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먼 훗날 <동목 지소영님>

문성식 2011. 7. 25. 01:36
먼 훗날 / 동목 지소영 
노을로 보내는 이 하루도  
부치지 못한 편지처럼 쌓여 가듯이  
우리의 마음도 한 겹씩 두터워지는구나
긴 해가 지친다 하면 
나뭇잎도 토닥이고
꽃잎 누울 즈음엔 우리의 손과 발 
편히 걸쳐 보자
바람이 투정하면 
너의 머릿결 가지런히 올려줄게
하얀 이마에 색색이는 숨결도 부치고
아파 힘들었던 지난날 
조용히 고운 체에 밭쳐 보자
잡을 손 멀어, 눈물이었다고
내 마음과 같지 않아 몹시 서러웠다고
그런 시간을 보냈기에 말이 없는 가슴도 
지금은 읽을 수 있다고 
서로에게 자랑하자  
먼 훗날 
저 하늘 손 내밀어 닿지 않을 때
재워 두었던 마음 당당히 걸어서
그때 우리 다시 만나자 
약속 없이도 만나질 동행했던 그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