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스병원 관절센터 박승규 진료원장은 "우리나라 여름은 고온다습한 만큼, 기후와 습도에 예민한 관절에 염증이 증가되고 부종이 악화되기 쉽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생활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 관절 통증을 현명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에어컨 찬 바람 피하고, 습도는 50% 이내로
비 오는 날 관절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기압차 때문이다.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씨에는 기압이 낮아지면서 관절 내 압력은 상대적으로 올라가고, 이로 인해 관절 내 활액막(관절의 뼈끝을 싸서 연결하는 막)에 분포된 신경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심화된다. 또한 비가 내리는 날에는 햇빛이 없어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는 생체 리듬에 관여해 우울증을 유발시키기도
여름, 특히 장마철 관절통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를 잘 다스려야 한다.
장마철에는 높은 습도로 더 덥게 느껴져 과도하게 냉방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에어컨과 선풍기의 찬 바람은 관절염 환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에어컨의 찬바람이 겨울의 추위와 마찬가지로 무릎 안쪽의 압력을 높여 염증, 부종을 심하게 하기 때문. 특히 관절 주위 근육이 긴장하게 돼 관절이 뻣뻣해지고 뼈와 뼈 사이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도 굳어 제 기능을 못한다. 또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이 굳어져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근육과 인대를 더욱 딱딱하게 만들어 관절염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에어컨과 선풍기의 찬 바람은 직접 쐬지 않도록 주의하고, 실내온도는 섭씨 26도로 유지해 외부와의 온도 차이는 5도가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좋다. 또한 실내 습도는 50% 이내로 낮춰준다. 이를 위해 여름철 외출 시 잠깐씩 난방을 하거나, 습기를 조절해주는 벤자민, 고무나무 등의 화분을 키우는 게 좋다. 또한 주변에 숯을 배치하는 것도 습기 조절에 효과적이다.
한편, 관절통이 심하다면 아무리 더워도 하루 한 번 정도는 40~42도 온도의 물에서 10~15분간 온욕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온돌, 찜질방, 온천 등을 찾아 몸을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에 통증 부위를 담그고 있거나 온찜질을 해주면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출 후 또는 일을 한 뒤 무릎에 열이 있거나 부기가 있을 때에는 냉찜질을 해야 한다. 부기가 없는데도 냉찜질을 하면 관절이 굳어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차가운 곳에 노출될 때 근육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비가 와도 운동을 쉬지 마라
여름철에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운동을 해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근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외부활동이 어려운 장마철 가장 효과적인 운동 중 하나는 실내 스트레칭이다. 하루 약 20~30분 정도의 스트레칭을 통해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트레칭은 심장에서 가까운 곳부터 시작하는 곳이 좋다. 일반적인 스트레칭 순서는 손→가슴부위→등→목→요추부 근육→대퇴부 근육→비복근 근육→아킬레스 건→족관절 순서다. 특히 관절염 환자들은 통증을 많이 느끼는 발목과 무릎 부위 스트레칭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다리를 곧게 펴고 발목관절을 당겼다 펴는 동작과 한쪽 다리를 가슴 쪽으로 당기면서 약 20초 정도 정지했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동작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 시 근력운동도 함께 해주도록 한다. 관절주위를 싸고 있는 근육을 강화해주면 근육의 단단한 힘으로 관절부위를 받쳐줘 통증을 예방·완화시킬 수 있다. 팔굽혀 펴기, 앉았다 일어서기, 벽 밀기 등 자신의 신체를 이용한 대부분의 운동이 근력강화에 도움이 된다.
이 외에 수영이나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도 좋다. 물속에서는 부력의 도움으로 관절염 환자들이 하기 힘든 점프 및 비틀기 동작 등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 물속을 걷거나,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단 접영이나 평영처럼 움직임이 큰 영법은 피하는 게 좋다. 자전거는 안장이 체중을 지탱해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자전거를 타면 심폐기능도 향상돼 심장병이나 심장 발작 위험률도 낮춰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