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최북단인 연천군 신서면과 강원도 철원군 사이에 솟아 있는 고대산(高臺山·831.8m)은 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산으로서 북녘 땅을 막힘없이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정상에서는 남서쪽 태풍전망대와 북서쪽 천덕산 열쇠전망대는 물론이요, 북쪽으로는 백마고지가 있는 휴전선 너머 북녘 땅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고대산은 1호선 전철과 경원선 열차가 연계되며 교통편이 편리해져서 평일에도 등산인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대부분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등산이 시작되는 신탄리역을 기점으로 원점회귀 산행을 즐긴다. 고대산 등산코스는 주차장 매표소를 기점으로 제1, 제2, 제3등산로 세 코스가 대표적이다. 그중 제2등산로와 제3등산로를 연결한 코스가 고대산에서 가장 인기 있다. 칼바위 암릉에서 조망과 스릴도 느낄 수 있고, 오르는 도중에 노송 군락과 말등바위 등 기암들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거리는 약 7㎞, 4시간 30분쯤 걸린다.
- ▲ 고대산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칼바위능선. 예전엔 위험한 구간이었으나 요즘엔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게 지날 수 있다.
- 휴일이면 경원선을 타고 온 등산인들로 붐빈다. 신탄리역에서 오른쪽으로 나와 경원선 철길을 건너 10분쯤 오르면 승용차 수백 대를 주차할 수 있는 널따란 주차장이 보인다. 매표소는 주차장 끝에 있다. 표를 끊고 매표소 오른쪽의 다리를 건너면 넓은 시멘트포장길이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이어진다. 이 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길 왼쪽으로 고대산 등산안내도와 함께 제2등산로 푯말이 보인다.
이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따라 왼쪽 산길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산길이 나타난다. 산길은 처음엔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이어지다가 얼마 뒤 칼바위능선 안부 삼거리에 닿는다. 안부에서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칼바위능선으로 발길을 옮기면 곧이어 통나무계단이 나온다. 통나무계단은 2분 거리에서 가로로 패어 있는 교통호 앞에서 끝난다. 교통호를 건너 10분쯤 오르면 기암인 말등바위다. 노송과 조화를 이룬 말등바위는 조망이 좋은 편이다.
말등바위를 뒤로하면 산길은 더 가팔라진다. 이렇게 10분쯤 오르면 급경사에 설치한 로프 아래에 닿는다. 30m 로프를 오른 다음 5분 정도 가면 노송군락 사이로 길이 이어진다. 전망 좋은 바위지대라 오른쪽 아래로 큰골과 신탄리가 내려다보인다. 이어 로프를 잡고 올라서면 왼쪽 고대골 너머로 제3등산로 능선과 정상이 마주보이는 능선에 들어선다. 진달래꽃 터널을 지나 3분 정도 가면 양쪽으로 수십 길 절벽을 이룬 칼바위 암릉 초입이다. 이 칼바위 암릉은 100m 정도로 길이가 짧긴 해도 고대산에서 가장 험한 구간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초보자도 안전하게 지날 수 있도록 절벽 양쪽에 굵은 로프로 된 난간시설을 설치해 놓았다. 양쪽으로 조망되는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약 10분 오르면 칼바위 너머 뾰족한 봉우리에 닿는다. 이곳 역시 전망이 좋다. 정면으로 큰골 건너 서릉이 마주 보이는데, 특히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신탄리 쪽 풍광이 좋다.
- ▲ 고대산 정상 비석 뒤로 금학산이 우뚝하다.
- 전망바위를 내려서면 경사는 다시 부드러워진다. 편한 마음으로 10분 정도 오르면 대광봉(800m) 정상. 여기서부터 조망은 거침이 없다. 서쪽 멀리로는 북한 개성 송악산도 아른거리고, 북서쪽 아래로는 신탄리역과 경원선 철길이 내려다보인다. 대광봉을 뒤로하고 평탄한 능선을 따라 동쪽으로 5분 정도 가면 헬기장 지나 삼각봉에 닿는다. 이어 평지 같은 능선길로 10분 정도 가면 긴급재난구호용 전화부스가 보이는데, 여기서 전화부스를 끼고 10m 정도 오르면 널찍한 고대산 정상이다. 신탄리역을 출발해 큰골을 거쳐 서릉~대광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6km. 보통 2시간30분 정도면 올라온다.
고대산 정상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다. 우선 남동쪽으로는 궁예가 주산으로 삼지 않아 태봉이 빨리 망했다는 속설이 전해지는 금학산의 자태가 우뚝하고, 북동쪽 철원평야 너머로는 김일성고지, 피의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북쪽 철원 판교리 들판 건너 백마고지와 실핏줄 같은 3번국도가 가깝다. 서쪽으로는 신탄리 뒤쪽 휴전선 너머로 개성 송악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조망을 즐긴 뒤, 제3등산로를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정상에서 긴급재난구호용 전화부스가 있는 곳으로 내려오면 북서릉으로 이어진 제3등산로가 오른쪽으로 보인다. 군인들이 초소순찰의 편리를 위해 만든 폐타이어 계단길을 10분쯤 내려서면 군부대 출입구 앞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산길은 군부대 서쪽 사면을 끼고 이어진다. 이렇게 10분쯤 가면 사면이 끝나고 본격 내리막이 시작된다. 가파른 경사를 내려서면서 물탱크를 지나 급경사 통나무 계단을 5분쯤 내려서면 경사가 조금 수그러든다. 이어 작은 계류인 마여울을 건넌 뒤 산길은 다시 부드러워진다. 표범폭포에서 땀을 식히고 나면 산길은 매우 순해진다. 석간수를 지나 10분쯤 내려서면 고대골 계류를 만난다. 산행의 마무리로 이마의 땀을 씻고 한갓진 마음으로 내려서면 10여 분 만에 넓은 비포장도로를 만난다. 이 길을 따라 5분 정도 내려가면 산행을 시작했던 매표소 앞이다.
- ▲ 고대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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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1호선 전철 동두천역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신탄리역에 내린다.
■동두천역→신탄리역
39-2번 매시 20분 발 신탄리역 행(06:20~22:00)이용.
※동두천역~신탄리역을 운행하는 경원선 열차는 현재 초성리 교량 재공사 및 신탄리역~강원도 철원역 구간 철길 연장공사가 마무리 되는 금년 12월 개통된다.
■자가운전 서울→3번국도→의정부→동두천→전곡→ 구석기유적지→ 신탄리역→ 고대산 주차장. 1시간30분 소요.
숙식(지역번호 031) 신탄리역 주변과 등산로 입구 길목에 30~40개의 식당이 있다. 메뉴도 다양하다. 신탄리역 바로 앞쪽에 평양메밀막국수(832-7770), 고향콩보리밥(834-7655) 등이 있다. 철길 건너 고대산 입구 길가에서는 고대산통나무집(834-9690), 양평손두부식당(834-8297), 할머니손두부식당(834 2615) 등을 이용한다. 매표소가 있는 주차장 근처에는 금수강산(834-8947), 고대산실비식당(834-888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