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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수도권 전철 산행 | 전철 1호선 가이드 온양온천역 도고산] 예당평야와 아산만 한눈에 드는 옹골찬 산

문성식 2012. 4. 22. 00:50
[봄맞이 수도권 전철 산행 | 전철 1호선 가이드 온양온천역 도고산] 예당평야와 아산만 한눈에 드는 옹골찬 산
도고중~국사봉~서봉~쇠골재~도고온천역 7km
도고산(道高山·481.8m)은 충남 아산시 도고면 시전리와 예산군 예산읍 간량리 사이에 솟은 산이다. 아산만을 내려다보는 이 산은 옛날부터 서해안을 감시하는 군사적 요새 역할을 했고, 정상인 국사봉에는 봉수대가 자리하고 있다. 도고산은 높이가 500m가 안 되지만 바다가 가까워 해발이 낮은 곳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내륙 산간의 600~700m급 산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설광봉도(설화산~광덕산~봉수산~도고산) 종주 코스 중에서 도고산 구간이 가장 어렵다고 알려졌다.

산행 코스는 시전리에서 오르내리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시전리(枾田里)는 이름 그대로 감나무가 밭을 이루고 있다는 뜻으로, 이 마을의 토속 이름은 감밭이다. 도고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도고중학교 방면 북동릉과 금산리 방면 북서릉 두 개 능선이 있다. 이 두 능선 사이에 움푹하게 패인 동막골(한골, 절골, 넓은골 전체를 일컫는 계곡) 하단부가 시전리 감밭 마을이다. 산행은 도고중학교에서 북동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북서릉을 타고 도고온천역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가 일반적이다. 거리는 7㎞, 3시간 30분쯤 걸린다.

▲ 정자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 뒤편 멀리 오른쪽으로 도고저수지, 왼쪽으로 도고온천이 보인다.
도고온천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앞쪽으로 우뚝 솟은 도고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오른쪽으로 ‘도고산 정상 4.1㎞, 설화산 정상 37.3㎞’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이 하산하는 지점이다. 산행 들머리인 도고중학교까지는 645번 지방도를 타고 1.3㎞쯤 걷는다. 도고중학교 앞 공터에는 주차장과 쉼터가 꾸며져 있다.

도고중학교 정문 왼쪽에 등산로 안내판(도고산 정상 2.8㎞)이 있다. 안내판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르면 철도 침목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에 올라서면 곧이어 북동릉으로 길이 이어진다. 도고산 일원은 유난히 소나무가 많다. 그윽한 솔향기를 맡으며 제법 경사가 급한 길을 20분쯤 오르면 안내판(도고중학교 1.1km, 정상 1.7km, 성준경 고택 1.0km)이 있는 228봉 갈림길에 닿는다.

갈림길을 지나면 다시 급경사가 이어진다. 소나무가 유독 좋은 곳에 놓인 평상에서 거친 숨을 고르고, 길이 약 40m 되는 로프를 잡고 오르면 돌탑이 나타난다. 편안한 솔숲 능선을 잠시 지나면 안내판(도고중학교 1.5km, 정상 1.3km)이 있는 331봉에 닿는다. 331봉에서 산길은 200m 정도 이어진 나무 데크를 내려온다. 안내판(동막골 1.5km, 정상 1.0km)이 있는 안부 삼거리를 지나면 울창한 참나무 숲이 이어진다. 참나무 숲이 끝나는 지점이 364봉 칼바위다. 바위에 올라서면 남동쪽 하천리 분지 뒤로 하늘금을 이루는 광덕산과 멀리 금북정맥도 조망된다.

