바로 잠에 빠진다. □
10. 업무의 수행능력이 최근 들어 떨어졌다. □
11. 머리숱이 적어졌다. □

※ 위 질문 중 1번 또는 7번에 체크했거나 그 외 질문에 3개 이상 체크했다면 테스토스테론

부족에 의한 남성갱년기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출처; 이세일 비료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