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죽음..
살 때는 삶에 철저해 그 전부를 살아야 하고,
죽을 때는 죽음에 철저해 그 전부를 죽어야 한다.
삶에 철저할 때는 털끝만치도
죽음 같은 것을 생각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일단 죽으면 조금도 삶에 미련을 두어서는 안 된다.
사는 것도 내 자신의 일이고 죽음 또한
내 자신의 일이니, 살 때는 철저히 살고
죽을 때도 또한 철저히 죽을 수 있어야 한다.
꽃은 필 때도 아름다워야 하겠지만,
질 때에도 아름다워야 한다.
모란처럼 뚝뚝 무너져내릴 수 있는 게
얼마나 산뜻한 낙화인가.
새 잎이 파랗게 돋아나도록 질 줄 모르고 있는 꽃은
필 때만큼 아름답지가 않다.
생과 사를 물을 것 없이,
그때 그때의 자기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불교의 생사관이다.
현자는 삶에 대해서 생각하지
죽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죽음의 공포에 벗어나려면 생에 집착하지 말고,
삶을 소유물로 인식하지 말아야 한다.
시간은 존재.
어제도 내일도 없는 늘 지금이다.
누가 내 인생을 살아 주는게 아니라
내가 내 인생을 산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죽음 쪽에서 보면
순간 순간 죽어오고 있는 것.
그러므로 순간순간
내가 내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느냐에 따라
그것이 삶일 수도 있고 죽음의 길일 수도 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죽기 우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이다.
강물은 흘러서 바다로 들어간다.
바다는 영원한 생명의 고향.
생生이란 그 전부를 드러내는 것
죽음 또한 그 전부를 드러내는 것.
- 법정스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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