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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픔이 세월을 버릴까 봐

문성식 2011. 8. 11. 20:57

      보고픔이 세월을 버릴까 봐 내 이름을 불러주던 그 목소리부터 잊어볼까 한 눈에 알아보던 그 걸음부터 잊어볼까 나만을 보고 있던 그 눈동자부터 잊어볼까 매일 설레었던 그 느낌부터 잊어볼까 아니면 이별을 말하던 그 목소리를 잊어볼까 멀어져만 가던 그 걸음을 잊어볼까 한없이 추락하던 그 느낌부터 잊어볼까 도대체 어떻게 당신을 잊어야 할까 눈에 가득 눈물로 다가와서는 가슴 한편을 그냥 두드립니다 목소리를 막아가며 두드립니다 하지 못했던 언어들이 허공에서 흩어지고 잡지 못했던 미련들은 산 마루에 걸려 있는데 가슴 한편의 문을 틀어 막으며 잊는다는 다짐은 세월 앞에 두었습니다 눈물이 가슴을 채울까 봐 부르지 못합니다 보고픔이 세월을 버릴까 봐 부르지 못합니다 한 점 바람에도 팔랑 이는 나뭇잎처럼 흔들리지 않으려고 그리움도 그렇게 털어버립니다 그러나 가끔은 말입니다 아주 가끔은 말입니다 흘러가는 세월의 강둑에 서서 혼자 가만히 눈물로 불러보는 이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