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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 불광동] 불광지킴터~향림담~향로봉~족두리봉~대호지킴터

문성식 2012. 4. 3. 16:30
[대도시 근교명산 시리즈 1 - 북한산 특집 | 불광동] 불광지킴터~향림담~향로봉~족두리봉~대호지킴터
짧고 굵은 재미가 있는 아기자기한 바위의 향연
▲ 불광지킴터 입구. 연신내역과 독바위역에서 가깝다.
북한산 불광동 코스는 요즘 등산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코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다른 기점의 경우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반면 불광동은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20분 정도면 바로 흙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광동 기점이라 하면 불광역만 떠올리지만 연신내역에서는 불광지킴터가 가깝고, 6호선 독바위역에선 불광과 대호지킴터가 가깝고, 불광역에선 대호와 용화지킴터가 가깝다.

불광동 기점산행의 매력은 지루할 새가 없다는 것이다. 백운대나 인수봉이 시원시원한 힘이 있다면 불광동 쪽 산과 계곡은 아기자기하며 스릴 넘치며 조금만 고도를 높여도 경치가 트이기 때문에 산행이 무척 재미있다. 비교적 작은 힘을 들이고도 큰 재미를 누릴 수 있다. 다만 암릉이 많으므로 위험한 곳은 우회하거나 확보 장비를 준비해야 하며 초보자는 능숙한 산객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주말 북한산에 가면 능숙한 산객들이 앞뒤로 널렸다.

불광동은 북한산 능선이 끝나는 지능선 자락이라 원점회귀 코스를 잡기가 쉽지 않다. 대호지킴터로 올라 족두리봉에 오른 다음 용화지킴터로 내려오는 코스가 그려지지만 2시간 정도면 도는 코스다. 1975년에 결혼, 그때부터 불광동에서 35년을 살아온 본지 박영래 객원기자는 “주말이면 불광동은 등산객으로 미어터진다. 그만큼 가깝고 산이 좋다”고 말한다. 그가 꼽는 불광동 원점회귀 코스는 연신내역에서 내려 불광중학교 뒤편 불광지킴터로 올라 향림담~향로봉~족두리봉~대호지킴터로 도는 코스가 가장 자연스럽고 산행도 싱겁지 않다고 한다.

▲ 불광지킴터에서 향로봉으로 이어진 암릉길. 불광동 기점은 산행 시작 10분이면 조망이 트여 지루할 새가 없다.
연신내역 3번 출구로 나와 뒤돌아서 사거리에서 오른편 길을 따른다. 500m를 가면 은평경찰서 불광지구대가 있는 갈래길이 나오고 여기서 오른쪽으로 간다. 다시 500m 가면 불광중학교가 나오고 하나마트가 있는 오른쪽 골목으로 들면 산 입구다. 지킴터 앞에 화장실과 쌍둥이네식당이 있다. 흙을 밟기 시작하면 지능선을 하나 넘어 계곡을 지난다. 전망바위가 나오기도 하고 계곡을 지나기도 해 시작부터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시작은 예고에 불과하다. 걸으면 걸을수록 더 너른 암반과 계곡이 펼쳐져 지하철에서 내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별천지가 나올 수 있나 싶은 경치가 계속 펼쳐진다. 북한산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산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게다.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있으며 향로봉을 1차 목적지로 한다. 능선에 올라서면 독바위를 비롯한 바위 거북들이 곳곳에서 솟아오른다. 그 뒤로 은평구 일대가 펼쳐진다. 이후 향로봉으로 이어진 암릉은 초보자도 갈 수 있는 어렵지 않은 바윗길이다. 그러나 향로봉 남쪽 암릉 줄기와 비봉 정상부는 확보 없이 가기에 위험한데도 많은 산객이 줄지어 가는 곳이므로 휩쓸려 따라갔다 사고가 나곤 한다. 그런 일이 없도록 자신이 가는 길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북한산에서 일어나는 사고의 대부분은 다람쥐족들의 “쉬우니까 따라 오라”는 말만 믿고 갔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산은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므로 초보자와 함께 갈 때는 눈높이를 맞춰 배려해주는 것이 좋다.

▲ 족두리봉에서 향로봉으로 이어진 암릉길. 우회로와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어 위험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암릉길이 많으므로 초보자는 일행과 함께 오르는 게 좋다.
향로봉 정상부는 두 개의 암봉으로 되어 있다. 엄밀히 따지면 비봉에 더 가까운 암봉이 정상이다. 그러나 표지석이나 깃발 등 별다른 표시는 없다. 향로봉에서는 온 길을 조금 되돌아가 남쪽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을 따른다. 이후부터 갈림길이 많이 나타나므로 이정표를 잘 보고 길을 잘 살펴야 한다.

다음 목적지는 족두리봉이다. 암릉구간을 우회하는 등산로를 따르면 오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남서로 능선을 따르면 족두리봉인데, 오른쪽으로 우회해 우회가 끝나는 데서 뒤돌아 오르면 정상에 선다. 전망이 탁월한 봉이므로 들렀다 가는 것이 좋다. 이후 슬랩이 많은 능선을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암릉길이고 인공 시설물이 없어 길이 뚜렷하지 않아 내려서고 보니 대호지킴터가 아닌 현대홈타운아파트나 남해그린힐 쪽일 수도 있다. 어차피 다 불광역으로 이어지니 상관없다. 산행거리는 6km에 4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이 짧다면 향로봉에서 능선을 따라 더 진행해 사모바위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도 좋다. 사모바위는 비봉 능선에서 너른 터를 자랑하는 만남의 장소요, 하이라이트라 칭할 만한 곳이다. 불광동 원점회귀는 역방향인 대호지킴터를 들머리로 해도 좋다. 다만 연신내역 부근보다는 불광역에 먹자골목이 있어 뒤풀이하기에 편하다. 용화지킴터는 족두리봉 남쪽에서 오르는 코스로 불광역 2번 출구로 나와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지나 구기터널 쪽으로 가는 길에 있다.
▲ (좌)족두리봉 정상부. 암봉이라 조망이 탁월하다. (우)이곳 등산객들의 뒤풀이 장소로 이용되는 불광동 먹자골목.

교통
불광지킴터는 연신내역이나 6호선 독바위역에서 내려서 간다. 불광역에서 걸어갈 경우 1.5km에 10~20분 정도 걸린다. 은평06번 마을버스를 타고 불광동수양관에서 내리면 가깝다. 독바위역에서는 900m에 10분 정도 걸린다. 대호지킴터는 불광역에서 800m, 독바위역에서 400m 정도 거리다. 10~20분이면 닿는다. 버스를 탈 경우 7720번 버스를 타고 불광1동 공용주차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불광역에서 걸어갈 경우 성서침례교회에서 대호아파트 사이로 올라 남해그린힐에서 맞은편 골목으로 들면 산 입구다. 지하철역에서 먼 거리가 아니므로 김밥이나 간식도 사고 몸도 풀 겸 걸어가는 것이 좋다.

맛집
불광역 1번 출구 먹자골목에 음식점이 많다. 대관령(387-8088), 낙지아구찜(352-1680), 개성골돼지갈비(359-8292), 생고기팔도맛집(388-1005) 등이다. 불광역에서 연신내역 방향으로 서부버스터미널 뒷골목에 저렴한 보신탕집도 등산객들에게 인기 있다.



/ 글 신준범 기자   사진 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