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골 마을에서 생긴 일
프랑스의 여류 문학가 시몬느 보부아르가 한 이야기 입니다.
어느 시골 마을 주민들이
낙후된 마을을 발전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 회의를 열었습니다,
토론 끝에 각자 재산의 일부를 희사해
마을 공동 재산을 마련하자는 데 합의를 했습니다.
한 사람이 일어나 "마차 두 대를 가진 사람은 한 대를 내놓자"고 제안했습니다.
마을 대표가 이를 투표에 부친 결과 주민들은 만장일치로 찬성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이 "마차가 있어도 말이 없으면 안 되니,
말 두 필을 가진 사람은 한 마리를 내놓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 역시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주민들은 모두 한마음이 된 것 같아 흐뭇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 때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 머뭇거리면서 일어나 말했습니다.
"저도 뭔가 보탬이 되고 싶지만 가진 것이라곤 닭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
부끄럽지만 닭 한 마리를 내놓겠습니다. 재산의 절반입니다.
마차와 말을 둘 이상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씩 내놓기로 한 마당에서
닭 한 마리가 문제겠습니까?
여러분 중에서도 닭을 두 마리 가진 분들은 한 마리씩 마을을 위해 기증합시다."
마을 대표는 그의 제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될 것으로 믿고 다시 투표에 부쳤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찬성표는 제안자의 것 한 표밖에 없었습니다.
겨우 닭 한 마리씩 기부하자는 제안인데도 말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말이나 마차를 내놓을만큼 많이 가진 사람은 거의 없는데 반해
닭은 누구나 한 마리 이상씩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내놓을 필요가 없는 제안에 찬성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막상 자기 것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찬성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 안에 있는 이기적 심리를 잘 말해 줍니다.
우리 마음이 이렇게 이기적인 한 우리는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없습니다.
사랑을 이야기하더라도 구두선(口頭禪)에 그칠 공산이 큽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고 하셨습니다.
또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한마음 한몸'이 된다 함은 바로 이 같은 사랑의 실천을 이르는 말입니다.
-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의 메시지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