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맑은 가난은 고귀한 것 / 법정 스님

문성식 2012. 3. 29. 13:48

     
    맑은 가난은 고귀한 것
    내가 잘 아는 스님이 머무는 방에 가 보면 
    방석 하나 달랑 있고, 
    한쪽 구석에 차를 마실 때 쓰는 
    그릇이 몇 개 있을 뿐입니다. 
    그런 걸 볼 때마다 얼마나 넉넉한지 모릅니다. 
    그 방을 거쳐서 나오기만 해도 
    내 안에서 향기로운 바람이 일어나는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맑은 가난이나 청빈이라는 말을 
    거의 들어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맑은 가난은 무엇보다도 고귀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덕인데도 말입니다. 
    지나친 욕심과 소비가 인간을 병들게 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소비를 많이 합니까? 
    사실 소비자라는 말은 인간을 모독하는 말입니다. 
    소비자란 말은 쓰레기를 만드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이 얼마나 인간성을 모독하는 말입니까?
    나는 무소유란 말을 좋아합니다. 
    소유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무소유라 해서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라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은 갖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면 
    우리는 보다 홀가분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넘치는 부유함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입니다. 
    이것은 소극적인 생활 태도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지혜로운 삶의 선택입니다. 
    ㅡ 법정 스님의 참 좋은 이야기에서..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