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 있으면 발에 상처나 염증이 생기기 쉽고, 염증의 진행속도가 빨라 심각한 족부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발바닥·뒤꿈치·발가락 끝의 살이 패여 들어가는 궤양이 대표적이며, 발가락 끝이나 발가락 뒤꿈치가 까맣게 썩어가는 괴저는 심하면 점점 퍼져 발목이나 무릎을 절단하는 경우도 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족부절단의 절반이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한다 . 당뇨병성 족부질환을 경험한 환자 중 3분의 1 이상이 족부손상 이전에 ‘저릿저릿함’, ‘화끈거림’, ‘무감각’과 같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증상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 34%, 족부손상 전에 저린감·화끈거림·무감각함 느껴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차봉연·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가 제 2회 파란양말 캠페인의 일환으로 12개 병원의 당뇨병 환자 535명을 대상으로 ‘발 상태 점검 실태’를 조사한 결과, 당뇨병 환자 중 34%가(535명 중 184명) 족부손상이나 궤양이 생기기 전에 발에 ‘저릿저릿함’, ‘화끈거림’이나 ‘무감각함’과 같은 대표적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증상을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고혈당으로 인해 신경에 손상을 받았거나, 신경의 비정상적인 기능으로 생기는 당뇨병 합병증으로 특히 발과 발가락의 신경이 손상되는 과정에서 전기충격이 오듯 찌릿찌릿한 느낌 또는 화끈거리거나 따끔거리는 느낌 등 감각이상을 나타낸다. 특히 신경병증이 있으면 피부감각이 둔해져 발에 상처가 생기거나, 상처가 궤양으로 이환될 때까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족부질환 경험자의 신경병증 증상 경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이와 같은 신경병증 증상이 나타나면 ‘족부질환 예고증상’으로 생각하고 족부질환 예방과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문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증상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다고 대답한 환자는 20%(108명)였지만, 조사 결과 대표적인 신경병증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환자는 그 보다 두 배 가량 많은 37%(202명)였다. 발에 생긴 이상한 변화나 증상을 묻는 질문에 92명이 ‘저림’증상이 있다고 답했고, 그 다음으로 ‘통증(49명)’, ‘화끈거림(43명)’, ‘감각이상(18명)’ 순으로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증상이 대부분인 것. 이 외에 부종(4명), 티눈(4명), 건조함(3명) 등을 이상 증상으로 꼽았다. 대한당뇨병학회 홍보간사 이성수 교수(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발 또는 다리에 나타나는 저린감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초기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인데 이를 혈액순환 저하나 단순한 저림증으로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경병증이 진행되면 감각이 떨어져 궤양, 괴사, 절단 등의 족부질환까지 부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당뇨병 환자에게서 저림증이 나타나면 신경병증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즉시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만 잘 살펴봐도 족부절단 예방 가능 한편, 당뇨병 환자 30%(160명)는 발을 살펴보던 중에 발에 생긴 상처나 이상감각과 같은 ‘족부절단 위험신호’를 발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발에 생긴 손상을 최초로 발견한 경위로는 이미 손상이 진행 돼 ‘간지럽거나 아파서(66명, 12.3%)’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매일 발을 살펴보다가(54명, 10.1%)’, ‘발을 씻다가(54명, 10.1%)’, ‘흰 수건으로 발을 닦다가 진물이 묻어나서 발견(0.9%, 5명)’ 등으로 조사돼 5명 중 1명(21%)은 평소 발 관찰을 통해 족부절단 위험신호를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발을 미지근한 물로 씻으며 발 상태를 잘 살피고, 흰 수건으로 발을 닦아 수건에 진물이 묻어나는지 살피는 것이 실제로 족부절단의 단초가 되는 증상 발견에 도움이 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증상·발에 생긴 크고 작은 상처·발 상태의 변화(부종, 홍반, 갈라짐)을 ‘족부절단 위험신호’로 보고 환자들에게 이러한 증상이 발견되면 방치하거나 자가 치료하지 말고 즉시 주치의와 상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환자 80%는 발 상태 살펴보는 방법 몰라서 안 해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가 ‘발을 살펴보는 것이 족부절단 예방에 도움이 된다(421명, 78.7%)’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살펴보고 무엇을 체크해야 하는지 등 방법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 10명 중 8명은, ‘대충은 알고 있으나 확신이 없거나(239명, 44%)’, ‘잘 모르고 있는 것(175명, 33%)’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8명 정도는(77%, 410명) 실제로 발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잘 살펴보지 않는 이유는 ‘중요성은 알지만 귀찮아서(23.6%, 126명)’와 ‘어떻게 봐야 하는지 몰라서(22%, 119명)’가 가장 많았다. 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 김성래 교수(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발 관리에 대한 무관심은 가장 결정적인 족부질환의 발병 요인”이라며 “적절한 관심을 기울이면 대부분 당뇨병성 족부질환은 예방 또는 조기치료가 가능하므로 당뇨병을 오래 앓은 환자일수록 음식과 혈당조절 못지 않게 발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환자 발견수칙’에 따라 매일 한 번씩 발 상태를 점검하고 발 위생과 보호에 특히 유의하면 당뇨병으로 인한 족부절단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011년부터 당뇨병 환자의 발 건강을 지키기 위해 ‘파란양말 캠페인’을 개최하고, 환자들의 생활 속 발 관리 실천을 돕는 ‘여름철 당뇨병환자 발 관리 수칙’, ‘당뇨병 환자 발견수칙’ 등을 전하고 있다. [Tip]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환자 발견수칙' 1. 외출 후 귀가 시에는 반드시 발을 미지근한 물로 씻으며 발 상태를 살핀다. 2. 발을 말릴 때 흰 수건으로 발을 닦아 수건에 진물이 묻어나는지 살핀다 3. 거울을 통해 발바닥까지 잘 들여다본다. 4. 물집, 조그만 상처, 부종, 홍반 혹은 발의 변화유무를 매일 잘 살핀다. 5. 발톱을 자를 때는 발톱의 색이나 모양도 살핀다. 6. 물집, 상처, 티눈, 굳은살 등 발에 변화가 발견되면 꼭 주치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다. 7. 발이 건조하고 갈라짐이 있다면 상처가 생기지 않게 보습제를 바르고 관리한다. 8. 발이 저리고, 화끈거리고, 무감각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 나타나면 즉시 주치의를 찾는다. 9. 족부절단 예방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당뇨병성 신경병증 검사를 받는다. 출처 : 헬스조선 2012.08.31 헬스조선 편집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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