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우리집 냉장고 정리

뒤죽박죽 우리집 냉장고 정리

 

 

하나씩 하나씩 무언가를 모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잘 정리해두는 것이다. 특히나 치워도 치워도 도무지 정리되지 않은 것 같은 집이 골칫거리라면 수납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가장 경제적으로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인테리어 비법 중 하나가 바로 수납. 수납만 잘하고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잘 갖다 두기만 해도 한결 깔끔해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납을 현명하게 하려면 먼저 버리는 것부터 잘해야 한다. 무작정 물건의 사용 여부를 떠나 물건을 쌓아두기만 하면 집안은 점점 창고로 변해버리기 십상. 별로 필요도 없는 물건을 너무 많이 지니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점검해보라. 버리기가 아까워 지니고 사는 물건들이 꽤나 나올 것이 분명하다.

오늘은 여러 가지 수납법 중에서도 주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냉장고 수납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한다고 해도 왜이리 우리집 냉장고는 뒤죽박죽일까. 좀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는 냉장고 안을 들여다보면 새로 장을 봐온 식재료를 넣어둘 공간이 없다. 대체 어떻게 하면 냉장고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그걸 잘 유지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그 비법을 한번 알아보자.

 

 

우리집 냉장고 어디부터 손댈까

 

웬만큼 손이 야물다 하는 주부라도 냉장고만큼은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한 경험이 많을 것이다. 사다놓은 고기와 생선, 요리해먹고 조금씩 남아 굴러다니는 각종 야채에다 밑반찬까지. 찬거리 없을 때 먹으려고 얼려둔 사골국과 우거지탕은 냉동실 한켠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고 아이스크림에 멸치, 콩, 뭐가 들어있는지 기억조차 안 나는 검은 비닐봉지로 냉장고가 미어터진다.

이런데도 장에 나가면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생각도 않고 새로 장을 봐온다. 한번씩 내킬 때면 냉장고 대청소에 나서지만 금세 먹을거리가 가득 차니 효과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냉장실

윗선반엔 자투리 채소, 매일 먹는 반찬은 중간선반

김치, 양념, 장류 아래 칸에 고정자리 마련해 보관

 

냉장고 속 음식을 일단 모두 꺼내보자. 그 중에서 유통기한이 이미 지났거나 오래 두어 상한 음식, 먹지 않는 음식은 버린다. 그리고 통조림이나 참기름, 들기름, 식용유, 꿀, 소금, 설탕 등 냉장고에 굳이 보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없는지 살펴본 후 빼두어도 관계없는 물건을 정리한다.

냉장고에서 꺼낸 식재료들을 종류별로 분류한 후 냉장고 속을 우선 구석구석 청소하자. 그런 다음 식재료별로 넣어두는 고정 자리를 정해본다. 냉장고 정리가 잘 안되는 것은 식재료가 생길 때마다 아무 곳에나 집어넣기 때문. 식재료별로 고정 자리를 만들어 두면 사용 후에도 다시 그 자리에 넣게 되므로 냉장고 관리가 훨씬 쉬워진다.

 

일단 기본적으로 냉장고 윗선반에는 달걀, 파, 마늘, 자투리 채소 등을 올려둔다. 매일 먹는 반찬 같은 종류는 손이 잘 닿는 중간 선반에 넣어둔다. 아랫 선반에는 김치나 양념류, 장류 등을, 서랍칸에는 채소나 과일, 즙 등을 수납하는 것이 좋다.

 

반찬은 투명한 유리 밀폐용기를 사용한다. 유리 밀폐용기는 냄새를 차단해주어 냉장고에 반찬 냄새가 배는 것을 막아주고 용기에 반찬 물이 들지 않아 위생적이다.

이밖에도 유리 밀폐용기를 사용하게 되면 안이 투명해 용기 안에 어떤 내용물이 들었는지 알아보기도 편리하다. 원형보다는 사각형이 빈 공간을 만들지 않아 공간 활용도를 높인다.

 

사용하기 불편하고 안이 잘 보이지 않는 아래칸에는 무겁고 가끔 꺼내는 김치나 장아찌, 양념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

문칸에는 음료수와 소스, 유제품, 주류, 잼 등을 종류별로 구별해 넣어둔다. 위쪽 문선반에는 가볍고 가끔 먹는 식품이나, 아이들의 손이 닿지 말아야 하는 약을 넣는다. 가운데 문칸에는 물이나 음료, 아랫선반에는 주류나 장류를 보관하는데 고추장이나 된장은 키가 큰 유리용기를 이용해 문칸 하단부에 보관하면 사용하기가 편리하다.

 

문칸에서 소스나 음료를 함께 2단으로 정리할 때는 뒤쪽이 가리지 않도록 키가 큰 병을 뒤쪽에 배치하고 높이에 맞춰 일렬로 세우면 보기에도 깔끔해 좋다.

냉장고를 정리할 때는 라벨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라벨을 붙이면 재료가 놓일 자리를 다시 한번 정리해줘 다른 식품이 마구잡이로 섞일 염려가 없고 한눈에 찾아쓰기도 쉬워 요리시간은 물론 전기료도 절약할 수 있다.

