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소화불량이 위암의 전조증상 일수도

문성식 2012. 8. 24. 11:44
소화불량이 위암의 전조증상 일수도

 

 

위는 음식물의 소화를 담당하는 장기다. 음식물이 소화되는 동안 위에서 나오는 위산과 위액은 단백질을 녹이고 분해하며, 음식물에 섞여 있는 각종 세균을 죽인다. 위는 평상시에는 성인의 주먹크기 정도이지만 음식물이 들어가면 2L 정도까지 저장될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나며, 한 번 저장된 음식물은 약 2시간에서 6시간 정도 보관된다. 이렇게 음식물을 저장하는 위 덕분에 우리는 하루 3번만 식사를 해도 공복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음식물의 소화, 소독, 저장을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인 위에는 암이 유독 잘 발생한다는 약점이 있다. 한국인의 암 발병률 중에서 위암은 단연 으뜸이다. 국가암정보센터의 1999년~2002년 국내 암환자 통계 자료로는 위암은 10대 암 가운데 매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유독 위암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짜게 먹는 식습관, 높은 헬리코박터균 감염률, 흡연 등의 영향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찌개, 국, 김치, 젓갈 등은 모두 염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소금의 섭취는 위 세포의 변형을 촉발해 위암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한국인의 70% 정도가 보유하고 있는 헬리코박터균은 세계 보건기구(WHO)가 정한 발암물질 1등급에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균은 위점막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며 위암을 발생시키는 원인을 제공한다. 한편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위암 발생률이 2∼3배 높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흡연 역시 중요한 원인이다.
 
위암의 증상은 일반적인 상복부 불쾌감이나 통증 등이다. 대개는 입맛이 없어지고 체중이 감소하며, 쇠약해지고 의욕을 잃게 된다. 그 증상이 일반적인 소화불량 증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다만 위염·위궤양 등의 질환에서는 구역질이 나타나는 경우 치료를 하면 대개 없어지지만, 위암에서는 투약하더라도 호전되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암의 발생 위치가 위의 입구 쪽에 있으면 음식을 삼키기가 어려워지거나 식후 즉시 구토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암의 위치가 십이지장 쪽 즉, 위의 출구 쪽에 있으면 식후에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 구토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위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배에서 덩어리가 만질 수도 있으며, 출혈 때문에 검은색 변을 보거나 피를 토할 수 있고, 위 천공이 일어나 급성 복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문제는, 일부 위암 환자들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말기까지 암이 진행된 경우에도 특이증상을 못 느끼거나 가벼운 소화불량 증상만을 느끼는 예도 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위암도 위염, 위궤양과 같이 투약하면 일시적인 증상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암 환자의 경우, 속이 불편해도 자가진단으로 약을 복용하거나 병원에 가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증상만으로는 위암인지 아닌지 알기 어려우며, 자신이 위암인지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위내시경 검사는 속 쓰림, 소화불량 등의 복부 불편감이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받아야 하며,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30~40대 이후부터는 1~2년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고통과 구역감 등으로 내시경 검사를 회피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최근에는 수면내시경, 캡슐 내시경, 내시경의 굵기를 1/4로 줄여 코로 삽입하는 경비 내시경 등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려는 방법들이 많이 개발돼 있다.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조기에 위암을 발견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위암은 발병률도 높지만, 완치 가능성도 큰 암으로, 폐암은 1기에 치료해도 5년 생존율이 55% 정도이지만 위암 및 대장암은 1기에 치료하면 약 9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인다. 한편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로 위암을 조기에 발견한 경우, 배를 가르는 수술 없이 내시경만으로 위암을 제거하는 ‘내시경 암 절제술’이 가능하다.

내시경으로 암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한 후 내시경에 달린 칼로 암 덩이를 잘라내는 방법으로, 흉터가 남지 않고 회복기간이 빠르며 상처 옮음 같은 합병증의 위험도 적다.

/기고자 :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