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조선일보DB
신혼 첫날밤을 치른 후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거나 잘 참기가 힘들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다면 밀월성 방광염을 의심할 수 있다. 신혼 초에 발병하는 밀월성 방광염은 대부분 3~7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하면 쉽게 치료되는 급성 방광염이지만 이후에도 1년에 3회 이상 재발하거나 잘 낫지 않는다면 만성 방광염으로 보고 치료해야 한다.
인애한의원 김지예 원장은 “신혼 초기에는 미숙한 부부관계로 인한 자극으로 세균이 침투해 방광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부부관계를 할 때마다 방광염이 재발하거나 자주 방광염에 걸리는 경우라면 근본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방광의 기능이 약해진 것이 원인이다. 기초 면역력이 떨어져 염증에 대한 회복이 느려지면 쉽게 치료될 방광염이 만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감기도 1년 내내 달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번도 안 걸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방광염도 자주 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모르고 사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차이는 우리 몸의 면역력에 있다. 급성방광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나 소염제는 당장의 감염균 제거에는 효과적이지만 만성 방광염을 치료하기엔 역부족이다. 잦은 항생제 사용은 체력을 약화시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려 향후 계속적인 감염에 노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성방광염으로 진단되면 면역력을 강화하고 방광을 튼튼히 하는 한방치료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김 원장은 “방광염이 만성으로 진행되면 방광 점막 깊이 궤양이 생기고 반복된 상처로 방광 근육층이 비후되거나 섬유화가 진행되어 방광이 딱딱해진다. 한방에서는 만성 방광염을 정기의 부족으로 기초 면역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보중온신(補中溫腎)의 방법으로 면역력을 증진하는 한편 딱딱해진 방광의 긴장을 풀어내는 치료를 하게 된다. 방광을 튼튼하게, 따뜻하게 해주는 배뇨장애 치료한약 보포음과 침, 뜸치료를 병행하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신혼 초 신부가 밀월성 방광염에 걸리면 남편에게 말도 못 하고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은데 방광염은 방광에 걸린 감기라고도 불릴 만큼 흔한 질환이므로 부끄러워하거나 숨길 이유가 없다. 밀월성 방광염은 부부관계나 임신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발병 초기에 잘 치료하고 만성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밀월성 방광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부관계 전후로 생식기 주위를 청결히 해야 하는데 이때 질 세정제나 여성청결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정상적인 질내 세균을 죽여 대장균 등이 증가하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한다. 생식기 부위를 씻을 때는 좌욕보다는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청결한 물을 사용한 좌욕은 큰 문제가 없지만 종종 목욕탕이나 좌욕을 통해서도 재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