 

부피가 작은 식품들을 보관할 수 있는 전용 상자를 만들어 버터나 피클, 소스 등 자잘한 식품들을 보관해놓고 잘 보이는 문칸에 꽂아둔다. 이런 식품들은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잊어버려 유통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전용 상자를 만들어 수시로 꺼내먹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과일과 야채를 넣어두는 서랍 칸에는 봉지 째 과일과 야채를 한꺼번에 넣어두기 쉽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쌓아둘 경우 과일이나 야채가 서로 부딪혀 짓무르기 쉽다. 이럴 경우 적당히 칸막이를 이용해 서랍 안 공간을 2~3 정도로 분할하고 과일과 야채를 따로 보관한다. 두꺼운 종이나 우드락 등을 잘라 끼워 넣으면 쉽게 공간 분할이 가능하다.

 

이렇게 저렇게 보관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냉장실에 여유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냉장실의 선반 한 칸 정도는 언제든지 큰 그릇을 보관할 만한 여유공간을 확보해둬야 한다. 다른 선반은 식재료들을 보관하는 데 빽빽하게 활용하더라도 선반 하나 정도는 비워둬야 국냄비나 과일 등 부피가 큰 음식이 생겨도 다른 선반을 흩트리지 않고 보관하는 게 가능하다.

 

참고로 냉기가 나오는 앞부분은 비워둬야 하는데 냉각기는 냉장고 속 온도를 평균 4℃로 유지하기 위해 0℃에 가까운 냉기를 내보낸다. 이 때문에 수분이 많이 함유된 채소나 두부를 그 앞에 두면 얼어버린다. 또 큰 물건을 앞에 두면 냉기가 고루 퍼지지 못하므로 냉기 나오는 곳 앞은 특히나 잊지 말고 비워두는 게 좋다. 냉장고 또한 잘 채우는 것과 잘 비우는 것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냉동실

검은 비닐봉지보다 투명한 지퍼백 보관이 편리

어류 육류는 1회 분량씩 보관하면 꺼내먹기 좋아

 

냉장실보다야 활용이 좀 낮긴 하지만 냉동실도 잡다한 식재료들이 뒤엉켜 뭐가 뭔지 알아보기조차 힘들다. 요즘은 또 여러 가지 기본 채소부터 밥과 국까지 얼려 보관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냉동실 정리도 잘 해두는 것이 불편함을 줄여줄 것.

 

먼저 냉동실을 한번 열어보자. 정체불명의 검은 봉지들이 가득 쌓여있진 않은가. 언제 샀는지도 모를 식재료들이 검은 비닐봉지에 쌓여 냉동실을 가득 메우고 있어 뭔가 하나 찾으려면 일일이 봉지를 풀어서 내용물을 확인해야 하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지퍼백이 명답이다. 냉동실에 보관할 육류나 생선을 지퍼백에 보관하면 안에 어떤 식재료가 들어있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일일이 열어봐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비닐봉지보다도 밀폐력이 뛰어나 냄새가 나거나 물이 흐르지 않는 것도 지퍼백의 장점이다.

뿐만 아니다. 플라스틱통에 재료를 보관하게 되면 물론 깔끔해보이긴 하지만 식재료가 줄어들어도 플라스틱 통이 차지하는 공간은 줄지 않아 새로 장을 봐오면 식재료 넣어둘 공간이 마땅치 않다. 그렇다고 해서 재료 양이 줄 때마다 크기에 맞게 통을 바꾸는 것도 일. 지퍼백을 활용하면 꺼내 쓸 때마다 부피가 줄어 편리하니 냉동실에는 지퍼백만 한 게 없다.

 

작은 지퍼백 여러 개에 나눠 담아두면 틈새공간이 생기지 않아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고 조금씩 꺼내먹기도 편리하다. 지퍼백은 다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사용 후에 물에 깨끗이 씻어 말린 후 재활용한다.

냉장고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콩이나 멸치, 마른 새우 등은 전용바구니를 하나 마련해 각각 비닐팩에 넣어 냉동보관하는 것이 좋다. 뒤섞이지 않고 한눈에 보이니 꺼내 사용할 때도 편리하다.

 

어류나 육류는 물기를 제거해 손질한 후 1회 분량씩 나누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많은 분량을 함께 보관하면 자리를 많이 차지할 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전체를 모두 꺼내 해동했다가 다시 냉동해야 하는 등 재료의 신선도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

장을 봐 온 재료를 당장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1회분씩 나눠서 비닐팩에 담고 내용물과 날짜를 라벨로 붙여둔다.

 

생선은 비늘을 벗기고 국거리 육류는 썰어서 보관하는 등 재료를 조리 직전 단계까지 마무리해두면 해동 후 바로 사용이 가능해 편리하다.

 

먹다 남은 음식도 냉동실로 직행하기 쉽다. 피자나 치킨, 빵, 떡 등 냉동실엔 온통 먹다 남긴 음식들로 가득하다. 이런 음식들을 냉동실에 그냥 마구 넣어두면 지저분하고 정리도 잘 되지 않는다. 먹다 남은 음식을 냉동실에 넣을 때는 유리 밀폐용기를 이용하자. 여기에 보관하면 따로 옮길 필요 없이 용기째로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으면 되므로 훨씬 편리해진다. 거기다 냉동실도 한결 깔끔해져 일석이조.

 

보다 깔끔해진 냉장고를 보면 가족들을 위한 조리시간이 즐거워질 것이다. 망설이지 말고 오늘 당장 뒤죽박죽 우리집 냉장고를 개과천선시켜보는 것은 어떨까.