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오늘의 말씀과 묵상 /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8/29)

문성식 2011. 8. 29. 08:03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8/29)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 축일은 4세기 그의 유해가 있는 사마리아의 지하 경당에서 시작되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의 선구자로서 대부분의 삶을 광야에서 보내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 세례를 베풀었다. 요한은 헤로데의 불륜을 질타하다가 헤로디아의 간계로 참수된다.
    말씀의 초대
    예레미야는 하느님께서 그의 입에 말을 담아 주심으로써 말씀을 전할 자격을 부여받은 예언자가 된다. 예언자로서 앞으로 당할 고난의 삶을 예고하시지만 주님께서 함께하시겠다고 말씀하시며 용기를 주신다(제1독서). 요한이 헤로데가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여 살고 있는 것에 충고를 하자, 헤로데는 그를 감옥에 가둔다. 요한은 헤로디아의 간계로 헤로데의 생일 잔치의 제물이 되어 희생된다. 권력의 비윤리와 폭력성,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의 악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복음).
    제1독서
    <내가 너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여라.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1,17-19 그 무렵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너는 허리를 동여매고 일어나, 내가 너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여라.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그랬다가는 내가 너를 그들 앞에서 떨게 할 것이다. 오늘 내가 너를 요새 성읍으로, 쇠기둥과 청동 벽으로 만들어 온 땅에 맞서게 하고, 유다의 임금들과 대신들과 사제들과 나라 백성에게 맞서게 하겠다. 그들이 너와 맞서 싸우겠지만 너를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를 구하려고 너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7-29 그때에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 둔 일이 있었다.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헤로데가 이 여자와 혼인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가 자기 생일에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가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래서 임금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너에게 주겠다.” 하고 말할 뿐만 아니라,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소녀가 나가서 자기 어머니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자, 그 여자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하여라.” 하고 일렀다. 소녀는 곧 서둘러 임금에게 가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청하였다. 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임금은 곧 경비병을 보내며,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주었다.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누구에게 충고를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그 대상이 상관이거나 손윗사람일 때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는 수평적 관계보다 수직적 위계를 가지고 있어서 올바른 토론 문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때가 많습니다. 이런 상하 관계의 분위기에서는 중요한 사안들이 일방적으로 결정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책임자 주변에는 충언을 해 줄 사람이 드물고 결정권자의 입맛에 맞장구나 치는 간사한 무리들이 자리를 잡기 쉽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의인 요한이 희생된 모습을 보면 책임자와 그 주변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줍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인물을 보면 헤로데 임금과 그의 생일잔치에 초대된 고관들과 무관들, 갈릴래아의 유지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한을 희생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간악한 헤로디아와 그녀의 딸이 있습니다. 그런데 헤로디아의 잘못된 요청에 대하여 그 누구도 거부를 하거나 임금에게 올바르게 말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고관과 무관, 갈릴래아의 유지들이 어떻게 그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를 침묵하고 있는 그들의 태도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 피해 받지 않으면 아무리 의인의 죽음이라도 대수롭지 않습니다. 이런 일은 상하 관계가 존재하는 사회에서, 무릇 교회 안에서조차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결정권자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그 주변의 인물도 중요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끊임없이 바르게 식별하고, 용기 있게 진실을 말하고, 자신 또한 바르게 서 있지 않으면 이 땅의 정신세계를 더욱 황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악은 늘 누군가를 희생시키고 어둠의 세력을 넓혀 나갑니다. 사회적으로 책임이 큰 사람과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저버린 양심만큼 사회는 병들어 갑니다. 그 사람들이 져야 할 죄 또한 그만큼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 순례자(사/곡:김태진)_Duet With.이준석 베르나르도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