▲ 봉수대가 복원된 정상. 도고산은 옛날부터 서해안을 감시하는 군사적 요새 역할을 했다.
칼바위 앞의 ‘도고산 시비’를 뒤로하고 10분쯤 오르면 ‘국사정’ 정자를 만난다. 이곳 정자에 올라 점심을 먹으며 주변은 조망하는 맛이 상쾌하다. 정자를 나와 10분쯤 더 오르면 돌로 쌓은 봉수대가 있는 정상에 올라붙는다.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조망이 막힘없이 펼쳐진다. 북으로는 도고온천과 골프장 뒤로 선장면 예당평야가 시원하게 조망된다. 예당평야 뒤로는 삽교호와 서해대교도 보인다. 삽교호에서 오른쪽으로는 거대한 수석을 보는 듯한 영인산이 그림처럼 조망된다. 동으로는 도고저수지 뒤로 온양 번화가가 멀리 천안 시내와 함께 보인다. 그 뒤로는 흑성산과 태조산 등도 보인다. 남동으로는 배방산, 설화산, 태화산, 망경산, 광덕산 등이 어우러져 첩첩산중에 든 기분이 난다. 남서쪽으로는 도고산과 맥락을 같이하는 덕봉산과 안락산이 멀리 예산 방면 봉수산과 함께 조망된다.

하산은 일단 서릉으로 내려선다. 80m쯤 가면 넓은 평상이 나오고 다시 안내판(도고중학교 2,8km, 동막골 2km, 도고온천역 4.0km)이 나온다. 여기서 안내판을 못 보면 그대로 동막골로 내려가기에 주의해야 한다. 도고온천역 방향으로 내려서면 송전탑이 있는 서봉을 만난다. 서봉부터는 호젓한 숲길이 이어진다. 도고중학교에서 오를 때처럼 급경사가 아니라 부드러운 능선이다. 솔숲과 활엽수림이 번갈아 나타나는 길을 1시간쯤 내려오면 농로가 지나는 쇠골재를 만난다. 쇠골재는 거의 평지에 가깝고 주변은 온통 논이다. 여기서 작은 야산을 넘어 1㎞쯤 더 가면 도고온천역이다.

쇠골재에서는 곧장 도고온천역으로 가지 말고, 성준경가옥을 들렀다가 가는 것이 좋다. 쇠골재에서 안쪽 동막골 방향으로 15분쯤 가면 거대한 은행나무가 나오면서 성준경가옥을 만난다. 이 가옥은 울창한 나무숲으로 둘러싸인 곳에 북향으로 자리잡은 기와집으로 순조 25년(1825)에 지었다고 한다. 집의 진입로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고, 바깥마당에는 무지개처럼 휘어진 소나무 줄기가 대문을 대신하고 있다.

집의 구조는 ‘ㄷ’형의 안채와 ‘一’자형의 중문간특별한 정원시설은 없지만 집안 곳곳에 매화·소나무·향나무·감나무 등을 심어 아름답게 꾸몄다. 집 뒤로 도고산의 한 봉우리가 아늑하게 감싸고 있다. 한눈에 봐도 도고산의 정기가 모이는 기막힌 명당인 것을 알 수 있다. 초가 툇마루에 앉으니 하룻밤 묵고 싶다는 생각 굴뚝같다.


▲ 도고산 개념도

교통 | 1호선 전철 온양온천역에서 내린다. 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410번 버스(07:20 08:50 09:55 11:50 12:55 13:30 15:35 16:40 18:40 19:40)를 타고 도고중학교에 하차한다. 기차는 용산역→도고온천역 무궁화호가 1일(05:35~20:35, 1~2시간 간격)  9회 운행한다. 도고온천역에서 도고온천 가는 401번 버스는 1일(06:55~21:15, 30분~1시간 간격) 17회 운행한다.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이다. 도고택시 041-541-8228.


숙식과 온천(지역번호 041) | 도고온천은 아산의 온천 중 약알칼리성 유황온천이라 인기가 좋다. 파라다이스 도고스파(537-7100)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주변 숙소와 연계해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 온천 근처 길조식당(542-0370)은 33년 역사를 자랑하며 호박국수와 돼지고기 김치찌개가 일품이다. 오순도순 식당을 꾸려가는 주인장 부부가 보기 좋아 단골손님이 많다. 정다운 연탄구이(541-0799)는 연탄불에 직접 고기를 구워먹는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